잘 짜인 카툰렌더링 캐릭터 매력이 장르 클리셰에 당위성 부여
드래그 앤 드롭 전투와 스테이지 아닌 월드 선택도 탁월

[게임플] 차원의 균열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온다는 것은 보통 좋지 못한 징조다. 하지만 그게 ‘데미스 리본’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데미스 리본’은 넷마블에프앤씨가 개발하고 넷마블이 퍼블리싱을 맡은 모바일 수집형 RPG다. 이 작품에서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캐릭터다. 장르의 형태에 맞춰 잘 짜온 카툰 렌더링 풍 캐릭터들의 매력은 2차원과 3차원의 경계를 넘나든다.

‘초월자’라 불리는 캐릭터들은 각각 신화, 역사, 소설, 오페라 속 인물들을 ‘데미스 리본’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이번 시연기에서는 총 14종의 캐릭터가 공개됐고 이 중 6종의 전투를 체험할 수 있었다.

‘데미스 리본’은 다양한 문화 양식의 신화 속 인물들을 서브컬쳐의 형태로 이식했는데 길가메시 서사시의 ‘엔키두’, 그리스 신화의 ‘아르테미스’ 같은 캐릭터들이 대표적이다. 와중 창발적이고 파격적인 선택들도 돋보인다. 북유럽 신화의 ‘오딘’이 종일 툴툴거리는 소녀로 그려진 것이 예다.

시연기에서는 이들과 함께 ‘데미스 리본’에서 벌어지는 초기의 이야기를 겪을 수 있다. 주인공(유저)은 커넥트라 불리며 ‘오파츠’라 불리는 신비한 힘을 가진 물건들을 감지하는 능력을 가졌다. 월드 각지에 흩어진 오파츠를 찾는 것이 목표이며 과정에서 벌어지는 캐릭터들과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야기와 이야기의 전개 과정이 다소 뻔하고 설명이 친절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작품의 캐릭터 해석력과 표현력은 서브컬쳐 장르의 클리셰에도 당위성을 부여할 정도로 매력적이다.

저승삼차사 중 한 명 '해원맥'을 데미스 리본만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저승삼차사 중 한 명 '해원맥'을 데미스 리본만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일본 신화에 나오는 벼의 신 이나리로 추정되는 '이나리'
일본 신화에 나오는 벼의 신 이나리로 추정되는 '이나리'

오딘, 엔키두, 헤스티아와 같은 시연 캐릭터 이외에도 드문드문 얼굴을 비추는 해원맥, 이나리 같은 캐릭터들까지 상당히 매력적이고 섬세하게 표현됐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기대감을 올리고 다음을 기다리게 만든다.

여기에 초반부터 쉴틈없이 몰아치는 연출은 “클리셰를 보러오길 잘했다”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훌륭하며 여기에 좋은 성우 연기까지 더해져 퀄리티를 더하고 있다.

각 캐릭터는 일반 액티브 기술 두 개와, 패시브 기술, 지정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포지션 패시브 그리고 초월기(궁극기)를 가진다. 액티브 기술은 물론 초월기의 사용 연출 또한 훌륭하고, 보는 맛을 살린다.

'엔키두'의 초월기 사용 장면

네 개 캐릭터가 한 팀을 이루며 반자동과 완전 자동 전투를 선택할 수 있다. 게이지가 채워지면 기술을 지정해서 사용할 수 있고 완전 자동 전투로 진행할 경우 각 캐릭터 게이지가 찰 때마다 자동으로 스킬이 나가는 형태다. 여기에 드래그 앤 드롭 전투 방식을 추가해 전투의 변화를 줬는데 반자동 상태에서 기술을 눌러 원하는 곳에 떨어트리는 형식이다.

밀집된 몬스터 집단 혹은 내가 원하는 몬스터에 스킬을 사용하는 것으로 수동 전투의 이점을 살렸다.

스테이지를 돌파하는 형식이 아닌 여러 요소가 어우러진 월드를 선보인다. 시연기에서 선보여진 월드는 다소 한정적이지만, ‘데미스 리본’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SD 캐릭터를 조작하면서 월드에 퍼진 이벤트 혹은 게임 요소를 탐험하도록 의도했다.

주로 SD캐릭터로 변한 커넥터(주인공)로 월드를 탐험하지만, 이야기 진행 중간 SD로 구현된 초월자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월드에는 캐릭터뿐만 아니라 NPC, 적 몬스터도 존재한다.

적 몬스터와 조우 시 전투가 진행되는 인카운터 방식을 채택했다. 전투를 피할 수도 있으며 먼저 공격할 경우 상대 체력의 10%를 깎는 이점을 갖기도 한다. 월드 탐험 요소가 게임을 더욱 다채롭게 만든다.

시연 버전에서 만난 ‘데미스 리본’은 목표하는 바가 명확했으며 그 전달 방식도 훌륭했다. 빛나는 캐릭터의 매력이 한 차원 높은 곳에서 연결점을 찾아 도래하고 있다. 과정 중에 선보인 선택들도 하나같이 타당하다. 작품이 캐릭터 매력을 살리기 위해 지나치게 내러티브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면, 이야기의 매력을 더 채울 수 있다면 서브컬처 전국시대에 자신만의 신화를 만들기에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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