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여전한 DRX, 성장 드라마 T1, 미래 바라보는 젠지

[게임플] 드라마의 희생양이 됐다. 하지만 세계 무대의 드라마가 기다리고 있다.

3월부터 이어진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 퍼시픽 리그가 5월 29일 막을 내렸다. 싱가포르 팀 페이퍼 렉스(PRX)가 결승에서 '패패승승승'의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 팀 DRX는 마지막 문턱 하나를 넘지 못한 채 2위에 그쳤다.

비록 우승은 놓쳤으나, 한국 팀들의 존재감은 눈부셨다. 상위 세 팀에게 주어지는 마스터스와 챔피언스 티켓을 DRX와 T1이 가져가면서 세계 무대에 참여할 권리를 얻었다. 젠지 역시 T1에게 연달아 패배했지만 최종 4위를 기록하며 향후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DRX는 정규 리그에서 압도적 전력을 과시하며 1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세트 및 라운드 득실에서 페이퍼 렉스와 함께 우승이 기대되는 양강 후보로 꼽혔다. 필리핀의 팀 시크릿에게 일격을 당해 정규 전승은 실패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곧바로 설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결승전에서는 약점으로 지목됐던 맵들이 마지막까지 발목을 잡았다. 프렉처와 어센트는 연달아 잡아냈으나, 정규 리그에서 항상 밴해온 맵 로터스에서 3세트 완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뒤집혔다. 이어 최종 세트에서 유독 승률이 좋지 않은 바인드 맵을 만나게 되며 리버스 스윕을 내줘야 했다.

하지만 DRX가 여전히 퍼시픽 지역 강호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결승에서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며, 세계 무대에서 더욱 저력을 보인 바 있기 때문. 2022년 챔피언스 TOP3에 오르고 세계 최강팀 라우드와 접전을 벌이는 등 높은 고점을 보여준 만큼, 올해 역시 가장 기대되는 팀 중 하나다.

T1의 성장은 눈부셨다. 정규 리그 초반까지 퍼시픽 리그에서 약체로 분류됐으나, 초기 2연패 이후 파죽의 연승 행진을 달리기 시작했다. 승리뿐 아니라 경기력과 팀 전술 역시 매주 발전했다. 결국 7주차에 5승 2패를 거두면서 자력으로 플레이오프를 확정지었다.

결승 티켓을 두고 벌어진 패자조 결승은 DRX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T1은 예상을 깨고 풀 세트 접전을 이끌었다. 3개 세트에서 13:11 스코어가 나올 만큼 내용도 치열했다. 과거 다른 FPS에서 재능을 입증한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숙련도와 팀워크를 더 올린다면 T1의 잠재력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젠지는 정규 리그 개막 4연승을 질주했으나, 이후 5연패로 기세가 꺾이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플레이오프는 팀 시크릿에게 승리를 따내기도 했지만, 한창 기세가 오른 T1을 두 번 연속 만나면서 세계 대회 티켓 획득에 실패했다. 

발로란트는 각 권역별 VCT를 거친 상위 팀들이 6월 발로란트 마스터즈 도쿄에서 국제 대회를 펼치며, 8월 LA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를 통해 세계 최강의 팀을 가린다. 한국은 지난해 챔피언스에서 DRX가 3위까지 오르며 높은 잠재력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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