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위, 창작 열풍, 애니메이션 발표... 모든 시작점은 '작품성'

[게임플] '서브컬처 본고장' 일본에서 한국 서브컬처 게임이 정상급 반열에 올랐다. 문화의 감성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퀄리티를 쌓아올린 끝에 낳은 결실이다.

일본 서브컬처 게임 영향력을 판별하는 기준은 크게 셋으로 나뉜다. 그중 둘은 어느 국가나 비슷하게 매출과 사용자 수다. 나머지 하나는 바로 2차 창작의 질과 양이다. 관련 작가가 압도적으로 많은 시장인 만큼, 곧 팬덤의 수요와 직결되는 지표가 된다.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는 이 셋을 모두 완벽하게 가져간 게임으로 꼽힌다. 2021년 2월 일본 시장에 먼저 출시했고, 아무런 기반이 없는 신규 IP임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영역을 넓혀나갔다. 밝고 유쾌한 세계관과 스토리,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쟁쟁한 게임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빛냈다. 

25일 기준 블루 아카이브 일본 앱스토어 성적
25일 기준 블루 아카이브 일본 앱스토어 성적

지난 22일 열린 2주년 기념 생방송은 블루 아카이브의 현재 위상을 대변했다. 최고 동시 시청자는 6만 6천 명에 달했고, 일본 트위터 트렌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와 함께 25일 새벽부터 현재까지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라 있다. 

앱스토어와 트위터 활용 비중이 한국보다 월등히 높은 일본에서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성적이다. 또한 앱스토어 무료 인기 순위도 8위까지 치솟으면서, 신규 및 복귀 유저가 대거 늘어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2차 창작에서도 주류에 올라 있다. 8월 열린 현지 최대 서브컬처 행사 코믹마켓(코미케) 100회 현장에서, 블루 아카이브를 소재로 출품한 부스는 200여개에 달했다. 행사 내 모든 IP를 통틀어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숫자다.

세계 최대 2차 창작 플랫폼 '픽시브'에 올라온 블루 아카이브 작품 수도 12만 건을 넘었다. 한국산 IP 가운데 압도적 1위다. '오픈빨'이 아니라 해가 갈수록 비중이 늘어왔다는 점이 중요하다. 대형 IP로 나아가는 전형적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위와 같은 의미에서, 2주년 방송에서 발표된 TV 애니메이션 제작 소식은 시기적절한 확장으로 읽힌다. 넥슨게임즈가 원작사로서 감수를 맡으며, 배급사는 일본의 유명 기업 쇼치쿠로 정해졌다. 제작사 및 방영 시기는 추후 공개된다.

블루 아카이브는 오래 전부터 애니메이션 활용 표현에 '진심'이었다. 지난해 7월 1.5주년 방송에서 처음으로 2D 애니메이션 PV를 공개해 팬들을 만족시켰고, 자사 유튜브를 통해 모델링을 이용한 영상 에피소드로 꾸준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게임과 영상의 시너지는 둘 모두 호평이 이어질 경우 상상 이상의 폭발력을 자랑한다. '페이트', '아이돌마스터', '우마무스메' 등 현재 일본 시장을 대표하는 IP들이 커나간 길이기도 하다. '원신' 역시 2주년 기념으로 애니메이션 제작 소식을 알리면서 더욱 큰 영역을 향한 도전에 나선 바 있다.

블루 아카이브는 지금까지 말한 것 외에 또다른 경쟁력을 충족한다. 바로 음악이다. 퓨처 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게임 내 BGM들은 개성과 동시에 압도적인 퀄리티를 자랑했다. 이를 활용한 OST 패키지는 각종 음반 판매 사이트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정도다.

유튜브에 공개된 테마별 음악도 꾸준한 청취자가 쌓인다
유튜브에 공개된 테마별 음악도 꾸준한 청취자가 쌓인다

캐릭터, 스토리, 음악 3요소가 뛰어나다는 것은 정규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의미다. 동시에 서브컬처가 작품으로 인정 받는 3요소이기도 하다. 블루 아카이브 개발진이 서브컬처 문화에 진심을 가지고 한 사람의 소비자로서 몰입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넥슨게임즈는 일본 2주년 방송에서 밝힌 풍성한 업데이트와 이벤트, TV 애니메이션 제작 등의 전방위적인 활동으로 IP를 육성할 계획이다. 한때 세계 서브컬처 시장에서 한국이 참여할 것이라는 상상도 못할 시절이 있었다. 그 상상은 이제 출발선에 섰다.

수요층에 걸맞는 퀄리티 구성, 유저들이 원하는 운영, 작품의 성장을 향한 의지까지. 블루 아카이브는 필수 과제 셋을 모두 충족하면서 이 자리에 올랐다. 서브컬처가 비주류를 넘어 거대 시장으로 떠오른 시대, '0'에서 시작한 이들의 성장기는 한국 게임개발 문화에도 큰 족적을 남기고 있다. 

2주년 기념 방송에서 추가가 발표된 인기 캐릭터 '미카'
2주년 기념 방송에서 추가가 발표된 인기 캐릭터 '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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