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퀄리티 그래픽과 빠른 템포의 플레이
루트 슈터의 기본되는 계승자, 장비, 룬의 탄탄한 연계 돋보여

[게임플]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은 어디에서나 통용된다. 

일반적으로 시작의 의미는 일을 착수하는 시점을 말한다. 하지만 첫인상이란 뜻으로 해석해도 의미는 전달된다. 대상이 무엇이던, 그에 대한 첫인상이 전체적인 평가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때문에 넥슨의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의 베타 테스트에 걸린 기대는 상당하다. 게임은 출시 전부터 여러 방면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넥슨게임즈 출범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PC, 콘솔 게임이고 국내에서 생소한 루트 슈터 장르, 언리얼 엔진5 등의 속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도전적인 요소에는 불안감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미디어를 대상으로 진행한 시연회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진 상황. 20일부터 시작된 글로벌 베타 테스트는 사전에 깔린 긍정적 분위기를 유저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설정은 직관적이다. 유저는 특별한 힘으로 인류를 수호하는 ‘계승자’가 되어, 침략자들로부터 ‘잉그리스 대륙’을 보호해야 한다. 세계관과 콘셉트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은 튜토리얼 이전 짧은 영상으로 언급되며, 이후 퀘스트를 통해 NPC로부터 구체적인 상황을 전달받게 된다. 

튜토리얼 구간은 상당히 긴 편이다. 배경 설명과 함께 간단한 조작, 공격, 스킬 사용 방식을 알려주는데 여기에 컷씬이 함께 가미되어 있다. 게다가 조작 이외에도 무기와 액세서리, 룬, 계승자 등 초반 구간 플레이를 하며 알아가야 할 필수 요소들이 워낙 많아, 본격적으로 게임을 즐기라면 반드시 일정 구간 이상 플레이해야 한다. 

첫인상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언리얼 엔진5로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그래픽이었다. 속성 공격에 따라 불꽃과 전기 스파크가 튀거나, 적들이 얼어붙는 효과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표현은 빛이었다. 특히 동굴과 건물 내부 등의 자연스러운 분위기는 게임에 더욱 깊게 몰입하는 계기가 됐다. 

게임의 흐름은 초반 구간임에도 상당히 스피디하게 진행된다. 맵 자체가 상당히 넓은 편임에도 계승자들의 달리기 속도 자체가 빨라, 불필요하게 넓다는 느낌은 없다. 또한 이동을 제한하는 스태미나 시스템도 없어, 전투부터 회피까지 원하는 대로 시원스레 진행할 수 있다. 

특히 ‘그래플링 훅’은 전투와 이동에 속도감을 더한다. 원하는 지점에 갈고리를 걸어 순간적으로 이동하는 이 기술은 높은 난간뿐만 아니라 지면에도 사용할 수 있어, 몬스터의 광역 공격을 피하는데 상당히 유용했다. 

기본적인 조작과 스킬 사용에 익숙해진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계승자의 육성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육성은 크게 계승자와 장비, 두 가지로 나뉜다. 계승자는 레벨이 높아지면서 스킬이 강화되고 체력을 비롯한 기초 능력치들이 함께 상승한다. 장비는 일반적인 RPG처럼 외부에서 좋은 장비를 얻은 다음, 룬으로 해당 장비의 효율을 극대화하면 된다.

테스트 버전에 공개된 계승자는 총 10명으로 이중 ‘레픽’, ‘비에사’, ‘에이잭스’ 3인은 처음부터 사용 가능하다. 나머지 계승자는 재료와 재화를 소비해서 차례로 개방하는 형태. 각각의 계승자는 적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거나, 각종 상태 이상을 걸고 아군을 방어하는 등 고유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가령 비에사와 버니는 특징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계승자다. 비에사는 적을 얼려 행동을 제한하는데 최적화됐다. 반면, 버니는 번개와 같은 재빠른 움직임으로 전장을 누비며 전기 속성 스킬 공격을 가하는 계승자다. 이처럼 계승자간의 장점이 다르다 보니 향후 후반부에는 상황에 맞춰 계승자를 유연하게 교체해서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비는 루트 슈터 게임인 퍼스트 디센던트의 핵심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중요했다. 계승자는 3자루의 총을 사용할 수 있다. 원한다면 같은 종류, 같은 이름의 총도 여러 자루 장비하는 것도 가능하다. 테스트 버전으로 공개된 총기 종류는 총 11가지로 권총, 산탄총, 저격 소총, 광선 소총, 런처 등 다양하다. 

각각의 총은 일종의 보조 장비인 룬을 붙여, 강화할 수 있다. 각각의 룬에는 코스트가 붙어있고 총기마다 코스트 수용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제한된 수용량에 최대한 많이, 효율적으로 룬을 붙이는 것이 관건이다. 룬은 발사 속도, 재장전 속도 조정부터 적 처치 시 방어력 증가 효과 등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구조 아래, 퍼스트 디센던트의 플레이는 앞서 출시된 루트 슈터 게임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맵에 배치된 각종 퀘스트를 클리어하며 경험치와 장비를 수급하고 보다 강력한 장비와 룬으로 상위 콘텐츠를 노리는 형태다. 이미 루트 슈터에 익숙한 유저라면 새로운 단어 자체는 생소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적응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진 않다. 

또한 테스트 버전에선 협동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니, 특정 구간 시점부터 다른 유저들과 한 파티로 자동 매칭되어 전투를 치렀다. 예고없이 진행된 매칭에 당황스러웠지만 각기 다른 계승자들이 다양한 스킬로 서로의 사각지대를 커버하는 과정은 공격 일변도의 솔로 플레이와는 다른 재미였다. 

‘보이드 요격전’은 루트 슈터 게임 레이드 특유의 장점을 그대로 담아냈다. 유저는 특수한 공간에서 거대 보스 몬스터 ‘거신’을 파티원과 함께 상대하게 되는데, 일반적인 전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두드러진다. 곳곳에 배치된 엄폐물은 거신의 공격에 따라 실시간으로 파괴되며, 몬스터의 파괴력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거신의 신체 중 약점 부위를 골라서 타격하거나, 광역 공격 패턴을 파훼하는 과정은 일반적인 RPG 보스전 양상과 비슷하다. 첫 보이드 요격전은 난이도가 낮아, 각자 생존 전략만으로도 쉽게 파훼할 수 있었다. 하지만 향후 더욱 강력한 거신이 등장하고 전투가 장기화된다면 파티원간의 전략이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다량의 몬스터가 웨이브 형태로 유저들을 공격하는 ‘월드 미션’ 역시 협동 콘텐츠로 공개됐다. 웨이브를 물리칠수록 다음 웨이브의 몬스터가 강력해지는데, 후반부에는 스쳐도 치명적인 공격들이 빗발치는 만큼 충분한 성장이 뒷받침되어야 할 전망이다. 

베타 테스트로 처음 체험한 퍼스트 디센던트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우선 언리얼 엔진5라는 사전 예고에 권장사양 또한 하이엔드급으로 맞춰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상정했던 기준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무엇보다 베이스가 될 계승자와 장비, 룬의 구성이 기대 이상으로 탄탄하다. 레픽과 스킬이 동일한 ‘얼티밋 레픽’을 제외하면 총 9종의 계승자들의 스킬이 서로 겹치지 않게 구성되어, 유저로 하여금 다양한 선택지를 기대하게 만든다. 

루트 슈터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는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측면에서 합격점을 주고 싶다. 특히 계승자의 특징과 연계했을 때, 장비와 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적에게 상태 이상을 걸어 무기 성능으로 승부를 봐야하는 계승자가 있는가 하면 자체적인 스킬 대미지로 위력을 극대화하는 계승자도 있다. 어떤 루트를 고르느냐에 따라 플레이 또한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으니, 후반부로 갈수록 조합을 고민하는 루트 슈터 특유의 재미 또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막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만큼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보인다. 커뮤니티에선 최적화에 대한 수정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체험 과정에서도 이유를 알 수 없는 튕김 현상이나 영상과 음성 싱크로가 맞지 않는 경우를 겪기도 했다. 

베타 테스트 도중 이러한 피드백을 접수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유저들에게 공유한다면, 활발한 소통을 향한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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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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