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와 유저 간 균등한 이점을 주기를

정진성 기자

[게임플] “개발자로서 우리는 항상 유저와 연결되는 훌륭한 경제성을 갖춘 플랫폼을 원했다”

에픽게임즈의 CEO 팀 스위니(Tim Sweeney)가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공개하며 전한 말이다. PC 게임 플랫폼을 거의 지배하다시피 하고 있는 밸브의 스팀에 에픽게임즈는 지난해 12월 도전장을 내밀었다.

에픽게임즈는 개발자에게 총 수익의 88%를 보장하는 정책을 폈다. 스팀의 경우 30%의 수수료가 책정되어 있기에, 이는 개발자들에게 있어 희소식이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출범한지 약 두 달. 현재까지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내리는 평가는 양호한 편이다. 단, 개발자들에게 한해서만 말이다.

처음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유저와 연결되는 훌륭한 경제성을 갖춘 플랫폼’이 나올 것으로 기대 되었었다. 하지만 경제성만 갖춘 플랫폼이 되었으며 이조차도 유저에게는 돌아오지 않으며 게이머들에게는 별다른 이점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클라우드 저장, 사용자 평가 등 스팀에 있던 다양한 커뮤니티 기능들을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물론 스토어 론칭 초반이기에 향후 업데이트 될 것이 분명하나,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불편한 것이 맞다.

실제로 유플레이, 오리진 등 다수의 스토어 런쳐들이 있기에, 여기에 추가되는 스토어가 하나 더생긴다면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번거로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앞서 언급한 커뮤니티 기능이 없기에 소통을 원한다고 했지만 시작은 ‘불통’으로 시작하게 됐다.

국내 게이머의 경우 결제 수수료 때문에 최종 결제 금액이 스팀보다 더 비싼 것도 문제다. 휴대폰 결제 시에는 결제 수수료가 6.8%며, 문화상품권을 이용 시 8.45%에서 최대 11.9%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외 도서상품권, 티머니 등 카드 결제를 제외한 모든 결제 수단에 최대 14.5%의 수수료가 붙어있는 것이다.

결국 개발자에게는 스팀보다 많은 이익이 돌아가지만 유저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29일 1년 간의 독점 판매 계획을 발표한 메트로 엑소더스도 같은 맥락에서 국내 게이머들에게 비판 받고 있다. 심지어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는 자사 게임을 제외하면 국내에는 지역락도 걸려있어 해당 게임을 즐기지 못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게다가 스팀에서 약 반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예약 판매를 해오다가 불과 보름 정도가 남은 시기에 플랫폼을 독점 형태로 옮긴 것이기에, 유저들에게는 혼란도 야기했다. 실제로 먼저 스팀에서 예약판을 구매한 유저들이 플랫폼 독점 발표 직후 많은 혼란을 겪었다.

물론 경쟁 체제는 좋다. 에픽게임즈 스토어 이전에도 다수의 게임 플랫폼이 도전장을 던졌으며, 에픽게임즈의 경우 모바일에서도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대항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포트나이트 모바일을 출시하기도 했다.

하나의 독점 플랫폼이 생기면 이른바 ‘갑질’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많은 경쟁자가 생기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각자의 업체들이 경쟁을 하고 그에 따라 개발자와 게이머에게 더 좋은 이점과 혜택을 가져다 준다면,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모두가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걸 다시 ‘독점’이란 형태로 경쟁하면 도돌이표가 된다. 서로 상생하며 좋은 결과를 낳아야지, 이런 식이라면 그저 밥그릇 싸움 밖에는 되지 않는다. 그 사이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게이머이고 말이다.

개발자에게 돌아가는 높은 수익, 플랫폼의 다변화. 모두 좋은 말이지만 이걸 내세우는 정책이 독점이 되어서는 안된다. 더 좋은 플랫폼적 혜택을 내세워 게이머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상생이고 경쟁이 된다.

애초에 스팀이 등장한 배경 중 하나가 콘솔로만 즐기던 게임을 PC로 함께 즐기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만약 플랫폼마다 독점작을 내세운다면, 게이머들의 컴퓨터에는 수 많은 플랫폼 런쳐들로 가득하기만 할 것이다.

아직은 과도기라고 생각하기에 향후 행보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다소 아쉬운 ‘플랫폼 경쟁 시대’이다. 개발자와 게이머, 그리고 플랫폼 사업자 모두가 ‘윈윈’하는 경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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