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플] 최근 2년간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다 가진” 회사를 꼽으라고 하면 아마도 <펍지 주식회사> 일 것이다. 2017년에 이어 작년에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6억 불 수출의 탑 등 부와 영예를 다시 거머쥐며 마감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콘솔 시장의 강자 플레이스테이션까지 점령했으며, 외자 판호 기근으로 여타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져가고 있지만 펍지 만큼은 이에서도 자유로운 상태다. 종합하면 PC, 모바일, 콘솔로 구성된 게임의 모든 플랫폼에서 연이어 신기록을 경신한 회사다.
  
그렇게 ‘다 가진’ 펍지지만 여전히 배가 고픈가 보다. 이번엔 동남아시아의 시장을 겨누고 있다. 거점은 태국이다. 태국은 펍지가 지난해부터 공들인 나라다. 지난해 10월 배틀그라운드 IP 기반 게임을 현 지역 인프라 환경에서도 원활히 즐길 수 있는 <Project Thai>를 진행하면서 흥행 가능성을 파악한 상태다.
  
현재는 태국에서만 베타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하지만 상술했듯 ‘거점’ 마련을 위한 전략일 공산이 크다. 태국의 성패 여부에 따라 비슷한 환경을 가진 주변국가로 시장을 넓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진출 전략의 기본은 경량화. 동북아나 북미 유럽권과 달리 PC의 사양은 물론 FPS 게임에서 중요한 인터넷의 속도까지 많은 부분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의 최적화는 필수 요소다. 그동안 배틀그라운드는 높은 PC 사양을 요구한 탓에 해외시장 확대에 고민이 깊었을 것이다. 반대로 서술하면 태국으로 가져갈 라이트 버전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거점을 태국으로 정한 것 또한 매우 영리한 판단으로 보인다. 태국은 동남아시아 중에서도 인터넷 인프라와 PC 사양이 비교적 안정적인 나라로 꼽힌다. 풍부한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한 내수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어 구매력도 높은 편이다.
  
무엇보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한류의 바람이 가장 많이 부는 나라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간한 ‘2017년 한류 파급력 연구’ 자료에 따르면 태국은 한류에 호감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 중 세계 4위에 꼽힌다. 한국 콘텐츠 진흥원이 상주해 있으면서 영화, 드라마, 가요 등의 한류 콘텐츠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지난해 K POP 행사인 KCON에서 2만 석의 표가 2시간 만에 매진되고 130만 원짜리 암표가 거래될 정도로 한국 콘텐츠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한국식 홈쇼핑이 대박을 터뜨려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류를 앞세운 1인 방송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플루언서들이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 2PM의 닉쿤이나, 블랙핑크의 리사 등의 멤버를 왜 태국 출신으로 구성했는지 해답이 있다.
  
물론 게임사가 태국으로 처음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라이트 한 게임을 가지고 태국 시장에 진입했고 지금도 끊임없이 노크하고 있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이야기가 다르다. 국내에서조차 <배그 PC>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고사양 게임을 경량화하면서까지 서비스하고 말겠다는 집중력은, 국내외서 성공한 어느 작품에서도 사례가 없다.

그것이 펍지의 장점이고 한편으론 무서운 점이라 할 수 있다. 지난 주 마카오에서 열린 e스포츠 대회도 이 모든 시나리오에 있을 것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유튜브 등 한류 콘텐츠를 다루는 1인 미디어를 통해 호감도가 상승해 있는 게임 중 하나다. 이러한 한류와 게임이 만났을 때 분출될 시너지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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