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진출 난도는 'Hard' 국내 업체들 판호 나오기만 '오매불망'

[게임플] 중국 게임시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게임시장으로 자리했다. 특히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놀라울 정도. 2017년 전세계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액 74조원 중에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매출 규모는 전체의 약 38% 수준이다. 단일국가에서 발생하는 매출이라고 상상하기 힘든 규모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구성이다. 각종 통계 전문 사이트인 앱애니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퍼블리셔 매출액 순위 상위 10개 기업은 모두 중국 기업인 것으로 드러났다. 북미나 일본 등지의 굵직한 이름값과 규모를 지닌 게임사들이 유독 중국에서는 아무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 하는 것이다. 

2017년 전세계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중 텐센트와 넷이즈의 뒤를 이어 매출액 3위를 차지한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도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내 퍼블릿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 하고 있을 정도다.

물론 이는 이름 꽤나 있다는 세계의 게임사들이 중국의 시장가치를 몰라봐서 생긴 결과는 아니다. '판호'로 대변되는 중국 시장의 특수성과 중국 정부의 철저한 자국 기업 보호 정책이 맞물린 결과물이다. 무척이나 거대하지만 뛰어들기는 쉽지 않고, 그 안에서 경쟁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것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이다.

하지만 정작 중국 게임사들은 자국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중국 게임사들이 출시한 게임을 접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 상위 10위권을 한국 게임들이 장악하다시피 하기에 얼핏 봐서는 중국 게임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보이기도 하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예전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중간계'라 할 수 있는 매출순위 20위 미만에서는 여전히 중국 게임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게임사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이 과거에 비해 더욱 부담스럽게 여겨진다고 입을 모은다. 매출순위 상위권은 대형 게임사가 자리하고 있기에 이들과의 직접 경쟁이 어렵고, 때문에 중소게임사들 대다수가 20위권 내외의 시장을 노리는 와중에 중국 게임들이 이 시장을 노리고 국내에 출시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 게임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중국 기업이 한국에 직접 진출해서 서비스 하는 형태로 한국 시장에 진입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게임사들 대부분이 한국에 '유한회사' 형태로 법인을 설립한 채로 영업 중이라는 것이다. 유한회사는 기업의 주요 경영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없으며, 때문에 이들은 어느 정도의 매출을 한국에서 기록하는 지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는다. 중국 기업이 어느 정도의 돈을 벌어가는지를 파악할 길이 없다. 또한 매출을 알지 못하기에 정확한 세금을 산정할 수 없다는 문제도 뒤를 따른다. 

한편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은 여전히 쉽지 않다. 앞서 언급한 '판호' 문제와 중국의 자국 기업 보호 정책에 더해 '사드 정국' 문제가 더해져 기존보다 시장 공략 난도가 더욱 높아졌다. 지난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국빈방문을 하며 '사드 정국' 해결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개선 사례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한국 게임사는 중국에 진출조차 어려운데, 중국 게임사는 한국 시장에 유한회사를 설립하고 제대로 된 세금 납부 없이 매출을 올리고 있는 실정은 국내 게임사들에게 무척이나 불공정한 상황이다. 

지난해 9월에 국회에서 통과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은 이런 실상을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다. 유한회사를 외부감사 대상에 포함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해당 법안이 실행되면 외국계 유한회사들을 대상으로 세수 확보를 할 수도 있다.

허나 이는 이미 국내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에 대한 정책이며, 매출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세금을 걷는 것은 '규제'와는 거리가 먼 사안이다. 때문에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외국계 게임사의 한국 진출에 대한 정책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정책의 실효성 여부를 떠나 중국계 게임사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현 시장상황에 대한 국내 게임업계가 불만에 휩싸여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게임사는 중국 진출조차 어려운 와중에, 중국 게임사는 너무나 쉽게 한국 시장에 진출해 수익을 올리고, 제대로 된 세금조차 내지 않고 있는 현 시장상황은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공정한 시장이다. '쇄국정책'을 펴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어느 한 쪽이 편법을 사용해 일방적인 이득을 취하고 있다면 적어도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시장 체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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