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PC게임, 온라인게임, 모바일 게임 등 다양한 게임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는 것과 동시에 과거에 나왔던 게임들은 서서히 묻혀 사라지는가 하면, 반대로 과거에 나왔던 게임들을 종종 추억하며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과거에 등장한 유명했던 국내 패키지 게임들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제작사 <손노리>에서 만든 RPG 입니다. 1994년에 제작돼 첫 등장하고, 열악했던 한국 게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게임이기도 합니다.

오리지널은 도스판(MS-DOS)으로 등장했으며, 그 이후 GP32(휴대용 게임기), PSP, GXG(핸드폰)으로도 출시됐습니다.

이 게임의 줄거리는 주인공인 로이드는 왕국의 기사로, 전설의 아티팩트인 카이난의 지팡이를 운반하는 임무를 맡아 수행하던 중 갑작스런 공격을 받습니다. 함께 지팡이를 운반하던 사람들은 모두 죽게 되자, 로이드 홀로 사라져 버린 지팡이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1994년에 첫 등장하게 되고, 이후 2002년 국내 휴대용 게임기 GP32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R 발매, 2005년에 PSP(휴대용 콘솔 게임기)로 재등장했습니다.

모바일 버전의 경우 PSP판의 도트와 전개를 수정한 버전으로, 총 3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특히 같은 모바일기기에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전편이 깔려있다면 스킬 습득에 필요한 스킬 포인트나 추가 아이템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더군다나 발매된 1편에서 3편 모두 PC/PSP판에 없던 패러디가 대거 추가됐는데요, 그 당시에 유행했던 광고나 만화 등을 패러디하는 내용이 있는가 하면, 이스터에그로 제작진의 동굴에 들어가면 동방신기를 패러디하며 제작진들이 용량 문제 때문에 자기들 도트가 똑같다고 한탄하기도 합니다.

 

<머털도사 – 108 요괴편>

1998년 이두호 화백의 만화의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게임으로, 오렌지소프트에서 제작된 국산 RPG 입니다.

이 게임의 스토리는 천상의 문이 갈라지며 선악의 항로가 지상에 떨어지게 되고, 깨진 항로에서 흘러나오는 요괴 생명수로 세상은 요괴수의 마성으로 점점 사악하게 변해갔습니다.

끝없는 전쟁과 질병 속에 백성들은 죽어가기 시작했고, 그렇게 100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마계의 봉인이 풀렸고, 그 속에서 빠져나온 108요괴들이 세상을 지배합니다. 주인공인 <머털>은 108요괴로부터 세상을 구하러 떠나게 됩니다.

전투 방식은 실시간 전투와 턴제 전투를 조합한 타임 턴 방식으로, 공격이나 아이템 사용 등의 행동을 할 때 실시간으로 점점 올라가는 일정량의 타임 게이지를 소모하면서 진행됩니다.

특히 이 게임은 저 연령 대상의 국산 RPG 중에서는 좋은 게임성과,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또한 한국적인 분위기를 잘 살린 설정과 도트 그래픽은 고전게임 팬들에게 큰 인상을 남기기도 해 오래된 패키지 게임에서 빠질 수 없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천랑열전>

2003년 2월 7일에 가람과 바람에서 제작한 RPG로, 사실 패키지 게임 시장의 마지막이라고 불리고 있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원작인 만화 <천랑열전>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게임으로, 박성우 작가가 게임 일러스트를 포함, 게임내 모든 원화의 표정, 색 지정까지 전부 다 그려준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처음의 기획의도와는 다르게 스폰서 측에서 원래 합의한 제작기간으로는 방학시즌을 못 맞추니 대목에 맞춰서 빨리 내라고 통보하게 되면서, 미완성작을 출시해버립니다.

당시 그리곤 소프트 <천랑열전> 메인 기획자가 마스터 업 하던 날 밤, 박성우 작가에게 전화로 “믿고 맡겨주셨는데 이렇게 돼서 정말로 죄송하다.”라고 빌었다는 후문이 있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유저들은 패키지로 구매했지만 온갖 버그와 설치 진행에 문제가 생겨 게임을 즐기지도 못하는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멘붕을 맞기도 했고, 제작사는 이후에 정품사용자에게 지급된 패치 시디를 통해 버그와 기존에 삭제된 스토리를 모두 추가해 완전한 게임으로 탄생합니다.

비운으로 끝을 맺게 됐으나, 패키지 판의 일러스트 설정집이나, OST의 수준이 높아 아직까지도 구매를 희망하는 유저들이 있기도 합니다.

 

<날아라 슈퍼보드 환상서유기>

KCT미디어에서 제작한 국산 RPG로, 1998년에 발매했습니다. 제목처럼 <날아라 슈퍼보드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했지만, 서유기 원전을 반영한 스토리에 다수의 오리지널 캐릭터와 설정으로 원작과는 독립된 작품입니다.

이 게임은 3D를 기반으로 한 그래픽과 개성적인 캐릭터, 그리스, 로마 신화와 인도 신화를 바탕으로 한 세계관에 <날아라 슈퍼보드>를 통해 다시 해석된 서유기의 세계관을 합쳐 방대한 스토리의 게임입니다.

사실 이 게임은 미완성작으로, 그 당시 IMF로 인해 미완성인 채로 작품을 내야 했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줘 유저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호응 속에서도 아쉬움은 남기 마련입니다. 게임상에서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많았기에 더욱 그런데요, <용궁> <슈퍼보드섬> <페어리의 부활> <파오와 푸산의 아버지> 등 다양한 부분이 게임에 적용이 되질 않아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개발자들도 게임을 미완성으로 내야 하는 것이 상당히 아쉬웠는지 게임을 진행하는 곳곳마다 개발자들의 한숨 섞인 한탄과 변명을 말해주는 NPC들을 종종 만나 볼 수 있습니다. 그중 한 NPC는 “이런 어려운 IMF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사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기 까지 해 더 안타깝게 만 느껴집니다.

 

<포가튼 사가>

이 게임 역시 손노리가 제작했으며, 1997년 11월에 출시 됐습니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와 세계관을 공유하며, 사실상 같은 시대에 변방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게임 중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인물을 만날 수 있으며, 해당 이벤트 역시 존재해 같은 세계관인 것을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이 게임은 유저의 행동과 파티 구성원의 행동에 따라 이후의 이벤트와 프리 시나리오를 채택해 많은 유저에게 관심을 얻기도 했습니다.

스토리의 줄기를 이루는 필수 이벤트를 제외해도 수많은 이벤트와 동료로 선택 가능한 캐릭터들이 존재해 한두 번의 플레이로는 이벤트를 모두 감상 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또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게임시간 때문에 몇몇 이벤트는 타이밍을 놓칠 경우엔 진행되지 않거나 실패로 끝나기도 해 제대로 즐기려면 여러 번 플레이를 해야 했죠.

그렇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시간을 들여 즐기게 된 게임으로, 아직까지도 고전 게임들을 추억하는 유저들에게는 명작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창세기전 시리즈>

지금은 사리진 <소프트맥스>의 대표 RPG인 <창세기전 시리즈>입니다. 당시 열악했던 한국 게임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은 게임 중 하나입니다.

<창세기전 1>의 경우 게임이 발매하기 전부터 일러스트 담당으로 <바람의 나라> 만화를 그린 김진 작가를 채용하고, 국내 최초의 시뮬레이션 RPG라는 사실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 당시엔 콘솔 게임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일본식 SRPG를 PC로 옮겨온 듯한 그래픽과 매력적인 캐릭터들 캐릭터가 모는 방향으로 데미지가 가중되는 전략적 시스템, 링 커맨드 조합 마법 시스템 등 볼거리와 플레이하는 맛이 있어 대작으로 불렸습니다.

이후 <창세기전 2>, <창세기전 3>의 행보 역시 유저들 사이에서는 명작으로 아직도 화제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난달 11월 <소프트맥스>의 이름이 사라지고 새로운 회사로 바뀌면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전환해 창세기전 시리즈가 끝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넥스트 플로어>에서 <창세기전>의 판권을 인수해 앞으로 다양한 장르에서 만나 볼 수 있다니 한편으로는 다행으로 여겨집니다.

 

<액시스(AXIS)>

재미시스템에서 개발한 3D 메카닉 FPS 패키지 게임 겸 국산 FPS 1호로 불리고 있는 <액시스(AXIS)>입니다.

2000년에 출시된 FPS로, <아머드 코어> 시리즈처럼 준비된 거대로봇의 부품과 무기를 원하는 대로 짜 맞춰서 조합한 기체를 다루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네트워크 플레이를 지원했습니다.

이 게임은 1인칭과 3인칭 시점을 지원하면서 360도 전 방위 이동과 그에 따른 입체적인 맵 구성, 부스터를 활용한 고가속, 고기동 전투가 특징입니다.

패키지 게임답게 인공지능 형태의 방식으로 진행되며, 2000년에 나온 게임 치고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각종 무기에 커스텀 마이즈 등을 통해 개성 있는 장비를 사용 할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습니다.

 

<화이트 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

모바일 게임으로도 잘 알려진 공포 게임인 <화이트 데이>입니다. 이 게임 역시 손노리에서 출시했으며, 불법 복제에 큰 타격을 입은 게임 중 하나입니다.(애도...)

게임 스토리는 전학 온지 얼마 안 된 주인공이 학교 안의 주변을 배회하다 벤치에 앉아 책을 읽던 여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반해버립니다. 이후 그녀가 벤치에 두고 간 다이어리를 주워든 뒤, 내일이 모처럼 화이트 데이겠다 싶어 다이어리를 돌려준다는 핑계로 여주인공에게 화이트 데이 사탕을 선물하기로 결심하게 돼 전날 밤에 몰래 소영이의 책상에 선물을 놓기 위해 아무도 없는 학교에 들어갔다 갖혀버리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손노리에서 제작된 만큼 각종 이스터 에그도 있었는데요, <나무귀신>을 처리하고 난 뒤 성냥을 켜서 주변을 둘러보면 개발자들의 얼굴이 나온다던지, 손노리에서 개발한 게임들의 타이틀이 곳곳에 숨겨져 있기도 합니다.

또 공포 게임으로 유명한 이 게임은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큰 인기와 명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심지어 리메이크를 통해 다시 부활하기도 했습니다.

스마트폰용으로 리메이크된 버전과, PC버전, 플레이스테이션4 VR로 재등장해 많은 유저들이 환호하기도 했습니다. PC버전과 플레이스테이션4 VR 버전은 내년에 출시를 앞두고 있어, 팬들의 기대가 크기도 합니다.

오늘 준비한 게임 이야기 옛 국내 패키지 게임을 추억하다는 여기까지입니다. 수많은 패키지 게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 적지 못해 아쉬울 따름인데요, 이 시간을 통해 많은 분들이 추억의 게임을 다시금 떠올려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더 많은 게임 이야기를 들고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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