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의 부활 통해 국산 게임의 뛰어남 알리고파..VR 등 신사업에서도 두각 나타낼 것

이원술 손노리 대표

“하고 싶었던 것을 못했기 때문이었다. 제대로된 게임으로 손노리, 그리고 이원술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손노리 이원술 대표. 그는 게임 업계에서 산전 수전을 다 겪은 인물이다. ‘화이트데이’와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강철제국’ 등 게임성이 우수하고 개성있는 게임들을 출시하며 일종의 손노리 팬덤을 형성해왔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 산업이라는 환경 속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고 모바일 산업이 시작될 쯤 넷마블과 함께 기사회생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시 손노리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화이트데이 PC, 콘솔 버전의 출시에 맞춰 을 듣고 이원술 대표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손노리와 화이트데이

'화이트데이' PC, 콘솔 버전 스크린샷

“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지금의 손노리가 되기까지 힘든 시기를 겪으며 지금까지 게임 개발을 꾸준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묻자 그는 웃으며 그렇게 대답했다.

화이트데이 리메이크 출시에 맞춰 손노리로 사명을 다시 바꾸게 됐는데, 손노리 이름을 다시 찾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을까.

이 대표는 “로이게임즈 이름으로 화이트데이 모바일 버전을 서비스하는데 유저들이 화이트데이를 손노리 게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유저들이 아직도 손노리를 기억해주시는 것을 보고 사명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화이트데이 리메이크 버전 출시에 맞춰 손노리와 화이트데이의 부활을 알리고 싶었다”고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다.

손노리는 게임 불법 복제 여파에 직격탄을 맞은 게임사다. 이후 10번이 넘게 소속 회사를 옮기는 과정을 겪으며 지금의 카카오게임즈 계열사가 되며 ‘화이트데이’ 모바일 버전과 이번 리메이크 버전이 탄생하게 됐다.

이 대표는 “아시다시피 손노리가 상당히 어려웠었다. 다른 회사에 소속되기도 하면서 사실 손노리라는 이름을 다시 쓰고 싶지 않았었다. 손노리를 예전의 좋은 기억으로만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손노리가 PC 패키지 게임으로 인지도가 있는 이름이었는데 앞으로 게임 개발을 하며 그런 게임들을 유저들에게 보여주기 어려울 것 같기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손노리로 다시 돌아온 이원술 대표와 로이게임즈

하지만 지금은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게임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고, 유저들도 게임에 돈을 지불한다는 것에 거부감이 적어졌다. 문화 콘텐츠로서 인정을 받고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우리로서는 좋은 일이다. 지금에 비하면 과거에는 어쨌든 게임을 구매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용산이나 멀리 있는 곳에 직접 가서 게임을 구매해야 했기 때문에 불법복제가 오히려 더 만연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팀(Steam)’이라는 플랫폼의 등장 등으로 문화 콘텐츠로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는 게임 시장을 손노리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 대표는 “이제 게임이 놀이문화의 하나로서 인정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본다면 당시(첫 화이트데이 출시) 우리가 오히려 무모했던 것 같다. 불법복제가 만연하는 상황에서 관련 대책을 전혀 세우지 않고 게임을 출시했기 때문이다”라며 웃었다.

■ 손노리의 다음 행보는?

'화이트데이' PC, 콘솔 버전 스크린샷

이 대표는 “국내 시장에도 화이트데이 같은 다양성 있는 게임이 출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손노리는 PC 패키지 게임으로 인지도가 있는 회사다. 화이트데이 모바일 버전 역시 유료 판매 방식의 게임이었는데 이런 방식의 게임 출시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을까.

이 대표는 “딱히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손노리 차기 라인업 중 모바일 게임도 있다. 게임 성격에 맞는 플랫폼에 맞춰 게임을 출시하는 것 뿐이다. 부분 유료화에 적합한 게임은 부분 유료화로 출시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손노리의 차기작 계획은 어떻게 될까. 알려진 것은 화이트데이의 VR 대응 버전인  ‘화이트데이 스완송’ 뿐이다.

이 대표는 “일단 스완송은 올 해 출시가 어려울 것 같다. 초기 기획에서 스완송이 화이트데이 외전으로 기획됐었는데 변경되서 ‘화이트데이2 스완송’으로 브랜딩이 바뀌며 정식 후속작이 될 예정이다. VR 대응은 유지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표는 손노리에서 모바일 타이틀 2개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그 중 하나는 드라마 ‘미생’의 윤태호 작가와 협업해 개발중인 게임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올 해 안에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열심히 준비 중에 있으며, 아직 상세한 정보는 공개하기 힘들다. 조금 더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국내 시장에 VR, AR과 더불어 ‘HTML5’ 플랫폼 게임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손노리에서도 R&D중인 HTML5 게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노리는 다양하게 게임 개발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과거 손노리 게임으로 화이트데이 외에도 ‘강철제국’이나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도 인기가 있었다. 화이트데이가 리메이크되면서 해당 게임들도 리메이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팬들의 기대가 있다.

이 대표는 “사실 그 게임들의 리메이크 계획은 없다. 화이트데이의 경우 글로벌에서도 알려진 IP다. 불법복제의 영향이 서구 유저들에게도 끼쳤기 때문이었다. 현재 PC나 콘솔 게임은 국내 시장만 타겟으로 하기는 힘들다. 때문에 해외 시장을 고려해야 하는데, 과거 게임들은 해외 시장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추억으로 남겨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국내 최초로 콘솔 패키지 전세계 동시 출시

'화이트데이' PC, 콘솔 버전 한정판

요즘 무슨 게임을 주로 하냐는 질문에 “‘호라이즌: 제로 던’을 즐기고 있다”고 답한 이 대표의 ‘인생게임’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코마니 사의 ‘그라디우스2’다. MSX 컴퓨터로 1년 동안 즐겼던 기억이 난다. 당시 슈팅 게임에 스토리가 있다는 부분에 매료됐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화이트데이 PC, PS 버전 출시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전할 메세지를 부탁했다.

“팬 여러분들의 성원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화이트데이, 손노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또한 국내 개발사로 콘솔 패키지 버전으로 게임을 전세계에 동시 출시하는 것은 손노리가 최초다. 이 역시 팬 여러분들이 없었다는 불가능했을 일이다. 앞으로도 좋은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학교와 화이트데이를 소재로 국내 게임 시장에 큰 반향을 가져온 화이트데이가 다시금 등장하게 됐다. 국내 게임 시장에 다양한 업적을 남기고 있는 손노리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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