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게임 광고 홍수의 시대다. TV광고, 지하철 같은 공공장소에도 수많은 게임 광고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튀지 않는 광고, 평범한 광고는 유저들의 눈길을 붙잡지 못하게 됐다.

조금 더 독특하게!, 조금 더 자극적이게! 외치던 게임 회사들은 결국 희대의 ‘약 먹은 광고’들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오늘은 넘쳐나는 게임 광고 속에서도 강렬한 메시지와 독특한 연출로 유저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심어준 광고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소위 ‘약 먹은 광고’의 계보는 꽤 오래전부터 존재했다고 볼 수 있다. 대체로 일본의 게임 광고들이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세가 새턴의 쇠퇴기라 불릴 수 있는 1997년 말 처음 등장해 1998년 11월 까지 광고로 제작된 세가타 산시로 시리즈가 있다. 세가는 스가타 산시로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세가 세턴의 각종 홍보에 활용했는데 광고들이 하나 같이 범상치 않음을 자랑한다.

광고는 세가 세턴의 상징 스가타 산시로가 등장해 끊임없이 세가타 산시로오!(세가 세턴 해라!)를 외치며 세가 세턴을 즐기지 않는 무도한(?) 무리들을 처 부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여 편에 걸쳐 제작될 정도로 많은 대중적 인기를 얻었으나 정작 그렇게 세가 세턴을 하라고 광고에서 부르짖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가의 종말을 막지는 못했다.

최근 광고로는 2015년에 공개된 월드 오브 탱크 광고가 있다.

탱크가 상징할 수 있는 여러 의미를 잘 활용해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광고를 만들어 냈다. 그 외에도 배트맨 아캄사이트, 원피스 버닝 블러드 등 기발한 일본 게임 광고들이 있으니 직접 찾아봐도 좋을 듯하다.

국내 게임 광고에도 이런 ‘약 먹은 광고’를 즐겨하는 대표적인 게임사가 있는데 바로 네오플이다. 2013장미칼'을 가져왔다.

 무적의 절삭력으로 던전의 보스들은 물론 파티원의 무기마저도 자를 수 있다는 과장된 설명은 많은 유저들을 혹하게 만들었다.

네오플의 독특한 감성은 2014년 6월 쿠노이치 신규 직업 홍보 영상에도 이어진다.

후지타 사유리라는 적절한 주인공 캐스팅과 함께 특촬물인지 일본 시대극인지 모를 정체불명의 쌍 팔년도 사운드와 영상 연출은 보는 이에게 강력한 임펙트를 안겨주고 있다, 그저 약 빤 광고에 불과한 것 같지만 영상 속에 등장하는 화염구나 대차륜 쿠나이는 실제 쿠노이치의 스킬들로 캐릭터에 대한 정보 전달까지 확실히 하고 있다. 

2015년에는 식품 업계에서 약 먹은 광고의 한 획을 그은 광고가 하나 탄생했다. 바로 김보성의 비락식혜 광고다. 당시 광고에서 김보성은 건강음료 식혜와의 의리!를 외치며 역동적인 무빙과 찰진 라임을 구사한 바 있다. 

블리자드에서는 이 화제의 인물을 놓치지 않고 바로 자사의 게임 하스스톤의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그래서 탄생한 광고가 바로 이것이다.

누구나 쉽고 가볍게 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을 강조해 하스스톤을 즐기면서도 여친과, 엄마, 학업에 대한 의리를 지킬 수 있다는 점을 어필했다. 블으리자드의 센스가 돋보이는 광고다.

우리나라 MMORPG계의 고조할아버지 격인 바람의 나라는 약간의 자학성을 담은 광고로 재미를 준 바 있다.

우오오! 나 밖에 없어!!’라는 대사가 인상적인 이 광고는 인기 게임의 넘쳐나는 대기 열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쾌적하기 그지없는 ‘바람의 나라’를 즐기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쾌적 ON’ 업데이트를 통해 ‘돈슨’, ‘매크로나 잡아라’, ‘발암의 나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잡겠다고 당당히 선언한 광고이건만 왠지 모를 동정심이 먼저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모바일 게임 중에선 클래시 오브 클랜의 ‘앵그리니슨52의 복수’ 광고가 굉장한 화제를 만든 바 있다. 

자신의 영지를 공격한 유저에게 세상 진지한 태도로 복수를 다짐하는 리암니슨의 모습이 웃음을 주는 이 광고는 유튜브에서 2백만이 넘는 조회수와 820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유저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영화에서 무자비하게 악당을 처리하는 리암니슨의 모습을 떠올리면
바바리안과 드래곤으로 너의 마을을 초토화시키겠다는 협박이 마냥 우습게 만은 들리지가 않는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광고는 코나미의 위닝 일레븐 20주년 광고다. 이 광고는 유머나 독특함을 강조한 광고라기보다 게임 광고도 이렇게 멋지게 만들 수 있다는 차원에서 소개해보려 한다.

늦은 귀가길, 택시에서 잠이 든 주인공이 도착한 곳은 대학교 동창의 집이었다. 영문도 모른 채 친구 집에 방문한 주인공은 거기서 대학 때의 친구들이 그 시절 그대로 모여 있는 광경을 보게 된다. 잠시간의 혼란스러움이 지나간 뒤 반가운 마음으로 친구들과 위닝 일레븐을 즐기려는 순간, 꿈에서 깨게 된다는 스토리다. 

남자라면 누구든 학창 시절 친구들과 모여 왁자지껄하게 위닝일레븐을 즐겨 본 추억이 있을 텐데 그런 감성을 정확한 디테일로 집어낸 멋진 광고라 할 수 있다. 게임이 가진 감성, 추억을 잘 살려낸 이런 광고야 말로 멋진 광고가 아닌가 한다.

이제는 과거처럼 단순하게 인기 연예인이나 과장된 영상으로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게임이 가진 장점 혹은 단점을 얼마나 유머스럽고 유쾌하게 광고로서 전달할 수 있느냐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도 마냥 예쁘고 멋진 광고만을 만들기보다는 조금 우스꽝스럽고 망가져도 더 과감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도전적인 광고들을 창작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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