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3와 일본 동경게임쇼, 독일 게임스컴이 흔히 세계 3대 게임쇼 꼽히는데에는 각 게임전시회만의 특징과 강점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E3는 B2B 중심의 게임 비즈니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동경게임쇼는 게임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인 콘솔을, 게임스컴은 다양성을 확보한 유럽 시장을 대표한다는 특징이 있다.

게임 쇼비즈니스의 후발 주자에 속하는 대한민국의 지스타와 중국의 차이나조이는 사실 위의 게임쇼에 비해 대안 화두 혹은 비전으로 제시할만한 콘텐츠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물론 차이나조이가 세계 최대의 게임시장인 중국을 등에 업고 있으며 지스타 역시 한국시장이 온라인게임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기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차이나조이가 확실한 눈요기 거리가 되는 부스걸을, 지스타가 온라인게임에 대한 한국유저들의 높은 충성도와 저변을 갖고 있다는 점 외에는 두 신흥게임쇼 모두 아직까지 고유의 개성이나 특징으로 부각할만한 ‘화두’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올해 8회째를 맞는 지스타 개최 30일을 앞두고 9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최관호 게임산업협회장의 언급은 눈길을 끌었다. 최 회장은 4년전 부산 이전 개최가 2.0버전이라면 첫 민간이양으로 개최되는 올해 지스타는 3.0버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스타를 향후 세계 3대 게임쇼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 역시 역대 최대 규모를 갱신했다. 부스 규모는 B2C와 B2B를 모두 합쳐 총 2111개로 지난해 대비 16.4% 증가했으며 참가업체수와 참가국가수도 각각 13.9%와 10.7%가 증가된 현황이다. 여기에 행사장인 벡스코 공간도 확대됐으며 각종 예산집행 창구도 지스타사무국으로 일원화돼 주최 측의 추진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3.0시대를 맞이한 지스타의 전망이 장밋빛 일색인 것만은 아니다. 앞서 업계에서 우려했던대로 올해 지스타는 눈에 띌만한 기대작도 없으며 엔씨소프트 등 상당수 유력 업체들의 불참가 등으로 화제성 면에서는 오히려 지난 행사에 비해 떨어진다. 마케팅과 유저 충성도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업체들의 잇따른 불참은 관람객 유인효과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법 하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주최 측이 제시한 카드는 ‘모바일’이다. 최 회장은 “스마트폰과 소셜게임의 출품이 늘어 올해에는 모바일 위주로 즐길거리 더 많다”며 “물론 지스타의 성장을 위해서는 대작 게임이 많이 나와야 하지만 모바일 게임의 대거 참가를 통해 성장과 혁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향후 지스타에서 모바일 분야를 부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지스타가 모바일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타당한 선택으로 보인다. 우선 모바일이 현재 IT와 게임업계 최대 화두이다. 게임업계만 봤을 때 스마트폰 보급률이 폭발적으로 확대된 국내는 물론 콘솔, 온라인 할 것 없이 모바일 사업 진출이 한창인 해외의 상황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지스타는 온라인게임 일색이 강해 해외업체들의 참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기대효과는 기존 게임쇼들이 모바일을 크게 부각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스컴이나 동경게임쇼에서 상당수 모바일 기대작들이 선보여지긴 했지만 전면에 내세울 만큼은 아니다. 기존 온라인게임 인프라와 모바일을 전면으로 내세운다면 게임쇼 특유의 개성과 화두를 내세울만한 비장의 카드가 될 수도 있다.
 
민간이양으로 처음 치러지는 올해 지스타는 여러방면에서 기존에 없던 시도들이 많다. 투자회사와 게임사를 매칭시켜주는 ‘지스타 투자마켓’이 그러하며 B2B 부스 확대와 더불어 각종 가족행사를 확대를 통해 관람쇼와 비즈니스를 동시에 넓히는 ‘야심’도 내세우고 있다.
 
“올해는 모바일과 소셜게임의 강화로 해외 기업 유치에 더 긍정적”이라고 자신하는 지스타가 어떻게 변화한 모습을 보여줄지는 한달 후에 알 수 있게 된다. 과연 이번 지스타는 세계3대 게임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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