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드 스타즈' 진승호 디렉터, '마비노기 영웅전' 이상균 디렉터 영입
각자 영역 구축한 최고의 스토리텔러들... 그간 네오위즈 성과와도 연결돼

한국 게임계의 내러티브 달인들이 한 곳에 모인다. 집결지는 네오위즈 산하 라운드8 스튜디오다. 

25일, 네오위즈는 이상균 디렉터의 전격 영입을 발표했다. 넥슨에서 액션 RPG '마비노기 영웅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메인 시나리오 라이터를 맡은 인물이다. 최근 스마일게이트에서 VR 슈팅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를 개발했다.

한국 장르문학 태동기에 족적을 남긴 작가이기도 하다. 1990년대 수많은 소설이 연재된 하이텔 판타지 동호회 설립자이자 초대 시삽(회장)이었고, 지금도 종종 회자되는 소설 '하얀 로냐프 강'을 집필했다. 

영입 발표에서 박성준 라운드8 스튜디오장은 "함께 이야기 중심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여러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VR보다 과거 호평을 받았던 시나리오 라이팅 분야에 중점을 두고 프로젝트를 기획하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상균 디렉터 역시 의미 깊은 속사정을 개인 블로그에 남겼다. "개발자를 은퇴하려 했으나, 라운드8 스튜디오의 제안 내용이 거절하기 어려운 기회"였다는 것. "한번 더 개발에 도전하기로 했으며, 어떤 제안이었는지는 제가 어떤 게임을 만드는지 보시면 짐작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네오위즈 라운드8 스튜디오에 영입된 이상균 디렉터
네오위즈 라운드8 스튜디오에 영입된 이상균 디렉터

네오위즈의 내러티브 강화 의지는 이달 초 진승호 디렉터 영입과도 연결된다. 필명 '수일배'로도 유명한 진 디렉터는 '검은방', '회색도시', '베리드 스타즈' 등 싱글 스토리 게임을 개발하고 시나리오를 직접 집필한 개발자다.

진승호 디렉터 역시 라운드8 스튜디오로 영입됐다. 별개의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네오위즈는 디렉터에게 전권을 부여한다. PC와 콘솔 중심 신작으로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을 추구하는 게임이 예상된다. 그 방면에서 국내 가장 오래 성과를 낸 디렉터이기도 하다.

라운드8 스튜디오에 합류한 네임드 개발자의 공통점은 PC와 콘솔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는 것이다. 이상균 디렉터가 쓴 마비노기 영웅전 시즌1 시나리오는 당대 국내 게임계에서 최고의 완성도와 감동을 선사한 명품으로 꼽힌다. 

진승호 디렉터 역시 작품마다 게임성 평가에 굴곡은 있었으나, 스토리는 언제나 호평을 받아온 이력이 있다. 특히 '회색도시2'는 한국에서 나온 군상극을 이야기할 때 무조건 첫 손에 꼽히는 비운의 명작으로 지금까지 회자되곤 한다. 

진승호 디렉터
진승호 디렉터

'이야기'를 향한 네오위즈의 총력 영입은 최근 이뤄낸 성과를 잇기 위한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라운드8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P의 거짓'은 기본 액션도 호평이지만, '피노키오'의 잔혹동화 재해석을 통해 소울라이크 중 독보적인 내러티브를 완성해 더욱 큰 존재감을 뽐냈다.

P의 거짓 권병수 내러티브기획팀장 역시 작가 출신이며, 과거 자신의 소설에서 치밀하면서 깊은 이야기로 지지를 받은 바 있다. 그리고 잘 짜인 세계관과 서사는 단기 흥행을 넘어 팬덤과 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네오위즈가 내러티브의 힘을 실감했을 또다른 계기는 '산나비'다. 자사 개발이 아니고 퍼블리싱과 지원을 실시한 인디 게임이지만, 액션 게임임에도 훌륭한 연출력과 내러티브로 폭발적인 화제와 팬덤을 만들어냈다. 최근 텀블벅에 실시한 산나비 한정판 아트웍스 펀딩은 모금액 11억(11000%)을 돌파하면서 펀딩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당장 매출을 잘 내는 장르의 개발자가 대우받아온 게임계에서, 실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큰 인정과 지지를 받아온 개발자들이 네오위즈에 모이고 있다. 불어오는 업계 속에서도 유독 네오위즈의 약진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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