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배우 및 성우들, 영화 및 게임 제작에 AI 사용에 반대하며 파업 진행
SAG-AFTRA, AI 기반 음성 제작사와 계약 체결... 배우들 우려 표하는 중

(이미지 출처: 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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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및 게임 제작의 인공지능(AI) 활용 논란으로 불거진 갈등이 끝날 듯 끝나지 않는다.

시작은 작년 5월 시작된 미국 작가조합(Writers Guild of America)의 파업이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 시장이 종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업계의 처우는 열악해진 것에 더해 여기에 기존 작품들로 학습시킨 AI를 활용해 대본을 제작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고, 이에 작가들은 반기를 들었다.

여기에 16만 명의 배우들이 속한 미국의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갈등의 양상은 더욱 커졌다. 배우들 역시 생성형 AI를 활용한 ‘딥 페이크’로 자신들의 자리가 대체되는 것을 우려했다. 실제로 드라마 ‘설국열차’에선 드라마의 제작진이 AI를 학습시킨다는 목적을 숨기고 배우들에게 연기를 요구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문제는 이 파장이 게임 업계까지 번졌다는 것이다. 노먼 리더스, 메즈 미켈슨, 게리 올드만 등 여러 할리우드 배우들을 비롯해 게임 속 캐릭터를 전문으로 연기하는 배우와 성우 역시 노조에 가입되어 있으며, 이들 역시 게임 제작의 AI 활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후 작년 11월 9일 미국 배우·방송인 노조가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과의 잠정 합의를 승인하면서 논란이 소강되는 듯했다.

레플리카 스튜디오는 AI를 활용해 다양한 종류의 목소리를 제작하고 있다
레플리카 스튜디오는 AI를 활용해 다양한 종류의 목소리를 제작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9일 배우·방송인 노조가 AI 기반 음성 제작 회사 레플리카 스튜디오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논란은 삽시간에 커졌다. 노조는 이에 대해 “공정하고 윤리적인 계약에 따라 배우·방송인 노조원들과 협력해 게임 개발에 배우의 목소리를 복제하고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성우들에게 AI 활용에 대해 동의 혹은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배우들의 입장은 이와 다르다. 많은 성우들이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게임에 가장 많이 출연한 성우’로 기네스북에 오른 스티브 블룸(Steven Blum)은 자신의 SNS에서 배우·방송인 노조의 발표를 인용하며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표했다. ‘아바타: 라스트 에어벤더’의 성우인 그렉 볼드윈(Greg Baldwin) 역시 노조가 성우들을 “배신했다”는 강경한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그밖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이에 대해 강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의 AI 성우 활용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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