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본연 매력 간직한 채 시대 발맞춘 업데이트로 새로운 매력 선보여
꾸준한 업데이트에 유저 반응도 긍정적... 신규 및 복귀 유저 발길 이어져

옛말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20년 세월이 지나도 ‘이터널시티’ 속 2002년 중곡동의 풍경은 여전히 그대로다.

엠게임의 대표 MMORPG ‘이터널시티’가 올해로 서비스 20주년을 맞으며 장수 게임 반열에 그 이름을 올렸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대구에 살던 중학생 꼬마가 이터널시티를 처음 접했다. 남들 다 하는 게임은 질린다며, 한창 할만한 게임을 찾던 차였다. 한국의 과거와 미래를 넘나든다는 설정과 다른 게임에선 쉬이 볼 수 없는 좀비와 외계 생명체들의 자극적인 디자인, 그리고 이들을 각종 화기로 소탕한다는 판타지가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때는 몰랐다. 게임 속에서나 봤던 서울에서 8년 넘게 살게 될 줄은. 
그때는 몰랐다. 게임 속에서나 봤던 서울에서 8년 넘게 살게 될 줄은. 

하나 재미있는 점은 이터널시티 속 도시가 실제 서울이라는 것을 당시엔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당시 기자는 경상도에서 나고 자란 탓에 서울 구경이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고, 당연히 중곡동이니 종로니 하는 곳이 어딘지도 몰랐다. 자신의 캐릭터가 딛고 선 저 땅을 먼 훗날 직접 밟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얼마 전 15년 만에 이터널시티에 다시 접속했다. 익숙한 인트로 화면과 1개로 줄어든 서버를 지나 새로운 캐릭터로 게임을 시작하니, 고향처럼 반가운 훈련소의 풍경이 발길을 맞이한다.

초보 유저들을 위한 가이드북에서 게임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초보 유저들을 위한 가이드북에서 게임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바뀐 부분도 있다. 게임의 정취는 그대로지만, 20년 세월에 발맞춰 편의성은 대폭 개선됐다. 다소 투박했던 UI는 세련되게 변경됐고, 게임을 처음 접한 유저들을 위한 가이드도 마련됐다. 여기에 신규 및 복귀 유저 지원 이벤트도 활발하게 진행되어, 게임에 필요한 필수 장비들을 모두 지원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어릴 때는 선망의 대상이었던 오토바이와 코스튬도 처음으로 착용해봤다.

가이드를 따라 광진구청 지하 1층을 벗어나니 2002년 중곡동의 풍경이 그대로 남아있음을 다시금 실감했다. 여전히 광진구청 본관 앞은 사람으로 시끌벅적했고,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곳곳에서 담소를 나누는 유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던데, 강산이 두 번 바뀔 동안에도 이터널시티 속 2002년 중곡동은 여전히 그대로다.

오히려 20년이라는 시간은 이터널시티에게 새로운 옷을 선물했다. 중곡동 지하주차장의 괴생명체 퇴치, 용곡중학교를 점령한 불량배 무리 소탕 같은 기존 콘텐츠는 유지하면서, 신규 어설트나 레이드, 캠페인 등의 콘텐츠를 기존의 매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추가한 것이다. 덕분에 완전히 달라졌다는 인상에서 오는 거부감 대신 바뀌지 않은 요소에서 오는 친숙함과 새로운 요소가 주는 신선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여기엔 이터널시티 고유의 탄탄한 세계관이 크게 기여했다. 2002년 중곡동에서 시작해서 2003년의 종로, 1895년 을미사변의 현장 등 여러 시간과 공간을 오가는 ‘페러렐 월드’라는 설정이 게임 내 콘텐츠에 당위성을 부여했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특징과 이야기를 가진 콘텐츠가 비롯됐다.

어릴 적 기자를 괴롭히던 용곡중학교의 불량배들도 이제는 화염방사기 한 방이다.
어릴 적 기자를 괴롭히던 용곡중학교의 불량배들도 이제는 화염방사기 한 방이다.

덕분에 게임을 향한 신규 및 복귀 유저의 발길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기자도 우연히 같은 시기에 게임을 시작한 유저를 만나 함께 한강둔치와 시티타워 어설트를 소탕하고, 엄청난 분량을 자랑하는 2002년 캠페인 콘텐츠도 함께 진행했다.

흔히들 “추억의 게임은 추억 속에 묻어두라”는 말을 종종 한다. 추억에 젖어 게임을 다시 접했다가 너무도 달라진 게임에 아쉬움을 표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하지만 이터널시티는 그저 추억 속에 묻어두기엔 아쉽다. 20년 서비스로 다져진 탄탄한 베이스 위에 새로운 맛의 소스가 계속해서 더해지니 언제 꺼내 먹어도 좋은 ‘맛있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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