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게임스튜디오의 서브컬처 신작, 캐릭터 모델링과 모션부터 깊은 인상
'원신' 떠올리게 하는 시스템 속, 고유의 연출력으로 정체성 유지
진한 일본 애니 감성, 조금 굵은 화풍은 취향차 있을 수도

[게임플] 한국 서브컬처의 복병이었다. 이제는 선봉장 수준까지 올랐다.

빅게임스튜디오가 지스타 2023 부스를 통해 '브레이커스' 공개 시연을 실시했다. '블랙클로버 모바일'로 특출난 애니메이션풍 그래픽을 보여준 개발사다. 이들이 자체 세계관을 세워 만들어내는 대형 IP 데뷔작은 관심이 쏠리는 것이 당연했다. 

'브레이커스'는 세상을 되돌리기 위해 잠공정을 타고 신들의 서고로 향하는 '브레이커'들의 모험 스토리를 그린 액션 RPG다. 개성 있는 캐릭터들과 파티를 구성해 재미있는 연계 전투와 화려한 스킬 연출을 담아낸다.

지스타 시연은 주인공 카이토가 프라우스라는 적과 전투를 치르면서 시작한다. 이어 유적 탐험 과정에서 리즈, 시온 등 동료를 만나 싸운 뒤 잠공정에서 합류하는 파트를 다룬다. 게임 극초반으로 추정된다. 

주인공은 '해금자'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하며, 무엇이든 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언급된다.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려 움직이는 듯한 심리 묘사도 함께 드러난다. 동료를 하나둘 만나고 신들의 서고를 목적지로 하는 과정이 부드럽게 전개된다.

스토리 이벤트에서 나타난 특징은 보편적인 일본 서브컬처 애니메이션 감성이 매우 강하다는 것. 인물 동작이나 연출, 유머 씬도 조금씩 과장되고 유쾌한 기법이 자주 사용된다. '일본 게임보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잘 구현한 한국게임'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 정도다.

캐릭터 모델링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다. 빅게임스튜디오는 '블랙클로버'에서 이미 카룬 렌더링 퀄리티를 입증했지만, 브레이커스는 표정 변화나 모션 다양성에서 더욱 진화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액션 손맛, 고유 필살기 연출은 최상급이라고 할 만하다. 

배경은 두고 볼 필요가 있다. 동료 중 리즈의 패시브에 '벽타기'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시연 구간에서는 이용해볼 수 없었다. 배경 디테일과 상호작용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나중 체험으로 미뤄야 할 듯하다.

자료화면은 일본 버전 제공으로, 지스타는 물론 한국어로 시연된다
자료화면은 일본 버전 제공으로, 지스타는 물론 한국어로 시연된다

호요버스 '원신'을 래퍼런스로 시스템이 제작된 흔적은 많이 보인다. 파티원을 교체하면서 한 명씩 싸우고, 전투 스킬(E)로 강력한 효과를 연계하며 화려한 필살기(Q)가 존재한다. 전투 UI도 전체적으로 비슷하다. 다른 점이라면 차지 강공격이나 점프는 없다.

모험 레벨과 월드 레벨 개념도 가져왔다. 퀘스트와 콘텐츠를 진행하면서 레벨이 오르고, 특정 구간에서 월드 레벨을 올려 난이도와 보상이 함께 오르는 방식으로 보인다. 과금 없이도 자신의 환경에 맞는 난이도로 스토리를 모두 볼 수 있어 유저들에게 호응 높은 시스템이다. 

독자적으로 구축한 시스템도 몇 있다. 갑옷 개념이 대표적이다. 장갑을 두른 적은 특정 동료들이 가진 갑옷 파괴 스킬로 게이지를 없앤 뒤 제대로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밖에도 적 특성에 따라 최적의 캐릭터를 기용하는 재미가 있다. 다만 관련 스킬 보유 캐릭터의 편성이 강제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든다. 

전투는 수동으로 진행하지만 자동이동은 있다. 편의성 면에서 괜찮은 절충안이다. 맵을 돌아다니다가 보물상자를 발견하고, 특정 식물을 채집하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게임 속에 대장간이나 제작 등 메뉴도 존재했는데, 향후 채집을 통한 여러 콘텐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보다는 취향이 갈릴 듯한 영역이 조금 있다. 진하게 드러나는 일본 애니 감성, 외곽선을 진하게 그려낸 화풍은 마니아들을 유치하기 좋은 동시에 장벽이 되기도 한다. 그밖에 점프가 없다는 점이 아쉽기도 하다.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게임 속에서 캐릭터 디자인이 인상적인 '시온'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게임 속에서 캐릭터 디자인이 인상적인 '시온'

브레이커스는 기대 이상의 퀄리티 진화로 가능성을 보였다. 원신 등 흥행 서브컬처 게임을 래퍼런스 삼은 흔적이 많지만, 고유의 디자인을 잃지 않는다. 연출력 역시 경쟁력이 있다. 앞으로 과제는 익숙한 시스템 속에서 얼마나 고유의 재미를 창출하느냐다.

지금 퀄리티대로 콘텐츠와 스토리를 풍부하게 완성할 수 있다면, 한국 서브컬처 게임의 지형이 바뀔 가능성도 보인다. 글로벌 시장 돌풍을 향해 나아가는 빅게임스튜디오의 진화를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