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게임판타지' 서브컬처 활용한 스토리 진행 인상적
연맹 중심 게임 플레이... 과금보다 꾸준한 접속과 참여가 중요

[게임플] 넷마블의 신작 MMORTS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이하 그랜드크로스)’는 전략 시뮬레이션(SLG)과 RTS 장르에 익숙지 않은 유저에게도 ‘기대 이상’의 재미를 선사한다. 스토리와 운영, 전투 등 여러 요소에서 입문의 허들을 낮추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기자는 ‘부족전쟁’과 ‘문명’ 시리즈에서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의 무시무시한 중독성을 실감한 이후, 한동안 시뮬레이션 장르와 담을 쌓았다.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이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도 굴하지 않았던 기자는 그랜드크로스로 첫 모바일 시뮬레이션 게임의 이력을 채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랜드크로스는 기대 이상으로 재밌는 게임이다. 유저 간 경쟁이 중심이 되는 게임인 만큼, 전략 시뮬레이션 특유의 난이도와 경쟁을 부추기는 BM 등을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예상외로 그 허들은 낮았으며, 이와 함께 장르의 중독성도 놓치지 않았다.

그랜드크로스의 스토리는 ‘이세계’와 ‘게임 판타지’라는 서브컬처 요소를 적절하게 활용했다. 주인공 유진과 미오는 서로 다른 세계를 잇는 전대미문의 현상 ‘그랜드크로스’로 인해 게임 속 게임 ‘스카이나 더 브레이브’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

게임은 스카이나 더 브레이브에 통달한 유진의 입을 빌려 플레이어가 밟아나가야 할 과정들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왕국에 언제, 어떤 위기가 찾아올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유진의 지시를 따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게임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파악할 수 있다. 그렇게 준비를 마쳐갈 때면, 주인공 일행보다 먼저 이세계를 찾아온 악역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이후 유저가 연맹에 가입하면 본격적인 시뮬레이션 게임이 시작된다. 달리 말하면, 연맹에 가입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게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기자는 얼떨결에 다른 연맹과 순위권을 두고 다툴 정도로 큰 규모의 연맹에 들어가게 됐다.

전투를 위해선 보병, 궁병, 기병, 공병 등 총 4종의 병사들을 꾸준하게 생성하고, 이들과 함께 성 외부의 몬스터를 처치해 영웅을 성장시켜야 한다. 영웅을 성장시키면 재능 스탯을 통해 영웅에게 유용한 효과를 부여할 수도 있고, 영웅이 사용하는 스킬도 강화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투를 전략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다.

성 외부에는 자원을 채집할 수 있는 지점도 존재해, 여기로 영웅과 병사를 파견해 자원을 모을 수도 있다. 몬스터는 끊임없이 생성되지만, 채집 자원의 수는 지역별로 한정된다. 연맹이 클수록 점령할 수 있는 지역도 커지면서, 점령지 내 자원 지점 수 역시 늘어나기에 연맹은 최대한 몸집을 불려 점령지의 크기를 늘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연맹 간 불화가 생기기도 한다. 한번은 인근 연맹이 지역 자원을 노리고 연맹원을 공격하면서 전면전이 발발했다. 전 세계 유저가 함께 모인 탓에 밤낮없이 실시간으로 이어지던 대립은 얼마 전 대규모 총공세에서 적 연맹 수장의 성이 함락하면서 마무리됐다. 이후 우리 연맹은 한국 대표 연맹과 함께 협력 관계를 맺으며 안정기에 들어섰다.

이러한 일련의 치열한 과정에서도 결제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유료 재화인 보석은 영웅을 뽑거나 생산 시간을 단축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그런데 생산 시간은 꾸준히 접속하면 해결되는 문제이며, 영웅의 경우 최고 등급인 전설 등급이 아니더라도 고유 등급 영웅으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 오히려 전설 등급 영웅은 성장이 어려우며, 특정 콘텐츠에선 사용이 불가능하기에 고유 등급 중심의 운영이 더욱 중요했다.

중요한 건 지속적인 참여였다. 꾸준히 게임에 접속해 연맹원에게 도움을 주고, 건축과 생산 등에 집중하면서 성장을 이어가니 게임 진행에 막히는 구간은 없었다. 짧은 기간 동안 진행되는 성장 지원 이벤트 덕분에 열심히 참여하면 충분한 보상을 얻어갈 수도 있었다.

얼마 전 연맹원들을 끈질기게 괴롭히던 유저의 성을 모든 연맹원이 힘을 합쳐 공격해 함락시켰던 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각지에서 모인 병력들과 압도적인 사이즈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타이탄’까지 총출동해 벌어지는 치열한 전투에서 한 명의 어엿한 연맹원으로서 활약해 승기를 거머쥐었을 때 느낀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왜 사람들이 시뮬레이션 장르에 열광하는지를 여실히 체감했다.

앞서도 밝혔듯, 그랜드크로스는 우려와는 다르게 진입의 허들이 높지 않다. 경쟁을 위한 과금 없이도 꾸준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성장의 능선 위를 걸을 수 있었다.

다만 PC 클라이언트의 부족한 조작감과 최적화 등 다소 아쉬운 부분도 실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랜드크로스는 시뮬레이션 게임의 묘미를 선사한 게임이었으며, 시간이 허락한다면 꾸준하게 즐기고 싶은 ‘기대 이상의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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