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부분 덜어낸 '전쟁', 그 자리에 섞은 '액션'과 '협력'의 밸런스

[게임플] 쉬워 보이는 길이지만, 매우 까다로운 변화가 공존한다. 

한국에서 모바일 지원 MMORPG 개발은 이제 현실적인 문제다. 여러 시스템과 BM으로 시도한 끝에, 한 가지만 살아남았다. 사냥 조작은 간략화하고 편리한 성장과 세력간 경쟁으로 끝없이 동기부여를 끌어내는 '전쟁 MMORPG'로 일원화된 것이다. 

6월 국내 모바일 통합 매출에서, 1위부터 6위까지는 모두 전쟁 MMORPG였다. 이 상황에서 게임사들이 시장논리를 버릴 이유도 없다. 중요한 것은 그 가운데 얼마나 발전하느냐, 그리고 무엇이 달라지느냐였다.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분명 많은 것이 달라져야 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이하 아레스)'는 차별화를 연신 강조했다. 기존 게임에서 변화하기 위한 키워드로는 SF판타지 세계관과 액션을 들었다. 개발사 세컨드다이브는 '다크어벤저' 시리즈로 액션에 자신감을 가진 개발진이 모인 곳이다.

일주일 동안 무과금으로 성장한 결과, '아레스'가 기존 MMORPG의 문법을 파격적으로 깬 것은 아니었다. 많은 부분 현실에 기대고 있다. 다만 생각보다 디테일은 꽤 많이 바뀌었다는 것과, 액션은 기존 틀에서 최대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 흔적이 보인다. 

기본 틀은 현재 정착된 모바일 MMORPG에서 출발한다. 게임의 메인 흐름과 성장 시스템, 필드 보스 등 부가적 콘텐츠는 큰 모험수를 두지 않았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장점은 모바일 환경의 그래픽과 최적화다. 보통 PC 플랫폼 그래픽을 사전에 내세우고, 출시 후 모바일 버전 비주얼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아레스는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SF 배경의 유려한 그래픽이 입증됐고, 옵션에 따른 구동 역시 쾌적하다.

반대로 PC 클라이언트에서 최적화가 아쉬운 부분이 조금씩 나타난다. 서버 문제와 오류도 초창기 종종 나타났다.  출시하자마자 개선 작업을 밝혔으니 빠른 해결을 기대할 수는 있겠다. 

자동사냥 기반 게임에서 액션도 살리기 위해서는 자동과 수동의 밸런스가 중요하다. 까다로운 과제지만, 이 점에서 아레스는 만족스럽다. 기본적으로 대상을 지정해 공격하지만, 스킬 히트 판정에 맞춰 여러 적에 영향을 미치거나 무빙만으로 공격을 흘리는 등 논타겟팅 액션의 본질은 지킨다.

필드에서 흔하게 사냥하는 몬스터도 강한 공격과 장판 공격을 구사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회피와 무빙을 섞으면 한결 편한 사냥이 가능하고, 특히 파견 콘텐츠는 컨트롤로 이득을 볼 여지가 많다. 슈트의 체인지 스킬 역시 타이밍을 잘 맞추면 강력한 패턴을 그대로 무시해버릴 수 있어 컨트롤 성취감이 크다.

그렇다고 자동으로 돌리면 지나치게 어려워지는 수준도 아니라, 여러 유저의 선택지를 강화했다고 판별할 수 있다. 성장에 집중하느냐, 혹은 수동 액션을 적절히 섞느냐는 유저 성향에 따라 결정 가능하다.

BM은 슈트, 오퍼레이터, 탈것의 3종 뽑기가 중심이다. 다만 패스 상품과 중저가 패키지 효율이 괜찮아 소과금 유저에게 소환권 수급은 넉넉한 편이다. 장기적인 과금 부담은 이 장르에서 최소한 몇 주는 더 지켜봐야 견적이 나오기 때문에 차후 평가가 필요하다.

슈트를 3종 장착해야 해서 과금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지만, 레벨을 올리면서 상위 등급 슈트를 기본적으로 계속 주고 기존 슈트의 승급도 가능하다. 오히려 성급하게 슈트를 뽑지 말고 차근차근 인게임 수급 소환만 사용하는 방향이 효율이 좋다. 무과금도 A급 슈트 수급이 원활해 일단 S급 승급까지 편안하게 노릴 수 있다.

사냥 요구치도 기존 게임에 비해 낮다. 대부분 명중이나 방어력 등 과금 장벽을 올리는 사냥 필수 스탯이 존재한 반면, 아레스는 명중 개념이 아예 없다. 방어력은 인게임에서 편하게 올리는 여러 내구성 스탯으로 분산되어 있다. 이 역시 골고루 올리는 대로 효과가 나타난다. 스탯을 과금으로 파는 강도가 심하지 않다는 의미다. 

향후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 방향성이다. 모든 게임에서 과금 부담은 단순한 상품 가격보다도 경쟁 강도에서 갈린다. 확률형 아이템이 대여섯 종류가 있어도 경쟁이 덜하면 과금 없이 편하게 플레이한다. 

아레스도 사냥터 통제는 가능하다. 기자가 있는 이오1 서버는 통제는 없지만, 특정 지역에서 '막피'를 당한 경험과 제보는 많다. 그밖에 서버 중 상위 길드가 공식적인 통제를 선언한 곳도 몇 있다. 보통 모리아 기지 보스와 사냥에서 분쟁이 많이 생긴다. 싸움을 최대한 피하고 싶다면 서버 선택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하지만 기존 게임처럼 대부분 지역에서 통제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 필드는 PvP가 불가능한 평화 지역이 생각보다 많아 평소 사냥을 돌리기에 힘겨운 점은 없다. 문제는 보스전에서 생기는 분쟁인데, 이 점에서 보상과 대안 밸런스를 어떻게 맞추느냐가 앞으로 운영이 맡을 임무다. 

예고한 대로 경쟁을 피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다른 게임보다 많다. 순수하게 파티 플레이로 입장하는 레이드가 있고, 혼자 컨트롤로 헤쳐나가는 곳들도 꾸준하게 많은 보상을 준다. 원하는 방향으로 즐기기에 문제가 비교적 적은 시스템이다. 

슈트와 탈것을 깔맞춤하고 필드 보스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
슈트와 탈것을 깔맞춤하고 필드 보스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

현실적인 선에서 전투와 협력의 밸런스는 현재 만족스럽다. '전쟁'을 일정 부분 덜어내고 그 자리에 '액션'과 자유로운 콘텐츠를 섞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SF'라서 가능한 플레이 경험은 몇 없다는 것이다. 메인 퀘스트 특정 이벤트에서만 조금씩 즐길 수 있다.

퀘스트 수행 과정에서, SF 세계에서 굳이 직접 달려가 만나고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메인 퀘스트에서는 주요 NPC와 원거리 통신도 잘 실행하고 있다. 물건을 전해줘야 할 경우는 만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가디언 임무 정도는 충분히 원격으로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밖에도 디테일에서 여러 장점은 있다. 최초 캐릭터부터 시작해 슈트 디자인 등 외형 커스터마이징은 손꼽힐 만큼 자유롭다. 가디언 타워 등에서 만나는 다른 유저들의 비주얼 역시 충분히 다채롭다. 또 UI 디자인과 편의성 등 여러 분야에서 고민하고 만들었다는 흔적은 있다.

기존 전쟁 MMORPG를 꾸준히 즐겨온 유저라면 아레스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특히 액션과 타격감 부분이 불만이었을 경우 딱 들어맞을 게임이다. 반면 SF를 활용한 플레이나 PC-콘솔급 깊이 있는 조작을 원한다면 어울리는 게임이 아니다. 

아레스는 시장성을 고려한 트렌드를 기반으로, 차별화를 위해 고유 디테일을 배치한 절충안 포지션을 취한다. 서비스 초반 정체성은 선명하게 빛나고 있다. 남은 과제는 운영 차별화다. 거대한 SF 세계의 밸런스를 긴 시간 맞춰나가는 게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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