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플]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막내사원이 게임사 브랜드를 이끌기 시작했다.

대중들이 엔씨소프트에 가지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굵직한 대형 MMORPG, 집행검 같은 화려한 무기, 다이노스 야구단 등이 주로 꼽힌다. 그 가운데 혜성처럼 등장한 캐릭터 '도구리'가 엔씨 이미지에 '반전매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도구리가 처음 탄생한 장소는 엔씨 내부 캐릭터프로덕션실, 다른 이름으로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644'로 불리는 곳이다. 2021년 1월 '리니지2M' 속 '도둑 너구리' 몬스터를 모티브로 도구리 캐릭터를 선보인 것이 시작이었다. 

도구리의 특징은 통통한 꼬리와 멍한 눈동자, 찹쌀떡을 닮은 입 모양이다. 644 스튜디오는 수많은 시안을 거친 끝에 최종 비주얼을 탄생시켰고, 여기에 게임 속 뉴비라는 콘셉트와 구체적인 스토리를 함께 담아내는 노력을 기울였다. 

도구리에 담긴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 게임 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뉴비'의 이미지를 반영한다는 것. 사회초년생, 막내 등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하는 이들을 향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젊은 층에서 인지도를 쌓아왔다. 

도구리 브랜드는 총 4종의 캐릭터로 구성되어 있다. 도구리, 석재, 목재, 원단 순으로 세계관 속 직급이 올라가면서 각각의 세대를 대변한다. 그중 도구리는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굿즈, 이모티콘, 온-오프라인 캠페인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며 캐릭터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도구리 브랜드 확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결과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편의점 CU와 제휴를 통해 선보인 콜라보레이션 상품이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개를 돌파한 것. 

‘달달구리한 월급빵’ 등 사회초년생의 유쾌한 문구를 담은 콜라보 상품 15종과 함께,  ‘도구리의 직장생활’ 스티커팩 4종도 함께 랜덤으로 공개해 시선을 끌었다. 특히 편의점 내 유부초밥, 샌드위치, 핫도그 등 카테고리에서 도구리 상품이 장기간 매출 1위를 유지하는 쾌거를 보이기도 했다.

도구리 열풍에서 이런 공감대 형성 문구는 핵심 비결로 자리잡았다. 사무실에서 주변을 살필 수 있는 ‘호시탐탐 눈치 거울’,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말랑 인형’ 등 젊은 직장인에게 유용한 이색 제품이 굿즈로 등장했다.

특히 ‘넵 알겠습니다(모르겄는디)’ 티셔츠는 앞면과 뒷면이 정반대 메시지로 대비되는 재치가 빛을 발했다. 사회 생활을 유쾌하게 풀어낸 점으로 유명세를 타며, 출시 이틀 만에 물량이 모두 매진되고 꾸준한 인기를 바탕으로 총 8차례 재발매됐다.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선보인 ‘막내클럽 웰컴키트’는 펀딩 시작 후 목표액보다 높은 227%를 달성했다. 막내들을 응원하는 의미를 담은 굿즈로, 전화 통화 멘트와 예절이 적힌 ‘전화 컨닝 마우스 패드’, 여러 조언이 담긴 ‘솔루션 스티커’ 등 재치 있는 구성품이 화제가 됐다.

지난해 11월 오픈한 첫 번째 팝업스토어 '도구리 오피스'도 성황을 이뤘다. 도구리가 근무하는 사무실을 콘셉트로 구현했으며, 13일 동안 일평균 3,000명이 방문하면서 총 4만 명에 달하는 방문객 기록을 세웠다. 

올해 4월 성수동에서 운영했던 '도구리 포춘살롱' 팝업스토어는 아이디어와 관객 호응이 모두 돋보였다. 신규 굿즈 ‘도구리 메이저 타로코드’ 출시를 기념해 도구리가 직장운세를 봐주는 콘셉트로 볼 거리와 재미를 더했다. 특히 현장에서 진행한 ‘족집게 직장운세 상담’ 이벤트는 예약 오픈 하루만에 조기 마감하는 열기를 보였다. 

도구리의 전진은 코엑스로 향한다. 지난 3일, 엔씨는 스타필드 코엑스몰 지하 1층에  ‘도구리 오피스: 막내사원 오리엔테이션’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스토어는 5월 16일까지 2주간 운영된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신입사원을 맞이하는 오리엔테이션 콘셉트로 마련됐다. 도구리가 근무하는 644컴퍼니 오피스와 공장을 오프라인으로 구현해 사과 공장 실습, 신제품 기획 등  업무를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했다. 도구리 신규 굿즈 15종, 특정 시간에 방문하는 도구리 인형탈과 포토 타임도 인기 요소였다. 

리니지2M 속 작은 몬스터였던 도둑너구리가 캐릭터의 옷을 입었다. 이 캐릭터는 굿즈 사업의 슈퍼 루키가 됐다. 대중들에게 귀엽고 즐거운 공감대를 형성하고, 기업 이미지를 새롭게 새기고 있다. 이제 캐릭터 사업에서도 역량을 가진 엔씨가 다음으로 선보일 귀여움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