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온-오프라인 취소, 행사 방향성 변경 요구돼

[게임플]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인 'E3'가 올해도 열리지 않는다.

E3를 주최하는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는 E3 2023의 오프라인 및 온라인 행사를 모두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E3 2023은 당초 6월 13일부터 16일까지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E3는 세계 3대 게임쇼 가운데서도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행사로 자리매김해왔으며, 1995년부터 매년 6월 개최로 전 세계 게이머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휴식을 가졌으며, 2021년 온라인으로 복귀했으나 이후 2년 연속 취소를 맞이하게 됐다.

E3의 위기는 나머지 3대 게임쇼들과 다른 결을 그린다. 게임스컴과 도쿄게임쇼(TGS)는 코로나19 기간 온라인을 통한 신작 발표로 이목을 끌었고, 팬데믹 종료 뒤에도 준수한 규모로 오프라인 행사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E3는 2021년 온라인 귀환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참여사 상당수의 부실한 발표 내용이 도마 위에 올랐고, 코나미 등 행사 직전 이탈하는 업체도 생겨나면서 팬데믹으로 인한 개발 파행이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2022년에 이어 올해 역시 소니, 엑스박스, 닌텐도 등 핵심 플랫폼 홀더들이 일제히 이탈하는 동시에 유비소프트와 같은 단골 업체마저 한 발 물러서면서 취소가 가시화된 바 있다.

2019년 이후 오프라인 행사를 재개하지 못하는 E3 
2019년 이후 오프라인 행사를 재개하지 못하는 E3 

E3가 2년 연속 취소를 맞이한 이유 중 하나는 팬데믹 기간 동안 주요 게임사들의 자체 발표회 정착이 꼽힌다. 콘솔 플랫폼들은 물론, 그밖의 크고 작은 게임사가 정기적인 온라인 쇼케이스로 기대 이상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게임사들이 비싼 비용을 감수하면서 오프라인 게임쇼에 참석할 명분을 잃었고, 다른 글로벌 게임쇼에 비해 빠른 6월이라는 일정도 빌드 개발 과정에서 부담으로 다가왔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일반 관객 참여가 어렵고 업계 관계자간 B2B가 중심인 E3만의 특징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게임쇼들이 일반 게이머들의 볼 거리를 자극하는 편성으로 활로를 찾은 반면, 적극적으로 업계가 참여할 매력이 사라지자 장점이 퇴색됐다는 이유다.

E3가 힘을 급격히 잃으면서 세계 게임쇼 구도에도 큰 변화가 예고된다. 8월 게임스컴, 9월 TGS의 양대 게임쇼는 순조로운 준비를 진행 중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차이나조이와 타이베이 게임쇼 등 새로운 대안이 성장했으며, 프랑스의 파리 게임 위크도 강력한 신흥 게임쇼로 떠오르고 있다.

E3가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행사 포맷과 방향성에 대대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탠리 피에르-루이스 ESA 회장 겸 CEO는 외신을 통해 "변화하는 개발 환경 속에서 업계가 원하는 게임쇼의 모습이 바뀌고 있으며, 요구에 맞춰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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