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그릿사 제작진의 차기작, 높은 기대치에 걸맞은 완성도 선보여

[게임플] ‘랑그릿사’의 경험 때문일까. 비공개 테스트 버전임에도 ‘아르케랜드’는 탄탄한 완성도를 갖췄다. 

모바일 SRPG 유저들에게 즈룽 게임즈는 익숙한 이름이다. 2019년 국내 출시된 랑그릿사 모바일은 예측을 깨고 앱마켓 모바일 게임 매출차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흥행에는 원작의 요소도 있었지만 SRPG의 완성도 측면에서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부분이 주효했다.

이러한 배경 아래, 랑그릿사 제작진이 4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차기작에 대한 기대치는 출시 전부터 높게 형성됐다. 특히 오리지널 IP를 활용했기에, 게임의 첫 인상은 온전히 즈룽 게임즈의 기획력과 제작 능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과 다름없었다. 

아르케랜드는 기억을 잃은 유저가 제국에 쫒기던 ‘아비아’를 구해주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구체적인 배경 설명 없이 즉시 튜토리얼 단계에 접어들어, 플레이 템포가 다소 빠르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메인 스토리와 캐릭터간의 대화를 통해 세계관에 대한 정보는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었다. 

튜토리얼 단계에서 느낀 첫 인상은 ‘세련됨’이다. 전작 랑그릿사를 경험한 유저라면 3D로 제작된 그래픽에 다소 어색함마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퀄리티가 좋다. 그렇다 해서 과할 정도로 화려하지도 않다. 공격과 스킬 사용에서 엿볼 수 있는 연출은 캐릭터의 개성을 드러낼 정도의 수준으로 맞춰져 있다. 

게임의 구조 또한 이질적이지 않다. SRPG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해본 유저라면 누구나 쉽게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다. 상성에 따라 추가 피해를 입하는 시스템과 직업별 특성을 활용한 공략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인 SRPG와 마찬가지로 각 스테이지별 조건을 상성과 직업 특성을 고려해서 클리어하면 된다. 

그렇다 해서 난이도가 무난하진 않다. 메인 스토리 초반 구간임에도 상성과 직업 특성을 활용해야 하는 순간이 여럿 등장한다. 또한 반격 범위에서 공격했다가 역으로 제압당하는 경우라던지, 공격 이후에도 추가 행동을 할 수 있는 추격 등의 특성이 발동되는 등의 변수들이 존재한다. 

특히 직업 특성과 캐릭터별 스킬이 어우러지면서, 전략의 폭은 더욱 늘어난다. 턴제 전투 특성상 상대 턴에 어떤 아군 캐릭터가 공격당할지 알 수 없어 수를 읽어야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세련된 그래픽으로 정돈되어 있을지라도, 게임의 재미는 과거 고전 SRPG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외에도 즈룽 게임즈의 노하우를 체감한 부분은 따로 있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다. 아르케랜드에는 SRPG 특유의 재미를 강화할 다양한 시스템과 기믹들이 포함되어 있다. 때문에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러한 진입장벽을 낮추기위한 배려들이 돋보인다. 

가령 속성별 상성은 전투 도중에도 파악할 수 있지만 이와 별개로 캐릭터를 클릭만 해도 상대 캐릭터와의 우열관계가 보인다. 여기에 무르기 기능과 시점 조절, 다음 행동을 확정하기 전까지 자유롭게 이동 가능한 시스템 등 한결 여유롭게 SRPG를 즐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 있다. 

캐릭터 육성 또한 간단하다. 수집형 RPG처럼 캐릭터와 장비 뽑기가 존재하고 이들에게 경험치를 먹이는 방식이다. 캐릭터와 장비 등급은 R부터 SSR까지 나뉘어 있으며, 기간마다 한정 뽑기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식 출시 전까지 보강해야할 부분은 한국어 더빙이다. 국내 성우진들의 음성을 입힌 캐릭터들의 목소리는 튜토리얼과 극초반 메인 스토리 구간 몰입도를 높인다. 하지만 특정 구간을 지나면 주인공과 주변 핵심 인물들의 목소리마저 전혀 들리지 않게 된다. 또한 플레이에 문제는 되지 않더라도 텍스트의 줄바꿈도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다. 

이러한 부분들은 게임의 높은 완성도에 비하면 사소하게 느껴진다. 퀄리티는 정식 출시 일정을 가늠케 할 정도로 준수하고 수정 사항 또한 남은 기간동안 충분히 수정할 수 있는 가벼운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오리저널 IP라는 도전이 있었지만 그래픽에서 일신된 모습을 보여줬고 가장 중요한 SRPG로서의 게임성도 탄탄하다. 물론 대작 규모를 자랑하는 최근 신작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인지도가 높은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웰메이드 SRPG에 목말랐던 유저에게 아르케랜드는 만족도 높은 기대작이 될 수 있다. 

송진원 기자
유저가 사랑하는 게임의 재미를 널리 알리겠습니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