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감성과 액션 계승, PC-모바일 플랫폼으로 승화

[게임플] 익히 알고 떠올리던 그 맛이다.

'토치라이트'는 한때 신흥 강자였고, 어느새 '근본'의 이름이 됐다. 그중에서도 2012년 출시된 '토치라이트 2'는 세계적인 흥행작이었다. 당시 스팀 추천게임에서 그 이름은 고정으로 자리잡았고, '디아블로' 아류작을 넘어선 고유의 분위기를 탄생시켰다.

핵앤슬래시 장르는 파밍과 액션 손맛을 미덕으로 삼는다. 반복해서 플레이해도 재미있어야 하고, 성장에 따라 전투의 짜릿함이 더해져야 한다. 토치라이트는 매번 새로운 액션을 구현하는 데 성공한 IP였다. 동화적 모델링이 한 스푼 가미된 스팀펑크 판타지 세계관도 마냥 어둡지만은 않아 접근성이 높았다. 

그리고 '토치라이트 인피니트'가 IP의 부활을 알리며 등장했다. 개발사 겸 퍼블리셔는 XD.inc. 한때 공중분해 위기까지 몰렸던 라이센스를 이어받아 전작 게임에 충실한 완성도를 목표로 만들어졌다. PC와 모바일에서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지난 5일 열린 토치라이트 인피니트 CBT는 그들만의 핵앤슬래시가 부활할 수 있을지 살펴보는 기회였다. 다행히도, 개발사는 유저들이 토치라이트에서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토치라이트 인피니트는 토치라이트 2에서 200년이 지난 세계를 그린다. 유저는 토치라이트 팀원 중 하나가 되어 세계에 닥친 재난을 막기 위한 모험을 떠나게 된다. 

최근작인 '토치라이트 3'을 기준으로 PC 버전 그래픽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대신 그 비주얼이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그대로 구현된다. 결론적으로 모바일 기준에서는 굉장히 준수한 그래픽과 연출력을 보여준다. 

익숙한 토치라이트의 분위기 속에서, 기존에 알던 느낌의 캐릭터와 스킬 구성도 여러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최고 장점 중 하나였던 조작감도 충실하게 살아난다. 적을 쓸어담기 최적의 위치를 찾은 뒤 스킬을 한 번에 돌리면서 녹여버리던 그 느낌이다. 

게임에 새로 붙은 부제인 '인피니트'는 스킬과 재능을 익혀나갈수록 체감하게 된다. 히어로마다 다양한 재능과 수백 종류의 스킬을 얻어 장착할 수 있다. 재능과 스킬은 언제든 초기화하거나 변경하기 쉽다. 잡몹 처리에 특화된 세팅, 단일 공격이 강력한 세팅 등 무한한 조합을 섞어가면서 완전히 다른 플레이를 펼치는 플레이가 펼쳐진다.

게임 바깥에서 공략을 뒤지지 않아도 된다. 전투정보실을 통해 히어로마다 가장 많은 유저가 쓴 스킬을 퍼센티지 통계로 알아볼 수 있다. 스킬별 보조 스킬에 대한 개별 통계도 모두 출력된다. 처음엔 남들이 쓰는 조합을 따라 쓰다가, 게임에 익숙해질수록 획득 아이템에 따른 나만의 조합을 찾아가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토치라이트 인피니트의 또다른 장점은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싱글 게임처럼 시간 날 때 조금씩 플레이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시스템이다. 거점을 제외하면 굳이 다른 유저와 마주쳐야 할 필요도 없다. 수동 조작으로 플레이해야 하므로 피로도 안배를 위해서도 이런 시스템은 반갑다. 

굉장히 편리하게 참고할 수 있는 전투정보실
굉장히 편리하게 참고할 수 있는 전투정보실

모바일 플랫폼 소식에 우려가 들었던 과금모델도 부담이 없어 보인다. 모든 플레이는 무과금의 성장곡선에 맞춰져 있다. 코스튬이나 무기와 발자국 등 꾸미기 아이템 위주로 판매하는데, 오히려 수익성이 괜찮을까 걱정이 들 정도다. 정식 출시 후 매력적인 비주얼의 스킨을 많이 만나게 되길 기대한다.

정식 출시까지 다듬어야 할 부분은 한국어 번역이다. 아직은 테스트 기간에 맞춰 지극히 기본적인 수준으로 한국어를 지원한다. 오타와 맞춤법 오류도 많고, 캐릭터별 반말과 존대가 정립되지 않은 경우도 흔하다. 줄바꿈이나 UI 출력 텍스트에서도 다듬을 부분이 많다.

그래도 이런 문제점은 인게임 완성도와 직결되지 않는다. 게임 퀄리티는 이미 합격점까지 끌어올렸고, 현지화는 출시까지 남은 기간 동안 다듬기 충분한 요소이기 때문. 텍스트와 음성만 충실히 보강해 출시하면 쾌적한 플레이는 보장된 게임이다. 
 

사실, 토치라이트 인피니트는 크게 기대한 게임이 아니었다. IP의 최근 화제가 사그러드는 듯했고, 개발 주체가 바뀌면서 사전에 크게 신뢰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이번 CBT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충분했다. 

플랫폼 한계를 뛰어넘어 그래픽 면에서 선방했고, 가장 중요했던 액션의 맛을 최대한 온전히 살렸다. 모바일 조작감도 문제가 없어서 편의성은 한결 좋아졌다. 전체 게임 중에서 엄청난 대작은 아니지만, 핵앤슬래시를 기다려온 유저에게 이 게임은 알찬 기대작이다.

잠시 잊고 있던 '토치라이트'의 재미가 살아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토치라이트 인피니트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답변을 남긴다.

‘토치라이트: 인피니트’는 CBT와 함께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공식 홈페이지디스코드 채널탭탭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CBT 피드백을 바탕으로 완성된 모습을 빨리 만나볼 수 있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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