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는 전략적, 수동 조작은 재미있고 쉽게, 유저 편의성은 높게

[게임플] 소환수들과 보낸 첫 하루는 따뜻했다.

컴투스 신작 MMORPG '서너머즈 워: 크로니클(이하 크로니클)'이 16일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서머너즈 워 IP로 선보이는 최초의 대형 MMORPG다. 원작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서구권을 비롯한 글로벌 대흥행으로 누적 다운로드 1억 5천만을 넘긴 만큼 세계적인 관심이 뒤를 따랐다.

모바일 외에도 컴투스 플랫폼 하이브를 이용해 PC 버전 접속이 가능했고, 독립적 플랫폼으로 해석해도 될 만큼 깔끔한 최적화를 자랑했다. 현존 거의 모든 모니터 해상도를 지원하며, 결제 역시 PC에서 별도로 가능해 멀티플랫폼 본연의 기능을 한다.

플레이 시작과 함께 느껴진 감성은 모험, 그리고 동화였다. 프롤로그부터 시작해 스토리 진행 곳곳에서 유려한 애니메이션으로 주요 연출을 표현하고, 어떤 내용은 짧은 문구로 요약하면서 빠르게 진행하는 등 완급 조절이 돋보인다. 

스토리를 스킵하는 비중이 높은 MMORPG에서 최대한 볼거리를 갖추고 내용을 전달하려는 배려로 읽힌다. 실제로 빠른 진행을 위해 어떤 부분은 대충 보면서 넘기기도 했지만, 컷신과 중요한 순간 대사만으로도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 파악에 큰 문제가 없었다. 

사실, 그래픽은 걱정을 많이 한 요소였다. 원작부터 그래픽으로 승부하는 게임은 아니었고, 최근 화려한 비주얼로 무장한 MMORPG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서머너즈 워'만의 방식으로 정면돌파를 한 모습은 좋게 평가할 만하다. 특유의 소환수 모델링을 오픈월드 속에서 그대로 느끼도록 개편하고, 월드 디자인을 대중적인 동화풍으로 아름답게 꾸미면서 만족감을 이끌어낸다. 엄청난 기술력보다는 섬세함에서 열쇠를 찾아낸 것이다.

그... 여러분 말 믿고 출발해도 되죠?
그... 여러분 말 믿고 출발해도 되죠?

선별 소환은 최대한 원하는 소환수를 얻어갈 수 있어 매력적이면서도, 그 자체로 재미있다. 다양한 5성과 4성 소환수의 모습과 스킬셋을 확인하고, 다른 유저들이 댓글로 남긴 평가도 함께 읽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5성 소환수들의 평가가 제각각 갈리는 점도 흥미롭다. 첫날 대세 의견은 물속성 딜러를 확보하고 가자는 것이지만, 향후 어떤 콘텐츠 방식이 나타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평가는 뒤바뀔 수 있다. 

서머너즈 워 원작부터 특정 몇몇 소환수가 최강이기보다는 다양한 3-4성이 전략적 쓰임새를 가졌고, 항상 평가가 좋았던 빛-어둠 속성의 변수도 있다. 크로니클이 그 전략성을 계승한다면, 유저마다 자신의 소환수를 어떻게 편성할지를 선택하는 재미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무엇보다도, 크로니클 플레이 핵심은 조작과 전략성이다. 원작에서 이어지는 소환수들의 조합 승부, 그리고 크로니클만의 동화풍 모험 속에서 그들을 이끌어가며 벌이는 전투가 초반 플레이에서 선명하다.

필드 자동전투를 지원하지만, 퀘스트 던전에 처음 들어갈 때는 수동이 강제된다. "이 정도는 직접 즐겨봐야 너희도 재미있지 않겠어?" 라고 물어보는 듯하다. 그만큼 던전에는 조작의 재미가 있으면서도 어렵지 않은 여러 기믹이 존재해 직접 플레이하는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한다.

첫 레이드는 콘텐츠 오픈 시점에서는 최하 난이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 레이드"라고 직접 말해주는 느낌일 만큼 간편하고 쉽다. 다만 그 가운데서도 특수한 패턴들을 맛볼 수 있기 때문에, 높은 레벨로 올라갈수록 유저끼리 협동하는 재미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양쪽 플랫폼에서 번갈아 플레이했을 때, 모바일 최적화 문제는 분명 숙제로 다가온다. 끊김 같은 현상은 느끼지 못했지만 발열 체감이 꽤 빨리 온다. 배터리 소모량도 큰 편이다. 

UI는 분명 정신이 없는데, 대안이 있느냐고 되묻는다면 답변이 어려워진다. 소환수와 어우러지는 게임 특성상, 누르고 인지해야 하는 요소와 콘텐츠의 가짓수가 같은 장르 게임들에 비해 엄청나게 많기 때문. 장기적으로 더욱 고민해나가며 개편해야 할 대상임은 분명하다.

독보적인 하이퀄리티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찾아보기 힘들었던 매력을 가진 게임이다. 소환수와의 교감과 직접 조작에서 오는 성취감이다. 글로벌 '대박'을 낸 원작 기조를 따라간다면 장기적으로 과금 부담이 적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다.

크로니클은 출시 전부터 지금까지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초반 화제성은 확실히 휘어잡았다. 향후 서비스 내용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의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누구나 쉽게 떠나는 MMORPG 속 모험이 계속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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