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렉터 간의 활발한 교류로 그간 본 적 없던 소통의 길 열려

[게임플] 지난 3일 던전앤파이터 17주년 기념 방송에서 윤명진 디렉터, 강원기 디렉터, 박정무 실장이 한 데 모인 진귀한 광경이 펼쳐졌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유저들은 적극적으로 소통을 진행하는 디렉터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서로의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영상이나 만화로 만들어 웃음을 소재로 사용하곤 했다. 그만큼 디렉터들이 모이는 일 자체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넥슨은 지난 방송을 통해 던전앤파이터, 피파 온라인4, 메이플스토리 디렉터를 한 데 모으면서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일을 현실로 만들었다.

보통 게임 공식 방송은 담당 디렉터와 함께 캐스터 한 명이 같이 출연해서 방송을 진행하거나, 디렉터 혼자 출연해 모든 걸 도맡아 진행하는 모습이 일반적이다. 다른 게임 디렉터의 게스트 참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넥슨은 이와 같은 방송이 가능했다. 각 게임 모두 장기간 서비스를 이어온 것도 있으나, 디렉터들 역시 긴 시간 게임을 담당해왔기 때문이다.

올해로 17살을 맞은 던전앤파이터의 윤명진 디렉터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콘텐츠 디렉터로 부임한 이력이 있다. 이후 2021년에 총괄 디렉터로 부임한 이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메이플스토리를 맡고 있는 강원기 디렉터는 2015년 디렉터로 취임했다. 이후 지금까지 무려 7년 동안 디렉터 역할을 수행하는 중이다.

메이플스토리가 올해로 서비스 19년차라는 걸 생각하면 3분의 1이 넘는 시간 동안 디렉터로 지내고 있는 것이다.

피파 온라인4의 박정무 실장은 피파 온라인3부터 피파 온라인4가 서비스 중인 현재까지 디렉터 직을 수행하고 있다. 최소 6년 이상이다. 각 디렉터들의 취임 기간만 놓고 봐도 긴 시간 동안 게임을 담당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과거 디렉터 취임 기간은 대부분 2~3년 정도에서 그쳤다. 지금처럼 한 명의 디렉터가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거나 다시 복귀하는 사례는 드물었다.

또한 디렉터마다 게임을 담당한 기간이 짧은 것도 있지만, 지금처럼 디렉터들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적극적인 소통을 진행하는 일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만큼 지금 디렉터들의 행보가 현재 게임 업계에선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현재 게임 업계 트렌드는 소통이다. 다른 게임사들도 디렉터들이 직접 방송을 진행해 업데이트 로드맵을 발표하거나 유저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늘린다. 하지만 넥슨처럼 여러 게임 디렉터가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기는 어렵다.

설령 따라하더라도 보통은 게임 서비스를 맡아온 연수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에피소드를 주제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부분에서 크나큰 차이가 존재한다.

실제로 17주년 방송에서 윤명진 디렉터가 라이브 방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른 디렉터들에게 의견을 묻는 모습이나 던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평가를 부탁하는 등 각자 자신의 경험과 함께 이야기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은 유저들에게 신선한 재미로 다가왔다.

서로 방송에 대한 조언을 서슴치 않게 주고 받기도 했다.
서로 방송에 대한 조언을 서슴치 않게 주고 받기도 했다.

장기간 서비스를 이어온 게임이 여럿 존재하는 넥슨이므로 가능한 일이다. 서비스 기간만 놓고 봐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다양하고, 게임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한 유저들도 많아 소통하기 좋다.

결론적으로, 넥슨은 모두 동일한 소통 방식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자신들만이 가능한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 다른 게임사들과 소통 차별점을 갖춘 것이다.

해당 소통 방식은 하나의 게임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전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방송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활용법도 무궁무진하다.

이후 디렉터들이 함께 저녁을 먹는 자리를 가지고 허심탄회하게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현재 서비스 현황, 앞으로의 계획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길 기대한다.

정준혁 기자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열정으로 열심히 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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