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하고 개성있는 게임 개발 위해 최대한의 자율성 부여

[게임플] 넥슨은 지난 3일 신규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을 정식 출범했다.

민트로켓은 넥슨의 창의적인 개발 DNA를 품은 신규 게임 서브 브랜드다. 기존 개발 관습을 과감히 버리고 게이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재미의 본질을 찾고자 끊임없이 질문하고 탐색하며 답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규모 개발팀들이 다양성과 신선한 재미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게임성에 제한 없이 다양한 장르를 개발하는 것과 지속적인 유저 테스트를 진행하고 피드백을 수렴해 완성도를 높이는 오픈형 개발을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넥슨 신규개발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김대훤 부사장을 만나 서브 브랜딩을 도입한 이유를 비롯해 프로세스, 기존 IP 사용 여부, 준비 중인 플랫폼 등 민트로켓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넥슨 신규개발본부 김대훤 부사장
넥슨 신규개발본부 김대훤 부사장

Q. 서브 브랜드라는 개념이 생소하다. 이러한 명칭을 도입한 이유가 궁금하다.

넥슨에 오랫동안 몸을 담그고 있는 동안 다양한 시도가 이뤄져왔는데, 버려지는 프로젝트가 많아 안타깝고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조직이 커지고 복잡해지고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과연 ‘새롭고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계속해서 하게 됐다. 특히 넥슨이 리소스를 아끼는 스타일이다 보니 더 큰 규모로 이어가는 게 어려웠다.

내부에서 많은 토론 끝에 구조를 독립적으로 하거나 이를 담는 그릇을 별도로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항상 혁신적인 시도일수록 '누가 그것을 이해하고 지지할 수 있을 것이냐'라는 문제에 도달했다. 그래서 항상 해당 팀과 디렉터가 소외되다 보니 해당 프로젝트를 끌고 가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번에 우리는 프로덕트보다 사람을 믿기로 했다. 정말로 믿을 만한 사람이 있다면 과감하게 발탁한다. 무한한 자유도를 줘도 괜찮을 만한 사람에게 적절한 인원과 시간과 관련해선 자율권을 주자고 판단했다.  

그렇게 해야 그 프로젝트의 날카로움을 우리가 지켜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넥슨이 점차 커지면서 새로운 시도가 어려워지고, 도전하더라도 끝까지 관심을 못 받는 원인에 대해 많이 논의해 본 결과 민트로켓과 같은 존재가 필요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Q. 신규 개발 본부를 설립할 때 큰 프로젝트와 작은 프로젝트를 나눠서 출시할 것이라 이야기했다. 민트로켓이 작은 프로젝트를 도맡는 것인지?

그렇다. 민트로켓은 주로 작지만 개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담당한다. 계속해서 코어의 참신함을 보고 진행하는 프로젝트 대부분이 민트로켓에 자리 잡을 것이다.

개발자들이 게임을 만들다 보면 ‘넥슨의 이름으로 낼 수 있느냐’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여기에서 이미 개발자들의 도전의식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개발자 스스로 확실한 개성을 지닌 게임을 만들어도 위의 고민을 하기 시작하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살을 붙이다가 결국 넥슨의 이름이라는 부담에 못 이기게 된다.

그래서 개발자들이 코어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최대한 유저의 시선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로 검증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작은 프로젝트들이 본질적인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선 민트로켓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Q. 프로젝트별로 개발자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앞서 사람을 먼저 믿는다고 설명한 만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서 디렉터는 주로 내부에서 의지와 참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과감하게 발탁한다.

규모는 30명이 넘지 않을 정도로만 구성해 코어만 만들 수 있는 인원을 구성할 계획이다. 해당 이원들에겐 게임의 재미에 대해서 이야기하거나 관여할 수 있는 자유도를 제공한다.

체계가 약간 부족하고 본인에게 부담이 가중되더라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Q. 민트로켓의 프로세스와 기존 프로세스와의 차이점이 알고 싶다.

시간과 자유도를 준다는 것 자체가 민트로켓 프로세스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어떤 것을 만들지 방향성과 모습에 대해서 합의를 한 다음 팀을 구성한다. 이후 프로토타입을 빠르게 만들어 그 게임에 대한 이해가 되면 그다음부턴 자유를 제공한다.

정해진 일정에 쫓겨 무리하지 않도록 최대한 개발진의 일정을 존중해 주려고 한다. 또한 개발팀들의 생각을 확실히 알고자 게임이 어느 정도 모습을 갖추기 전까지는 내부 공유를 자제하고 있다.

 

Q. 제작되는 게임들이 BM으로부터 자유로운지 궁금하다.

BM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돼야 돈이 따라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단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

 

Q.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기존 IP가 필요할 수도 있다. 기존 IP 사용에 있어서 어디까지 허용하고 지원하는지 알고 싶다.

넥슨의 기존 IP를 가지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민트로켓은 가급적 신규 IP를 만들어보자는 차원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게임들과 비교해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것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존 IP를 사용하면 개발자들의 창의성이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민트로켓에서는 IP보다 새로운 게임성을 발굴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Q.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고자 진행하는 테스트를 기존 플랫폼에서 진행하면 일반적인 테스트와 똑같다는 느낌이 든다. 유저 테스트 방식을 변경할 계획이 있는지?

게임의 종류가 많아지고 브랜드가 안착되면 하나의 플랫폼화가 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신작을 자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특하게 만든 것들이 높은 기준에 의해 탈락하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개성 있는 게임을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기에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다면 플랫폼을 제공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 본다. 무엇보다도 지금은 브랜드의 안착과 혁신적인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Q. 민트로켓에서 준비 중인 프로젝트 모두 콘솔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타겟층이 해외 게이머인지 알고 싶다.

특정 타겟층을 두기 보다는 그냥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요즘 유저들의 눈높이가 높은데, 이 기대치를 뛰어넘으려면 특정 장르의 재미를 잘 이끌어내야 한다고 본다.

항상 한국 시장을 의식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국내에서만 통하는 요소들을 넣게 되는데, 이를 배제하고 재미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이는 어느 게임에서나 통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 가지 프로젝트 외에도 현재 프로토 타입을 제작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여럿 있다. 해당 프로젝트들도 대부분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제작하는 걸 생각하고 있다.

 

Q. 민트로켓과 인디 게임 개발사 사이에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큰 틀 자체는 인디 게임 개발사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개발진이 기획 의도나 향후 계획 등을 유저들에게 이야기하면서 '넥슨 같은 큰 회사가 이런 식으로 소통한다고?’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다.  

 

Q. 내부에서 정식 출시를 결정하는 기준이 있는지 궁금하다.

기존엔 정식 출시로 넘어가는 기준이 항상 내부에서 판단하다 보니 더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서 유저들에게 보여주고 검증을 받다 보면 그 기준이 보다 명확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Q. 과거에도 이와 같은 시도가 있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민트로켓으로 넘어오면서 해당 부분을 보완했을 것이라 생각하는 데 실제로는 어떠한 지?

과거 프로젝트와 민트로켓의 근본은 비슷하다. 다만, 과거에는 도전적인 시도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개발 인원이 너무 적었다. 또한 신규 프로젝트가 갖는 의미를 찾지 못해 지원이 없다시피 했다.

항상 창의력은 어느 정도의 리소스가 받쳐줘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게 불가능할 정도로 리소스가 주어진다면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데, 넥슨이라면 이러한 압박감들이 덜어지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Q. 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개발자들을 채용할 계획이 있는지 알고 싶다.

민트로켓이 아이디어나 라인업이 아니라 사람들을 보고 진행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추후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유저뿐만 아니라 개발자들에게도 지지와 신뢰를 받아 개성적인 게임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넥슨을 찾아오게 만들고 싶다.

추가로 블록버스터급 신작 개발에 참여하고 싶거나 반대로 민트로켓으로 오고 싶은 개발자들의 이동을 어느 정도 자유롭게 제공하고 있다.

 

Q. 민트로켓이 유저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해 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개발 조직 내에 사업팀을 세팅했다. 이로 인해 개발팀과 사업팀이 한 몸처럼 움직여 격이 없는 소통을 바탕으로 유저 친화적인 방향으로 다가가고 있다. 앞으로 민트로켓을 어떻게 브랜딩해 나갈 것인지는 조금 더 고민해 보고 있는 단계다.

정준혁 기자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열정으로 열심히 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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