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쏘아올린 2022년 모바일 게임 매출 경쟁... '긍정적 효과 가져오길 바라'

[게임플] 2022년 상반기부터 국내 구글 플레이 매출 왕좌 싸움이 치열하다.

지난 2일 넥슨의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초반 흥행에 성공하면서 왕좌를 차지한 가운데, 엔씨소프트의 멀티플랫폼 MMORPG '리니지W'가 하루 만에 탈환하면서 경쟁의 불씨가 살아난 것이다.

두 게임은 장르부터 다르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수동 조작과 인스턴스 던전 플레이를 중심으로 설계된 액션 RPG인 반면, 리니지W의 경우 다른 이용자와의 경쟁 및 필드 플레이가 핵심이다.

어떤 게임이 좋다, 나쁘다를 논하기 전에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특정 게임이 독점하지 않는 현재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어떤 분야든 특정 존재가 무언가를 독점하는 순간 그 시장은 정체되기 마련이다. 가까운 예시로 엔씨의 대표작 '리니지M'이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수년간 차지했을 때를 떠올려보자.

대형 게임사든, 중형 게임사든, 소형 게임사든 구분 없이 너도나도 리니지와 비슷한 스타일의 게임, MMORPG를 줄줄이 선보였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구글 플레이 매출 TOP10에 중국산 게임의 거친 공세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국산 MMORPG가 차지했다.

하지만 게이머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즐길 게임이 없다", "왜 게임들이 다 비슷하지?", "신작이라 봤는데 다른 게임이랑 다른게 없다" 등 차가운 반응의 연속이었다.

이것을 엔씨의 잘못이라 볼 수 없다. 당시 시장의 상황과 트렌드를 정확하게 파고든 엔씨의 수완이 날카로웠을 뿐이다. 

PC와 콘솔 플랫폼보다는 비교적 적게 소모된다고 해도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개발과 각종 마케팅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수년간 리니지M이 1위를 지키는 상황에서 그 자리를 빼앗은 게임이 '리니지2M'였다. 시장의 흐름, 사업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위험 부담이 최대한 적은 방향을 고려하는 것이 당연하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이전에 분위기를 전환한 것은 카카오게임즈의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이었다.

리니지 시리즈와 같은 MMORPG 장르이지만, 최첨단 그래픽 퀄리티와 특유의 오픈월드 시스템으로 리니지 시리즈에게 도전장을 내밀었고 결국 수개월 간 왕좌를 차지했다.

즉, 오딘은 그래픽 퀄리티에 따라 매출 순위의 변화가 언제든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시장에 알렸다고 볼 수 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경우 MMORPG가 아닌 액션 RPG로 오랜만에 1위를 차지했다. 지속적으로 과금이 필요한 MMORPG의 과금 구조와는 다른 성향을 띄는 장르로도 게임 퀄리티, 서비스 품질에 따라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이는 엔씨, 넥슨, 넷마블, 카카오게임즈를 포함한 국내 모든 게임사들의 개발 방향성과 현재 시장 상황을 되돌아보는, 혹여나 인지하지 못하고 놓쳤던 것들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을 거라 믿는다.

분명 시장의 주도권을 오래 거머쥐는 것이 기업 입장에선 최고의 상황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발전과 성장을 위해선 경쟁자가 반드시 필요하고 그 경쟁 속에서 주도권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최고'다.

2022년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를 기점으로 많은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 변화가 게이머들을 즐겁게 만드는, 게임의 본질을 더욱 극대화하는 방향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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