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단일 체제에서 새로운 가능성 보여줄 필요 있어

[게임플] 7월 IPO 대어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크래프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높은 공모가로 인해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으면서 자본시장을 넘어 게임업계도 술렁이고 있다. 

지난 16일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받은 금융감독원은 지난 25일 공시를 통해 해당 증권신고서가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저해하거나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정정을 요구한 것이다.

앞서 크래프톤은 증권신고서 제출 시 자사의 기업가치를 35조 736억 원으로 추정한 다음 여기에 할인율을 적용한 주당 공모 희망가를 최소 45만 8천 원에서 55만 7천 원으로 산정했다.

희망 가격대로 상장이 진행됐을 경우, 공모 예정 금액은 4조 6천억 원에서 최대 5조 6천억 원으로 현재 게임주에서 18조 원이라는 가장 높은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보다 2배가 넘는 수준이다.

크래프톤은 테라, 배틀그라운드, 엘리온, 미스트오버 등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 중에 있으며, 추가로 펍지주식회사의 ‘프롤로그’ 및 ‘썬더 티어 원’,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와’ 눈물을 마시는 새’ 등 IP 신작을 개발 중이다.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에선 배틀그라운드가 사실상 크래프톤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매출 비중을 보여주고 있는 상태인데, 비교 대상으로 선정한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과 비교하면 '킬러 타이틀'이 현저하게 부족한 상황이다.

해외 기업 중에선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그룹 등 글로벌 콘텐츠 업체를 비교 대상에 포함했는데, 크래프톤은 이번에 배틀그라운드의 신규 맵 ‘태이고’ 출시를 앞두고 배우 마동석 주연의 단편영화 ‘그라운드 제로’를 선보이며 배틀그라운드IP를 콘텐츠적으로 확장하는 시도를 했다.

해당 영상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배틀그라운드를 평소에 즐기지 않는 사람들의 이목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지만, 향후 장편 영화로 제작해 스크린 사업을 시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많다.

이러한 다양한 이유로 인해 현재 투자자들 사이에선 크래프톤의 공모가가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태다.

금융감독원 또한 해당 이유로 이번 크래프톤의 가치 산정 기준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크래프톤은 최근 배틀그라운드 인도 서버 출시를 앞두고 인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로코’에 투자하거나, 인터렉티브 콘텐츠 제작사 ‘띵스플로우’와 ‘비트윈’을 인수하면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크래프톤은 “이번 주중 IPO 일정을 재개하겠다”며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답한 만큼, 어떤 행보를 보여줄 것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등 게임 산업의 미래성장 동력으로 탄력을 받고 있는 게임업계는 이번 크래프톤의 상장 이슈를 두고 자칫 게임 주식 섹터에 악영향을 끼치는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증시는 심리적인 요소가 상당히 큰데 크래프톤의 거품논란으로 게임 산업 전체의 투자 심리가 꺾이지는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크래프톤의 상장 이슈로 한국 증시 자체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트레이드증권 염승환 부장은 "크래프톤의 희망 공모가 대로라면 5조가 넘는데 우리나라 역대 최대다. 이전 최대로 불렸던 삼성생명도 4.8조였다. 만약 크래프톤이 이 가격대로 상장하면 우리나라 주식 시장 전체의 악재"라고 말했다. 이어 염부장은 "무엇보다 크래프톤은 분기가 지날 수록 매출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 여기서 더 큰 문제는 단일게임 회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혁 기자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열정으로 열심히 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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