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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2.0] RPG가 롱런하기 위한 선결 과제현대인들의 바쁜 생활을 배려한 기능들이 적극 도입되야
문원빈 기자 | 승인 2020.01.07 18:17

바쁜 현대인에게 게임은 일상에 지친 피로를 풀어주는 하나의 안식처로 자리잡았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등장했고, 시대와 트랜드에 맞춰 인기가 달라진다.

시대가 빠르게 흘러가고 수많은 게임 장르가 있음에도 유독 RPG만은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작년에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포함하여 모바일, PC RPG 27여종이 출시됐다.

"왜 RPG일까?"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RPG는 게임 캐릭터와 플레이어가 하나가 되어 직접 가상 세계를 탐험하는 구조로 이뤄졌다. 다른 말로 게임의 근본이라고도 볼 수 있고 게이머들을 가장 오래 머무르게 만드는 장르이기도 하다.

MMORPG를 가상 현실로 담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 많은 이들이 열광했듯이, RPG의 로망은 개발사와 게이머 모두의 마음 속에 여전히 남아있다.

다만, RPG의 로망을 품고 게임을 개발했으나 현실의 벽에 부딪쳐 빛을 발휘하지 못한 채 사라지는 작품도 수차례 등장했다. 현대인의 삶은 RPG를 여유롭게 즐기기엔 너무나도 바쁘고 이러한 현실을 배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RPG를 성공시키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는 상황이다. 그중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3가지 요소가 있다.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기본적인 것이지만, 최근 게임업계들은 RPG의 흥행가도를 위해 기본에 충실하는 데 전념하는 상황이다.

 

# 빠른 성장과 멀티 직업 시스템으로 시간 절약

기본적으로 RPG는 타 장르보다 캐릭터의 육성 시간을 요구한다. 재밌는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선 캐릭터의 성장부터 끝나야 하는데, 성장 속도가 느리면 바쁜 일정 속에서 즐기기 어려워 게임에서 멀어지게 된다.

국내 인기 RPG로 자리잡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나 '던전앤파이터'를 보면 다양한 이벤트와 시스템을 통해 캐릭터의 성장 속도를 빠르게 만들어준다. 최근 출시되는 RPG들도 퀘스트를 조금만 진행하면 쉴새없이 레벨이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면, 다양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방안도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에서의 밸런스는 해결할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 업데이트마다 메타에 맞지 않는 직업은 현실을 반영하듯이 소외되는 상황을 맞이한다.

현실도 바쁜 와중에 강제적으로 캐릭터를 처음부터 다시 키워야 하는 상황이면 한숨부터 나온다.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일부 게임에서는 하나의 캐릭터로 여러 직업을 플레이할 수 있는 멀티 직업 시스템을 도입했다.

대표적인 예로 '리니지2M'이나 '파이널판타지14'는 캐릭터 성장 속도만 보면 타 RPG에 비해 빠르진 않지만, 캐릭터 하나로 모든 직업을 육성할 수 있어 메타에 따라 유동적인 선택이 가능하다. 해당 시스템의 장점은 귀찮은 저레벨, 부가 콘텐츠를 다시 하지 않아 반복으로 낭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특히, 한국판 파이널판타지14의 경우 멀티 직업 시스템이 있음에도 PC방 혜택을 통해 더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도와주는데, 그만큼 국내에선 멀티 직업 시스템과 캐릭터 성장 속도가 큰 영향을 차지한다.

# 유동적인 아이템 구조로 허무함을 느끼지 않게

아이템 구조에도 눈여겨 봐야 한다. RPG에서 아이템 스펙은 캐릭터의 성장과 연결된다. 애써 아이템을 열심히 맞췄는데, 업데이트마다 쓸모가 없어지면 그 허무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최근 RPG는 기존부터 아이템 스펙을 올린 게이머와 새로 진입할 게이머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많이 고안하고 있다. 

파이널판타지14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의 전통 MMORPG들은 특별한 강화 시스템 없이 레이드만으로 최상위 스펙을 유지하는 대신, 레이드 진입 커트라인을 낮추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으며,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기존 장비의 강화 수치를 신규 장비로 이전하는 급진적인 개혁을 도입했다.

또한,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처럼 최상위 아이템 스펙보다는 적당한 스펙에 컨트롤 숙련도를 요구하는 게임이 많아졌다. 상위 콘텐츠에서 고스펙을 요구하면 신규 게이머들은 겁을 먹게 되고, 결국 고인물 게임으로 전락하여 유입이 사라진다.

스펙보다는 컨트롤 중심의 콘텐츠 설정은 게이머의 성취감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과금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만들어주면서 고가의 아이템을 무리해서 맞춰야 한다는 RPG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계기까지 제공한다.

# 적극적인 소통으로 게이머에게 주인 의식을 심어

마지막으로 개발자와의 소통이다. 이전에는 개발자 노트와 같이 게임에 대한 청사진만 공개하는 방식으로 소통했지만, 최근에는 실시간 방송, 간담회, 커뮤니티 대화를 통해 소통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과거에는 개발사가 말하는 대로 따르는 성향이었다면, 이젠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게이머가 주인이 되어 함께 게임을 만들어간다는 의식이 심어졌기 때문이다.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14 P/D '요시다 나오키'는 레터라이브라는 시스템을 통해 업데이트를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한가한 시간에는 레터라이브 외에 다른 방송 콘텐츠를 통해 게이머들을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보는 만큼 게이머들을 중요시 여긴다.

블리자드도 최근 '디아블로4'의 개발 상황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게이머들의 피드백을 요청하듯이, 해외에선 개발자들이 직접 게이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의견을 게임에 반영하는 시스템이 개발 과정 중 하나로 자리잡혔다.

국내에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과 넥슨의 'V4'가 있다. 개발자가 직접 나서거나, 스트리머들을 통해 간접 전달을 하는 식으로 소통 방안을 채용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V4는 소통 채널을 통해 그간 넥슨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탈바꿈하는 계기를 만들어냈다.

앞서 말했듯이 당연하게 느끼는 요소지만, 놓치는 게임도 여럿 보이고 실제 이러한 게임은 잠깐 반짝할 지 언정 오랜 시간 인기를 유지하는 작품은 없었다.

이외에도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모두 "현대인들의 바쁜 생활을 배려"하는 목적이 담겨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정받거나 인기가 많은 게임을 보면 잠깐 그 목적에서 벗어나도 업데이트를 통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10여년 동안 AOS와 FPS가 인기를 주도하여 신세대 게이머들은 RPG를 경험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 그들이 RPG를 생각하면 대부분 고인물 게임, 과도한 과금 유도, 많은 시간 투자 등의 단어를 떠올릴 것이다.

중국의 수집형 게임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게임시장은 RPG를 채택했다. 작년 엔씨소프트,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게임업계에선 신세대 게이머들에게 RPG가 생각보다 무거운 게임이 아니라는 개념을 심어줬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다양한 신작 RPG의 출시를 앞둔 2020년은 신세대 게이머들이 작년보다 RPG의 매력을 한껏 느끼고 대세 장르로 나아가는 해가 되길 바란다.

문원빈 기자  moon@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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