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매각부터 신규 게임 발표까지 다사다난했던 기해년

[게임플] 기해년도 '다사다난', 올 한해 게임 산업을 되돌아볼 때마다 쓰이는 표현이지만, 이보다 더 알맞은 키워드는 없어보인다. 2019년에는 연초부터 넥슨 매각을 시작으로 게임 이용 질병 코드 부여, 중국 판호 이슈 등 다양한 이슈가 게임 업계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e스포츠에서도 카나비 사건으로 노예 계약설이 불거졌고 새해가 다가오는 지금까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연달아 전해진 안타까운 이슈 속에서 파이널판타지7, 플레이스테이션5, 섀도우 아레나, 디아블로4, 라이엇 신작 게임 등 그토록 기다려왔던 소식이 새해에 대한 기대감을 채워주기도 했다.
 
# "해외로 인수될까?" 넥슨 매각 이슈
 
올해 1월 3일, 새해를 한껏 맞이 하는 시기에 넥슨 매각 이슈가 불거졌다. 해당 이슈는 '김정주' 넥슨 대표가 본인 및 특수 관계인이 보유한 넥슨 지주사 NXC 지분 전량(96.84%)을 매각할 계획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이에 김정주 대표는 "회사의 성장을 위한 최선의 방안과 넥슨을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되는 여러 방안을 고민했다"고 말한 바 있다.

연간 매출 2조 5천억원에 이르는 넥슨이 매각될 수 있다는 사실은 게임 업계뿐만 아니라, 다른 업계에서도 주시할 만큼 대형 이슈로 급부상했다. 넥슨과 같이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업체가 해외로 인수될 경우 국내 게임 업계에 타격이 상당할 거라는 예측이 쏟아졌다.

10조원에 달하는 인수 대금을 두고 중국의 텐센트, 미국 일렉트로닉 아츠, 디즈니 등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대형 해외사들이 언급됐던 넥슨 매각 이슈는 6월에 일단락됐다.

국내, 외 업체들과 논의하던 중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매각을 보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넥슨은 신규 개발 프로젝트의 추진력 증진과 핵심 프로젝트 지원에 보다 적극 투자하여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거라고 밝혔다.   
 
# "게임의 긍정적 효과는 무시?" WHO 게임 질병 코드 부여

게임 질병 코드는 2019년 게임 사업에서 핫 키워드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5월 스위스에서 세계보건총회를 열고 게임 이용 장애에 질병 코드(6C51)를 부여한 국제질병분류 개정안(ICD-11)을 통과시켰다.

게임 과몰입 증상이 심할 경우 '정신병'으로 취급한다는 의미인데, 게임이 여러 분야에서 도움을 주는 사례와 같이 긍정적인 효과를 배제한 해당 조치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게임 업계의 공분을 샀다.

발표안에 따르면 게임 이용 장애는 정신, 행동, 신경 발달 장애 영역의 하위 항목으로 분류됐으며, 개인, 가족, 사회 등의 분야에서 심각한 장애를 가져올 정도의 행동 패턴이 12개월 이상 지속될 시 진단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정부 기관, 주요 대학, 시민 단체 등에서 게임 질병 코드 도입에 대한 찬, 반 논란이 펼쳐진 가운데, 게임 질병 코드 도입을 반대하기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도 창설됐다.

공대위는 "게임은 소중한 문화이자 4차 산업혁명을 여는 핵심 분야인데도 불구하고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사회적인 합의 없이 한국표준질병분류(KCD) 도입을 강행할 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경영자와 근로자의 갈등 고조" 게임업계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게임업계가 '주52시간 근로제'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행 1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곳곳에선 업종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제도라는 의견이다. 여기에 포괄 임금제 폐지 문제까지 휘말리면서 경영자와 노동자의 갈등이 심화된 상황이다.

국내 게임사를 대표하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을 포함한 펄어비스, NHN엔터테인먼트, 컴투스, 게임빌 등에서는 지난해 7월 주 52시간제를 도입하여 노동자들의 근로 시간 단축에 나섰다.

넥슨의 경우 법으로 허용된 월 단위의 최대 근로 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직원들이 근로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는데, 다른 게임사도 비슷한 방식의 근로 시간 조정 방안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주 52시간 근로제를 처음 적용할 때도 큰 문제점을 제기하지 않고 성실히 지켜온 게임업계가 시행 1년을 넘긴 올해 처음으로 우려를 표했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지난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현장 시찰 자리에 "주 52시간 근로제로 국내 게임업계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력 유지를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발언은 실제 노동자들과 업계 전문가들의 지탄을 받았다. 그럼에도 내년 1월부터 특별 연장 근로 인가 사유가 추가됨을 발표했다.

'통상적이지 않은 업무량의 대폭 증가'와 '시설 및 설비 장애 고장 등에 대한 긴급 대처'가 필요할 경우 52시간 이상 연장근무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이미 52시간을 시행 중이던 300인 이상 기업에도 적용된다.

노동자 측에선 사실상 야근과 철야가 합법적으로 인정받은 것과 다르지 않으며, 새롭게 추가된 두 항목이 크런치 모드 시행 조건과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게임 출시를 앞둔 시점은 통상적이지 않은 업무로 볼 수 있고 출시 후 업데이트와 안정화라는 명목으로 연장근로가 상시 가능해진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처럼 근로 시간을 두고 경영자와 노동자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 경쟁자와 노동자가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선에서 글로벌 게임사와의 경쟁을 저격한 게임 산업 특성에 맞는 근로 제도가 필요해보인다. 
 
# "국내 게임 업계의 활로 제공" PC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 폐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6월27일 게임물관리위원회 규정 개정을 통해 '성인 기준 PC 온라인게임 월 50만원의 결제 한도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청소년 월 7만원 결제 한도는 기존대로 유지된다.

게임 업계에선 월 결제 한도는 등급 분류제와 연계해 성인 50만원, 청소년 7만원 상한을 두고 모바일 게임, 영화 등 다른 분야와 비교 시 불합리한 차별이라며 지속적인 문제를 제기해왔다.

문체부는 2017년 7월 업계, 이용자 등이 참여한 '민관합동 게임제도 개선협의체'를 발족하고 합리적인 게임 규제 개선 논의를 진행했고, 게임 업계와의 간담회를 통해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 폐지 추진을 시사했다.

해당 조치에 게임 업계는 이용자 스스로 소비 한도를 선택하는 합리적인 게임 소비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한국 게임 산업협회는 PC 온라인게임 이용자들이 스스로 소비를 관리할 수 있는 ‘자가한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하여, '강신철' 한국 게임 산업 협회장은 "성인 이용자의 PC 온라인 게임 월 결제 한도 폐지가 어려운 환경에 있는 국내 게임 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라며 "자가한도 시스템을 통해 이용자 사이에서 스스로 선택한 합리적인 게임 소비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 "6년 만에 나타난 플레이스테이션5" 차세대 콘솔 발표

2013년 11월 15일, 플레이스테이션4가 출시된 지 6년이나 지났다. PC의 사양이 급진적으로 상승하는 현시점에 새로운 콘솔에 대한 갈증을 호소하기 시작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것이다. 

2017년 3월 닌텐도의 새로운 콘솔 기기인 '닌텐도 스위치'가 출시됐지만, 그 갈증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에서 소니가 차세대 콘솔 출시일에 관해 입을 열었다.

전 세계 수많은 게이머의 이목이 쏠린 '플레이스테이션5(PlayStation5, 이하 PS5)'가 2020년 홀리데이 시즌에 발매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 '짐 라이만' CEO는 차세대 콘솔 발표와 함께 햅틱 피드백이 적용된 신규 컨트롤러 '듀얼쇼크5(가명)'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한편, 프로젝트 스칼렛으로 알려진 MS의 차세대 'Xbox Series X'도 내년 연말 중 출시를 예고한 만큼 2020년은 콘솔 시장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 "중국 '머니 파워'에 눈치?" 게임 산업에 영향을 주는 홍콩 민주화 운동

2019년 6월에 시작된 홍콩 '민주화' 운동이 e스포츠를 포함한 게임 산업에도 영향을 끼치고 확산되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하스스톤 그랜드마스터즈 정규 시즌에서 홍콩의 '응 와이 청(blitzchung)' 선수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블리자드가 해당 선수의 상금 몰수 및 1년간 출전권 박탈 징계를 내렸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홍콩 시위와 관련한 소감을 유도한 중계진도 해고를 면치 못했다.

당시 징계 이유는 대회 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지만, 블리자드 팬을 포함한 전 세계 게이머들뿐만 아니라, 내부 직원들도 거세게 반발했다. 인터넷을 조금만 서핑해도 '블리자드 보이콧'이란 단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11월에 열린 '블리즈컨 2019'에서는 홍콩 민주화를 지지하는 게이머들이 다수 몰려와 티셔츠를 무료로 나눠주면서 홍콩 민주화 지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블리자드의 'J 알렌 브랙' 대표는 '응 와이 청 선수 징계에 대해 사과를 했지만, 팬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엔 너무 늦은 감이 있었다.

라이엇 게임즈는 'LoL 월드 챔피언십 그룹 스테이지'를 앞두고 캐스터들과 프로 선수들에게 정치나 종교 등 민감한 이슈들에 대해 방송 중에 만이라도 언급을 자제해달라고 사전에 조치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레노버, 라이엇 게임즈, 블리자드 등에 지분을 보유하고, 중국 정부로부터 외면받으면 현재 가장 거대한 시장인 '중국'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걱정으로 이러한 태세를 보이는 거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프로농구 NBA 휴스턴의 '로키츠' 단장이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표출했고, NBA 총재도 이를 존중한다고 밝히자 중국 관영 매체가 직접 나서서 강도 높게 이를 비판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물론, 텐센트를 비롯한 다수의 기업이 NBA 경기 중계 및 협력을 중단하여 현재 중국에서는 NBA 경기를 전혀 볼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 "PC시장 속으로의 새로운 도전" 펄어비스 신작 발표

검은사막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펄어비스'도 지난 '지스타 2019'에서 신작 4종을 발표하여 게미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공개된 라인업으로는 1월 2일 2차 CBT를 앞둔 대전 액션 게임 '섀도우 아레나', 오픈 월드 구조의 MMORPG '붉은사막', 엑소수트를 활용한 MMO '플랜8', 수집형 MMO '도깨비'가 있으며, 해당 게임들은 모두 기존 IP와 자체 엔진을 활용한 트레일러 영상으로 보여줬다.

최근 스마일게이트의 MMORPG '로스트아크' 이후 주목되는 신작이 없을 정도로 PC게임 시장의 가뭄이 끊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발표된 펄어비스의 신작들이라 게이머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 "선수들의 안전 보장 촉구" e스포츠 노예 계약 이슈

과거 e스포츠의 흥행열풍을 불러온 스타크래프트를 회상할 때 '승부 조작'은 이스포츠 팬들의 기억 속에서 빠질 수 없는 키워드 중 하나다.
 
당시 충격이 제대로 잊혀지기도 전에 이번에는 e스포츠 선수들의 '노예 계약' 소식이 전해져 팬들에게 또다시 충격을 줬다.

사건은 지난 10월 LoL 월드챔피언십이 개최되기 직전 경질된 '김대호(씨맥)' 그리핀 전 감독이 개인 방송을 통해 '조규남' 대표와의 불화, '서진혁(카나비)' 선수의 불공정 계약, 그리핀의 규정 위반 등을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김대호 감독과 그리핀 구단의 공방전이 펼쳐지는 상황 속에서 그리핀 구단, 조규남 대표, 김대호 감독에 대한 라이엇게임즈의 징계 내용으로 팬들의 분노가 더욱 커졌고, 국민 청원 21만 이상 돌파할 정도로 사건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해당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하태경을 포함한 여러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했고, 결국 이스포츠 불공정계약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를 통해 라이엇게임즈는 LCK 표준 계약서 마련, 선수 전용 민원창구 개설, 최저 연봉 인상 및 e스포츠 선수 등록제 도입 등을 통해 재발 방지 대책 확립을 약속했다. 
 
# "다양한 신작 예고" 리그 오브 레전드 출시 10주년 기념 행사

라이엇게임즈가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 출시 10주년을 맞아 차기작을 비롯해 다양한 패치 계획과 신규 챔피언 '세나' 등을 공개했다.

라이엇게임즈는 16일  롤파크에서 사전 신청을 통해 선정된 팬들과 인플루언서, e스포츠 유명 인사 등 총 400여명 초청하여 LoL 10주년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라이엇게임즈는 가장 진척도가 높은 신작 카드 게임인 '리그 오브 룬테라'를 포함한 다양한 차기작들과 신작 애니메이션이 소개했다.

특히, 모바일 및 콘솔로 출시될 신규 5대5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와 2020년 예정된 롤 세계관 기반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아케인' 그리고 팀 관리 시뮬레이션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매니저' 등 롤 IP가 담긴 신작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프로젝트 A'라는 신규 IP 게임도 소개했다. 기존 FPS 게임에 비해 전략적 요소를 강화한 캐릭터 기반의 전략 FPS 게임으로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2020년에 소개하겠다고 전했다.
 
# "왕좌를 세습한 엔씨소프트" 리니지2M 매출 1위 달성

사전 예약 738만 명을 기록한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신작 '리니지2M'. 지난 11월 출시되자마자 4일 만에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달성하여, 약 28개월 동안 1위를 유지한 '리니지M'을 뛰어넘어 리니지라는 IP의 저력을 보여줬다. 

'V4', '달빛조각사', '라이즈 오브 킹덤즈' 등 신작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굳건하게 1위를 수성한 리니지M을 뒤늦게 참전한 리니지2M이 경쟁작을 모두 제치고 1위를 달성하여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이로써 엔씨소프트는 구글 플레이 매출 1, 2위 모두 차지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리니지2M을 기술적으로는 따라올 수 있는 게임은 없을 것”이라고 전한 김택진 대표의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엔씨는 지난 컨퍼런스콜에서 리니지2M과 함께 아이온2, 블레이드&소울M, 프로젝트TL 등의 다양한 신작 소식을 발표했다.

특히, 아이온은 당시 160주 연속 PC방 순위 1위라는 대기록을 세운 인기 IP인 만큼 아이온2가리니지2M 다음으로 엔씨의 흥행가도를 이어줄 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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