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활용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다

드래곤볼 IP의 활용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게임플]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만화 중 하나를 꼽으라면 누구나 말하는 ‘드래곤볼’.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의 작품인 ‘드래곤볼’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만화책이든 애니메이션이든 게임이든, 어떻게든 한 번씩은 접해보고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있는 세계적인 IP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내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도 조금은 ‘드래곤볼’의 내용을 차용하고 있다.

이러한 유명 IP 하나가 있으면 문화산업 전반에 ‘우려먹을’ 수 있다. 게임으로 만들 수도 있고, 캐릭터 상품으로 낼 수도 있다. 이 성공한 ‘IP’는 그 자체만으로도 흥행 보증수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산업은 기업의 투자와 그를 상회하는 수익으로 굴러가는 구조기 때문에, ‘보증’된 사업이란 것은 기업에게 언제나 메리트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게임 시장에도 이러한 ‘IP붐’이 일어나고 있었다. 2017년을 이끌었던 ‘리니지2레볼루션’의 리니지 IP가 그랬듯, 올해만 해도 넥슨의 ‘열혈강호M’,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등 여러 게임이 기존의 IP를 차용해 출시됐다.

기존에 흥행했던 IP의 활용은 실패 확률을 줄여주고, 성공한다면 무한한 가치로 전환되기 때문에 그 활용 범위가 넓다. 2003년 정식서비스를 시작해 현재까지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IP는 게임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만화책, 캐릭터 상품 등 문화산업 전 분야에 걸쳐 활용됐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하지만 이러한 IP의 활용은 일종의 사골 우려먹기가 될 수도 있기에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은 국내 2천만 다운로드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고 볼 수 있지만, 현재 2편과 3편의 속편이 그리 잘됐다고는 볼 수 없다. 사실상 기존 게임의 ‘확장’ 혹은 ‘답습’ 느낌이기에 유저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 것이다.

결국 얼마나 자주 ‘우려먹느냐’와 ‘각색’을 잘하느냐가 IP활용의 관건이다. 진득하게 오래 우려낸 사골국물은 그 영양과 맛이 좋지만, ‘여러 번’ 지속적으로 우려낸 국물은 맛이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넥슨이 출시한 ‘열혈강호M’은 적절한 IP활용을 보여줬다.

이전에도 많은 게임에서 활용된 ‘열혈강호’라는 IP를 기존의 게임들처럼 배경이나 스토리만을 차용하는 것이 아닌, 캐릭터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캐릭터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웹툰 방식으로 진행되는 스토리 전개 등 오래된 IP라는 단점을 되려 그걸 기억하는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로 잘 바꿨다는 점도 눈에 띈다.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

이러한 활용도 좋지만, 새로운 IP의 창안이 드문 것은 아쉽다. ‘보증 수표’에만 의지하는 게임사들의 행태는 유저들에게 지루함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나 ‘테라’로 연명할 것 같던 블루홀이 ‘배틀그라운드’로 성공을 거둔 것은 그래서 유저들에게 더 반갑게 다가왔다. 새로운 도전을 한 것도 놀랍지만, 그것으로 게임 시장에 큰 파도까지 몰고 온 블루홀이라는 게임사를 다시금 보게 만든 것이다.   

이어 넥슨도 새로운 IP 창안에 칼을 갈고 나섰다. 오는 25일 출시하는 ‘야생의땅: 듀랑고(이하 듀랑고)’는 넥슨에서 수년간 시간을 들여 창안한 도전적인 IP의 게임이다. 듀랑고는 생존 개척형 모바일 MMORPG로 공룡시대에서 현대인이 살아남는다는 컨셉의 게임이다. 일찍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보지 못한 게임인만큼 말 그대로 개척을 요구하는 장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산업의 핵심은 ‘창조’다. 기존 IP의 활용도 좋지만 식상한 반복만 있다면 IP의 파워는 되려 독이 된다. 기존 IP를 활용한다면 새로운 방식과 조합의 창안을, 그게 아니라면 새로운 IP의 창안이 동반 되어야 비로소 산업의 핵심인 ‘창조’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존 IP의 활용에서 득을 보되, 새로운 IP의 창안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새로운 IP의 창안은 언제나 환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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