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전쟁 당시 행해졌던 일본의 만행과 이를 기억하는 문화 콘텐츠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주범인 일본은 제국주의라는 이름 아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전쟁 기간 동안 식민지배를 했던 지역에서 학살, 고문, 강간 등 엄청난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

교과서나 지금까지 남아있는 사진·영상 자료로 당시의 잔혹함을 엿볼 수 있지만, 게임과 영화만큼 태평양전쟁 현장을 높은 몰입도로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는 드물다.  

태평양 전쟁 기간 동안 일본에 식민 지배를 당했던 국가들은 대한민국 만큼이나 아픈 역사를 가졌고, 사람들은 이를 문화 콘텐츠로 표현해왔다. 게임도 스토리에 이러한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일본산 게임을 제외하고 말이다.

■ 일본의 욕심으로 시작된 태평양 전쟁

'태평양 전쟁'을 직접적으로 다룬 게임 '배틀스테이션: 퍼시픽'

진주만 공습은 일본이 미국에 급습해 전술적으로 우위에 서겠다는 전략 아래 시행된 공격이었다. 이미 2차 세계대전에 참가해 유럽 전선에서 전투를 벌이던 미국은 곧 태평양 지역에서 일본과의 사투가 시작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진주만에 태평양 함대를 주둔시켜놓고 함선을 건조하며 전쟁 준비에 돌입하고 있었다.

일본은 패색이 짙어지는 와중에도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했다. 이 저항에는 총기로 무장한 적군 앞에 맨손 혹은 도검을 들고 돌진하는 일명 '반자이 어택', 유명한 '카미카제', 인간 유도탄 '가이텐', 대한민국을 포함한 식민지배 국가에 대한 무자비한 약탈 행위가 포함됐다.

심지어 '미드웨이 해전'에서 대패한 일본 군부는 미국 함대를 괴멸시켰다고 사실을 날조해 국민들을 선동시켰다. 날조는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의 패색이 짙어지며 미국이 1944년 직접 일본 본토를 공습하기 전까지 이어졌다. 그 전까지 일본이 승승장구하는 줄로만 알았던 일본 국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결국 미국은 1945년 일본 본토에 원폭을 투하하기로 결정했다.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으로 일본은 항복한다.

일본은 미국이 전쟁 준비를 제대로 갖추게 되면 전쟁에서 승산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고, 선제 공격으로 우위에 선 후 빠른 주요 거점 점령을 통해 평화협상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었다. 진주만 공습의 성공을 전제로 한 동남아시아 전역을 침공하는 남방작전도 성공하면서 일본군은 사기가 하늘을 찌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드웨이 해전'이후 전세는 바뀌기 시작했다. 미국이 전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항공모함 4척을 격침시키는데 성공하면서 일본 해군력이 급감했고, 주 전장이 바다였던 태평양 전쟁에서 주도권을 잃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20세기 초반 아태지역 '공공의 적' 일본

'월드 오브 워쉽'에 등장하는 '야마토'급 전함

일본은 세계 조약을 어기면서 까지 해군력 확장에 힘썼다. 2차 세계 대전부터 해전의 중요도가 커지면서 전세계 각국에는 좀 더 크고 강력한 포를 장착한 전함을 만드는 '거함거포주의'가 팽배해졌다. 일본에서는 이를 '대함거포주의'라고 불렀는데, 종전 막바지에 취역한 일본 전함 '야마토'가 '거함거포주의'의 진수다.

당시 세계 최고의 전함으로 불리던 '아마토'는 대규모 전쟁을 막기위해 만들어진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을 일본이 어기고 건함한 전함이다. '야마토'는 1944년 취역했지만 사실상 취역 당시였던 태평양 전쟁 중반 이후에는 항공모함에 의해 전함이 해전에서 전략적 의미를 잃어가고 있었다.

일본에 식민지배를 당했던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동안 인적·물적 수탈을 당해야 했다. 또한 이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태 지역에서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모든 국가들이 마찬가지였다.

일본은 태평양 전쟁 기간 동안 각국에서 수 많은 학살이 자행됐다. 고문, 강간 등 차마 열거하기 힘들 만큼의 전쟁 범죄를 저질렀고, 이는 현대에 등장하는 많은 문화 콘텐츠에도 반영됐다.

'라이징스톰'

과거 전쟁 게임의 현실 고증과 잔혹한 묘사로 악명이 높은 레드오케스트라의 '라이징스톰'에서는 '반자이 어택'을 실시하는 일본군이 등장한다. 태평양 전쟁을 다룬 다른 게임인 '콜 오브 듀티: 월드 앳 워' 시리즈에서도 적군으로 등장하는 일본군이 '반자이 어택'을 한다.

중국 난징에서 벌어진 난징 대학살을 모티브로 하는 중국 영화 '난징! 난징!'에서는 일본군의 막장 행보가 가감없이 드러나고 있다.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지난 2013년 진행됐던 축구 동아시안컵 한일전에서는 '붉은악마' 응원단이 독립운동가 신채호의 명언인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플래카드를 걸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우리는 역사의 중요성을 어릴 적부터 배워왔다. 침략과 수탈, 독재와 억압으로 점철된 한국 근현대사는 기쁜 역사보다 아픈 역사가 더 많지만 후세들이 역사를 지금까지 기억해왔기 때문에 2013년 당시 사람들은 서울잠실축구경기장에 걸린 플래카카드를 보며 가슴이 뜨거워질 수 있었다.

콘텐츠산업이 발달한 지금 교과서 외에 역사를 효과적으로 기억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가 바로 게임이다. '반자이 어택'이 등장하는 '콜 오브 듀티: 월드 앳 워'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 중 난이도가 상당히 높기로 유명하다. 유저들은 한치 앞도 분간하기 힘든 정글 전장에서 칼을 들고 돌격하는 일본군을 상대하면서 태평양 전쟁 역사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과거 혹자는 전쟁을 다룬 게임에 대해 '인류의 아픈 역사를 미화하거나 오락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문제'라고 하기도 했지만 게임 만큼 역사를 간접적으로, 효과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미디어 또한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대국 일본은 이러한 게임들의 점유율이 상당히 낮은편이다. '콜 오브 듀티: 월드 앳 워'가 글로벌에서 판매율 1위로 고공행진 할 당시 일본에선 아예 판매하지 않은 것은 왜곡일까 아니면 외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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