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이 주는 힘, 게임 몰입감 높이고 분위기 바꿔.. 요즘 같은 시기에 필요한 부분

석양이 질 것 같은 느낌이다.

"최고의 플레이…"

게임이 완료된 후 승부보다 더 긴장되는 순간이 온다. 그리고 한 명의 캐릭터와 닉네임이 언급된 후 그가 활약한 장면이 모두에게 공개된다.

이는 블리자드의 FPS 게임 ‘오버워치’만의 독특한 시스템인 ‘최고의 플레이’(POTG) 선정 시 나오는 장면이다. 게임이 종료 후 공식적으로 잘한 유저를 칭찬하는 개념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POTG가 지금의 오버워치의 인기를 견인한 여러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오버워치와 같은 팀 경쟁 게임에선 누구나 자기 손으로 게임을 이끌고 싶은, 일명 ‘캐리’의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런 유저의 심리를 잘 파고든 것이 POTG 시스템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사실 오버워치 출시 전의 팀 경쟁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유저들끼리의 칭찬은 보기 힘든 것 중 하나였다. 같은 팀 유저들이 서로 잘못했다며 얼굴을 붉히다가, 끝내 욕설까지 하는 상황은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오버워치에서 팀원끼리의 다툼과 욕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객관적인 지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LOL과 비교하여 적다는 것은 모든 오버워치 유저들이 공감하는 사항이며, 필자는 그 이유로 블리자드가 유저들끼리 칭찬해주는 분위기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의 과정에서 팀 내 모든 공헌이 공유되는 ‘히어로즈 오브 스톰’(이하 히오스)의 예상 밖의 성적에 블리자드가 무언가 깨달았을 거라고 본다. 상대 영웅 처치나 미니언 처치를 통한 경험치 획득, 캠프 장악 등 유저들이 쌓은 모든 공헌이 경험치로 환산되고, 그것이 모든 팀원끼리 공유되는 히오스의 게임 시스템으로는 칭찬받는 플레이보다 그렇지 않은 플레이가 더 두드러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버워치 출시 후 히오스에도 MVP와 칭찬 시스템이 생겼다.

팀 경쟁 게임은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므로 팀원 간의 협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협동을 중시하다 보면 팀원 개개인의 훌륭한 플레이가 퇴색되는 경우가 있다. POTG와 칭찬카드 시스템은 팀원 간의 협동 가운데 훌륭했던 개인의 플레이를 부각해 게임에서 돋보이고 싶은 유저의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

그렇게 블리자드는 유저에게 만족감을 주고, 다른 유저들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심지어 상대 팀의 유저들과도 칭찬을 하는 분위기를 게임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면서 팀 경쟁 게임의 큰 단점 중 하나인 팀원 간의 불화 또한 줄여냈다.

팀 경쟁 게임에서 욕설 채팅 문제는 비단 LOL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러 게임이 처벌 수위를 높이고 신고 시스템을 개선해 왔지만 실제 유저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채찍보다는 당근을 들 차례다. 잘못한 것을 질책하는 것 보다 잘한 것을 칭찬하는 것이 팀 경쟁 게임에서 승리를 위한 길이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된다.

유저끼리 못했다고 질책하지 말고, 게임사는 서로 싸우지 말라며 처벌하기보다는 잘한 점을 칭찬하고 우리 같이 칭찬을 해보자고 멍석을 깔아보자. 그러면 좀 더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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