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25일 고스톱·포커류게임사행화금지 지침을 발표했다. 내년 1월부터 온라인 고스톱이나 포커 게임 등 웹보드 게임에 대한 1인당 1회 최대 베팅 규모가 무제한에서 1만원으로 제한키로 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또 게임 이용자가 하루 10만원의 게임머니(현금)를 잃었을 경우 48시간 동안 게임을 할 수 없도록 규제했다.

그러나 이번 문화부의 규제가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 사행성 도박사이트를 뒤로하고 제도권의 게임들을 표적으로 삼아 논란의 증폭이 예상된다. 

국내 게임산업에 있어서 가장 문제시 되는 것은 사행성이다. 우리나라의 게임은 해외와는 달리 폭력적이지도 선정적이지도 않다. 그러나 사행성의 경우는 꽤나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마늘밭에서 발견된 불법도박사이트 수익금 100억원 사건을 보며 알수 있듯 사행성 관련 사회문제는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왜 자꾸 제도권의 게임들을 대상으로 사행성 규제를 가하는 것인가다. 사행성 문제의 온상이 되는 것은 하루에도 몇건씩 휴대폰 문자메세지를 통해 날아드는 불법사행성도박사이트다. 이들 사이트는 제도권 밖에서 은밀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서버마저 해외에 개설하면서 단속을 피해다니고 있다.

사실 NHN 한게임, 네오위즈 피망과 같은 제도권 게임포털사이트에서의 사행성 문제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들 게임포털들은 그동안 업계 자율적으로 한달 게임머니 구매액 30만원이라는 제도를 만들고 이를 충실히 지켜내 왔다. 물론 이들 게임포털 내에서 불법환전을 통한 도박을 즐기는 유저들이 있기는 하지만 게임업체들은 이를 단속하고 감시하는데 많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 제도권 밖의 불법도박사이트들이다. 항상 법망을 피해 유저들을 끌어모으고 짜고치기 등 교묘한 수법으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제도권의 게임포털을 규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들 불법도박사이트에 대한 감시와 단속에 대한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부는 고포류게임 관련 지침을 발표하던 같은날 싸이에게 문화훈장을 수여를 결정 했다고 한다. 최근 빌보드 차트 2위까지 오르는 등 해외에서의 높은 인기로 국위선양을 했다는 취지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연일 규제 방안이 발표되는 게임은 문화콘텐츠 가운데 가장 높은 해외수출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문화콘텐츠 동향보고서를 보면 게임산업은 상장사 기준 상반기 수출액 4273억원을 기록해 음악 수출액 3248억원, 영화 수출액 210억원을 훨씬 상회하는 금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콘텐츠 관련 상장사 수출액 62.6%인 수치이자 전년 대비 25.8% 증가한 기록으로 문화콘텐츠 제1의 수출효자상품임을 보여줬다. 규모로만 봤을 때 가장 큰 국위선양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내 게임이 해외에서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게임이 선정성과 폭력성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원나잇스탠드를 암시하는 성적인 코드의 가사를 담고 있다. 문화콘텐츠를 바라보는데 있어 다양성을 먼저 염두한다고 보면 별문제가 없지만 현재 정부가 게임에 들이대는 잣대의 시각으로 봤을때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는 곡이다.

그런데 국위선양을 한다는 이유로 해외에서 인기를 끌었다는 이유로 그들의 잣대와는 무관한게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훈장을 수여하는 것 자체에는 별 이견은 없지만 왠지 사대적이고 이중적인 정부의 문화정책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효자콘텐츠인 게임은 언제까지 미움을 받아야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