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 게임 요소에 독특한 파티 게임 스타일의 스테이지 기믹 더해
총 수록곡 30곡 중 '캐슬바니아' 등 코나미 게임 OST도 포함돼

[게임플] 코나미가 오랜만에 한 건 했다. 이들의 신작 ‘슈퍼 크레이지 리듬 캐슬(이하 SCRC)’은 두말할 것 없이 재미있다.

SCRC는 과거 플래시 게임 전성기에 ‘기타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알려진 ‘슈퍼 크레이지 기타 매니악 디럭스’의 후속작이다. 특유의 재치 있는 스타일을 그대로 살리면서, 리듬 게임의 장르적 벽을 깨는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

게임의 구성은 단순하다. 최대 4인 플레이가 가능한 스테이지를 진행하며 스토리를 이어가면 된다. 스토리도 특별한 건 없다. 리듬 캐슬의 왕 퍼디낸드 1세의 맹렬한 방해를 극복하고 그의 왕관을 빼앗아야 한다.

중요한 건 스테이지의 기믹이다. “리듬 게임의 탈을 쓴 마리오 파티”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모든 스테이지가 독특한 기믹을 갖고 있다.

전문가 난이도에서 이 구간을 처음 만났을 때 개발진의 악랄함에 감탄했다.
전문가 난이도에서 이 구간을 처음 만났을 때 개발진의 악랄함에 감탄했다.

일반 난이도에선 3레인, 전문가 난이도에선 4레인에서 떨어지는 노트를 따라 음악을 연주하면서 동시에 도중에 발생하는 여러 미션들을 수행해야 한다. 게임은 결코 당신을 가만 놔두지 않는다. 갑자기 레인을 빙빙 돌리기도 하고, 적들이 등장해 당신의 연주를 막기도 한다. 스테이지 클리어를 위해서는 쏟아지는 노트 뿐만 아니라 주위 배경의 변화도 민감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협동의 재미가 더욱 커진다. 적어도 스테이지에선 다른 유저는 경쟁자가 아닌 당신의 소중한 동료다. 누군가 음악을 연주하면 다른 누군가는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분업하게 된다. 연주하랴, 임무 수행하랴…, 정신 없이 발에 땀나게 뛰어다닌 끝에 어려운 목표를 달성하니 참았던 숨과 함께 환호가 터져 나왔다.

그렇다고 정통 리듬 게임 스타일이 없는 것도 아니다. 게임 내 허브에선 스테이지에서 연주한 음악들을 별도의 미션 없이 연주할 수 있다. 연주 성공도에 따라 획득하는 메달의 양이 달라지며, 메달을 많이 모으면 숨겨진 곡들을 해금할 수 있다. 여기엔 코나미 대표작들의 유명 OST도 포함됐다. ‘캐슬바니아’, ‘글라디우스’, ‘비트매니아’의 대표곡들이 수록됐다.

또 다른 특징은 난이도 차이가 스테이지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 난이도와 전문가 난이도의 노트 개수는 차이가 있지만, 퍼펙트 클리어 시 기록되는 점수는 동일하다. 덕분에 리듬 게임 초보자와 숙련자가 함께 스테이지를 진행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좋지만, 전문가 난이도를 도전할 이유가 약해진다는 아쉬움은 있다.

본격 우정 파괴 스테이지. 중간에 생성되는 축구공으로 상대를 맞추고, 각종 아이템으로 방해공작을 펼쳐야 한다. 적발만 안 된다면 반칙도 허용된다.
본격 우정 파괴 스테이지. 중간에 생성되는 축구공으로 상대를 맞추고, 각종 아이템으로 방해공작을 펼쳐야 한다. 적발만 안 된다면 반칙도 허용된다.

여기에 더해 기존 리듬 게임 유저들에겐 아쉬운 부분이 또 있다. 바로 판정이다. 정확도에 따라 달라지는 기존 게임의 판정 등급을 여기선 찾을 수 없다. 정신없이 진행되는 게임의 특성상, 노트가 없을 때 입력된 키는 예외 없이 실수로 처리되기 때문에 습관처럼 키 입력을 했다간 낭패를 보게 된다.

가장 불편했던 부분은 롱 노트의 판정이다. 다른 게임에 비해 롱 노트의 입력 요구 시간이 길어, 기존 리듬 게임을 플레이하듯 롱 노트를 처리했다가 의도치 않은 실수가 기록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다만 이런 아쉬운 부분들도 파티 게임이 결합되어 있다는 게임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수시로 연주를 참여하고 또 벗어나야 하는 상황에서 깐깐한 판정은 유저들에게 도전의 영역이 아닌 불쾌감을 주는 요소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배틀로얄 같은 파티 플레이 콘텐츠도 있다.
배틀로얄 같은 파티 플레이 콘텐츠도 있다.

게임의 볼륨 면에서는 의견이 엇갈릴 수 있을 것 같다. 게임의 가격은 48,700원이며, 총 스테이지는 22개, 수록곡은 30곡이다. 기자는 12시간 만에 진행도 87.5%를 기록했다.

메인 콘텐츠만 보면 분량이 그렇게 크진 않다. 다만 끝없이 신기록을 깎는 리듬 게이머의 관점에선 아직 한참 남았으며,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파티 플레이 콘텐츠까지 고려하면 그렇게 아쉬운 가격은 아니다.

이제 기대하는 것은 게임의 새로운 DLC다. 출시 초인 만큼 새로운 스테이지와 기믹, 그리고 새로운 컬래버 음악들을 선보일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제대로 이식한 코나미 게임의 OST들을 독특한 기믹으로 무장한 스테이지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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