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크로우’가 자랑하던 현존 최고 그래픽이 '이미르'에
훌륭한 전투 액션 연출 눈길, 기존 모바일 MMO UI 차용도 흥미로워

[게임플] 밤까마귀가 날아올라 오딘의 어깨 위에 앉았다. MMORPG 흥행을 이어가고자 하는 위메이드의 의지가 느껴진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이하 이미르)’는 위메이드엑스알에서 개발하고 위메이드가 퍼블리싱을 맡은 MMORPG다. '지스타 2023' 현장에서 첫선을 보인 '이미르'는 기자에게 여러 의미에서 흥미로웠던 작품이다.

북유럽 신화 기반 세계관임을 알려주는 인트로는 언리얼엔진5 그래픽으로 덧입혀져 훌륭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인트로 컷씬 외에도 시종 빛나는 그래픽은 언리얼엔진5 최신 작품집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강렬하다.

‘나이트 크로우’가 자랑하던 현존 최고의 그래픽은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모바일 환경의 그래픽은 아직 알 수 없지만, PC 시연 환경에서 보인 모습은 훌륭했다. 게임 중 간혹 그래픽이 모든 흥미의 당위를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시연에서 보인 '이미르'가 그렇다.

이번 지스타 시연 버전에서 '이미르'가 공개한 직업은 ‘버서커’와 ‘스칼드’, ‘볼바’, ‘워로드’ 총 네 종이다. 이 중 체험할 수 있는 직업은 버서커와 스칼드다. 기자가 체험한 ‘버서커’는 도끼를 든 거친 백인 남성의 모습이다. 도끼와 방패를 들고 매섭게 전장을 헤치는 모습은 동일 신화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연상시킨다.

훌륭한 그래픽은 캐릭터 모델링에도 적용됐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NPC의 모델링이 훌륭하다. 모션, 페이셜 캡처 기술로 그려진 캐릭터들의 표정 묘사를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였다.

첫인상을 그래픽으로 사로잡은 ‘이미르’가 이후 보여주는 전개는 꽤 예상 밖이다. 훌륭한 그래픽과 전투 액션은 합이 잘맞는 단어 조합이지만, 국내 MMORPG와 전투 연출은 다소 어색한 감이 있다. ‘이미르’가 이번 시연 그래픽 외에 따로 투자한 부분은 전투 연출이다.

전투 동안 사용할 기술은 총 8개다. 도끼를 던져 적을 맞춘 뒤 회수하고 다수의 적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정면으로 바닥을 내려쳐 다수의 적에게 광역 피해를 입힌다. 다수의 적에게 밧줄을 던져 잠시 이동 불가 상태에 빠트리는 군중 제어기도 있다.

각 기술 사용 시 시점 변화 연출이 곁들여진다. 게임에서 ‘다이나믹 뷰’라고 불리는 카메라 연출은 액션성을 극대화한다. 스킬 사용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점이 액션 게임 스타일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예를 들어 도끼로 바닥을 내려쳐서 정면에 광역 피해를 입히는 기술을 사용하면 시점이 자동으로 이동해 캐릭터와 몬스터의 움직임을 보다 자세히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식이다. 캐릭터 모션의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 액션 게임에서 자주 사용하는 문법이다.

8개의 기술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다뤄진다. 더불어 두 개의 회피기로 수동 조작의 맛을 더했다. 피하기와 돌진으로 몬스터의 공격과 기술을 피할 수 있다.

'이미르'의 전투 액션
'이미르'의 전투 액션

잦은 시점 변화와 화려한 전투 이펙트, 화면 흔들림은 피로를 더하기도 한다. 지스타 시연 버전에서 다소 과장했을 가능성이 있다. 아니라면 출시 시점에 유저에게 선택지를 주거나 개선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조작감은 아직 시연 버전임에도 준수하다. 기존 AAA 타이틀 콘솔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연계기 만큼은 아니지만, 점프와 피하기 모션, 기술 사용 모션 모두 이질감 없이 부드럽게 움직인다. 차후 개선된 버전에서의 전투가 기대될 정도다.

시연의 끝에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눌러야 하는 QTE 액션 시퀀스를 배치했다. 일반 전투와 QTE 액션을 오가는 전투는 각 부분의 연결고리가 어색한 지점도 있었지만, 훌륭한 그래픽과 기술마다 변하는 카메라 시점으로 극복한다. 엔딩 시퀀스는 이번 작품의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 말해주는 지점이다.

시연의 마지막 에필로그에 QTE 액션 이벤트를 배치했다.
시연의 마지막 에필로그에 QTE 액션 이벤트를 배치했다.
게임 진행 중 언제든지 UI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게임 진행 중 언제든지 UI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미르’는 그동안 위메이드가 보여준 MMORPG의 문법도 충실히 따른다. 게임에는 두 개의 UI 선택지가 있다. ‘라이트 모드’와 ‘스탠다드 모드’로 나뉘는 두 개의 UI 선택지는 PC와 모바일, 두 개 플랫폼에 모두 대응 가능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 다분하다.

‘라이트 모드’는 모바일 사용에 최적화된 환경으로 보인다. 체력, 마나 바, 스킬 창 등이 사라지고 네 개의 버튼(공격, 돌진, 피하기, 점프)이 남는다. ‘스탠다드 모드’는 PC MMORPG 환경과 비슷한 UI다. 체력, 마나 바와 물약, 스킬 창 등이다. 두 개의 모드를 게임 중 언제든지 원하는 대로 변경할 수 있어 유저에게 선택지를 제공한다.

‘이미르’의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에서 확인한 대규모 PvP 전투는 체험할 수 없었고 같은 시연 환경에 놓인 플레이어들과 위상을 공유했다. 플레이어간 상호작용은 없었고 같은 퀘스트를 진행 중인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는 있었다.

현 시연 버전에서 ‘이미르’는 액션성이 강한 MORPG, 더 범위를 좁히면 ARPG에 가까운 경험을 선사한다. 자동 사냥, 자동 진행 시 게임 경험이 느슨해진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연출과 그래픽으로 그 고리를 단단히 묶고자 한 노력이 돋보인다. 그리고 그것이 꽤 설득력 있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롭다.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에서 보여준 대규모 PvP는 경험할 수 없었다. 앞으로 '이미르'에 이를 어떻게 구현해낼  것인가가 중요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트 크로우'로 대규모 흥행을 손에 쥔 위메이드가 '이미르'로 다시 한번 국내 MMORPG 시장에 새 문을 열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시 에필로그에서 토르와의 전투가 시연의 백미였다.
역시 에필로그에서 토르와의 전투가 시연의 백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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