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서 구현하는 액션 커맨드 시스템 특징
현실 영토 기반 점령, 액션과 전략적 성장의 구조는 치밀

[게임플] 우리가 알던 그 액션이다. 모바일 속에 그 손맛이 감겼다. GPS 시스템은 그 재미를 놓기 어렵게 만든다. 

에이스톰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빌딩앤파이터'가 26일 오전 정식 출시됐다. 액션 외길을 깎아온 개발사답게 또다시 액션 RPG다. 하지만 디테일은 특별하다. 모바일 플랫폼 첫 도전이자, 액션에 위치 기반 점령 시스템을 참신하게 접목한 게임성이 보인다.

빌딩앤파이터 속 세계는 실제 지도를 반영한다.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에 현실 대한민국 영토와 빌딩 위치가 인게임 필드에 들어갔다. 모바일 기기 GPS를 반영해 유저의 집이나 직장에 본진을 설치하고, 주변 영토와 실제 건물을 점령하면서 세력을 키워나간다.

재미있는 게임이 될 요건은 두 가지였다. 액션 개발 역량이 모바일에서도 살아날 수 있는가, 그리고 현실 영토 확장 시스템이 액션 장르와 얼마나 잘 어울리는가. 사전 테스트 빌드를 활용해 초중반 미션의 게임을 체험했다. 게임을 진행할수록, 전체적인 점령과 액션의 틀은 눈에 띈다.

빌딩앤파이터 액션에서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줌인 활용 연출이다. 다른 게임들에 비해 카메라가 캐릭터를 향해 가까이 당겨져 있다. 또 상하 구분은 간략화해 벨트스크롤보다 횡스크롤에 가깝다. 버튼 UI도 꼭 필요한 부분만 남긴 채 간략화했다. 

이동 중 스마트폰 조작만으로도 간편하게 액션을 즐길 수 있게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물론 조작이 단순하더라도 액션이 단순하면 안 된다. 그 점 역시 모바일 액정 화면에 최적화된 입력 체계로 다양한 액션을 구현해 해결한다.

이동 관련 가상 키패드는 좌우와 점프뿐이지만, 이를 활용한 조작은 흥미롭게 파생된다. 더블 탭으로 짧은 대시와 회피가 되고, 이동 버튼에서 살짝 위를 누른 채 스킬을 탭하면 대공기 관련 스킬이 나간다. 스킬 버튼이 2개뿐인데도 간단한 커맨드 응용으로 대여섯 개 스킬 구사가 가능한 것이다. 

부하 스킬 사용도 격투 장르의 스트라이커와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한다. 부하 특성에 따라 일정 시간 함께 싸우기도 하고, 순간 효율 높은 스킬을 날린 뒤 사라지기도 한다. 지금까지는 둘을 하나씩 쓰는 쪽이 가장 효과적으로 보인다. 부하는 빌딩 공성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양하게 가질 수록 좋다.

PvP 콘텐츠인 결투장은 궁극기 사용 외에는 자동으로 맞붙는다
PvP 콘텐츠인 결투장은 궁극기 사용 외에는 자동으로 맞붙는다

자동 전투가 존재하고, 꽤 똑똑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션을 빙자한 자동사냥 게임이 되지 않도록 했다. 수동 액션의 맛이 괜찮기도 하고, 수동 조작의 보상을 확실하게 제공해 선택지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그 설계는 체인 시스템에서 나온다. 동시에 스킬을 연계할 경우 체인이 발동되는데, 전투 종료 뒤 체인 발동 정도에 따라 C에서 SSS급까지 판정이 나온다. 오직 자동만 사용할 경우 C등급으로 고정된다. 높은 등급일수록 경험치와 재화 추가 보상이 있다. 

수동 조작이 길거나 피곤하면 부담이겠지만 최대한 간편하게 설계해 메리트는 크다. 결국 시간이 없을 때 스테미너를 빠르게 소비하기 위해 자동을 활용하되, 그밖의 시간에 적극적인 수동 전투를 하는 쪽으로 밸런스가 맞춰진다. 

픽업에서 원하는 부하를 노리고 획득하기는 어렵지 않다. 각 픽업마다 비교적 낮은 수준의 천장이 존재하고, 마일리지를 만족한 뒤 뽑을 경우 확정 출현이다. 보유한 부하 코어를 맞춰주기 좋은 빌딩 점령이 정석이지만, 반대로 근처에 얻기 편한 빌딩에 따라 픽업을 결정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테스트 빌드는 과금이 불가능해 패키지 효율 측정은 어려웠지만, 게임 내 재화 지원은 풍부한 편이다. 후반 콘텐츠에서도 재화 수급이 원활한지, 등급 상승 효율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과금 유도 수준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직선으로 에픽 미션을 진행할 경우 11미션 정도에서 한번 방지턱이 걸린다. 하드 난이도를 한 바퀴 돌면서 내실을 다시는 시간이다. 특히 영토 내실이 중요하다. 자신에게 맞는 빌딩을 선택해 점령 및 관리하고, 공성과 방어를 적절히 진행하면서 캐릭터와 부하를 키워나가는 재미도 잘 구현했다.

정식 서비스에서도 이렇게 종로의 패왕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정식 서비스에서도 이렇게 종로의 패왕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실제 영토를 점령하는 콘텐츠에 맞게, 향후 이벤트와 콜라보에서도 가능성이 보인다. 처음 맛보게 되는 사레는 GS25 편의점과의 이벤트다. 유저 근처에 있는 매장에 접근해 매일 도장을 찍을 수 있고, 일정 이상 꾸준하게 도장을 받으면 보상을 받는다. 

터치 한 번으로 도장이 찍히기 때문에 참여가 매우 간단하고, 스펙 상관 없이 현실 GS25의 위치 파악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앞으로도 이벤트 콘텐츠가 꾸준하게 공급될 수 있고, 실제 상품과 연계한 협업 모델도 가능하다. 과도한 BM 없이도 게임 사업성이 유연하게 굴러갈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최강의 군단'부터 이어져온 에이스톰 특유의 화풍이 얼마나 폭넓게 받아들여질지가 관건이다. 좋은 쪽에서 해석하면 정체성이 확실하고,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요즘 트렌드는 아니다. 유저에 따라서는 투박하게 느껴질 수 있어 취향이 갈릴 분야다.

또다른 중요 과제는 점령과 경쟁의 난이도다. 사전 테스트는 유저가 적어 지역별로 경쟁이 없다시피 했지만, 정식 서비스에 많은 유저가 참여하면 유명 건물 소유를 놓고 치열한 사투가 벌어질 것이다. 

여기서 지나친 승자독식과 페이투윈이 나타나면 게임 진입이 힘들고, 경쟁 요소가 너무 부실해도 게임에 동기부여를 주기 어렵다. 서비스 초기와 향후 업데이트에서 경쟁 참여 기회와 보상의 기회가 어떻게 균형을 맞추느냐가 게임 성패를 가를 핵심이다.

빌딩앤파이터는 어려운 과제 속에서 썩 괜찮은 해답을 냈다. 모바일 액션은 개성을 갖췄고, 현실 빌딩 공성은 참신하면서 다채롭다. 앞으로 이슈 대처와 운영이 너무나 중요한 장르다. '던파'에 이은 '빌파'가 모바일에서 새 영역을 개척할 수 있을지, 앞으로 다가올 재미가 기다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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