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이 지닌 매력, 그리고 인섬니악의 게임이 서로를 보조
시리즈 중 가장 풍부하고, 스타일리시하며, 즐겁다

[게임플] '마블 스파이더맨 2'는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알고 그대로 수행한다. 내러티브의 모체인 ‘스파이더맨'이 지닌 매력과 인섬니악의 게임 디자인이 서로를 훌륭히 보조한다. 마치 '피터'와 '마일스'가 히어로로서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해내듯 말이다.

게임은 컷씬과 전투, 전투와 컷씬으로 이어진다. 사이사이에 낀 이야기들은 각자 제 몫을 충실히 해내거나 때로는 그 이상으로 매력적이다. 메인 시나리오는 어설프게 비선형적 플레이를 요구하거나 이야기를 뒤섞지도 않는다. 수행해야 할 임무는 직관적이고 지도 마크를 통해 쉽게 분류하도록 돕는다.

아마 두 명의 스파이더맨 ‘피터’와 ‘마일스’를 번갈아 플레이하도록 했으므로 이야기는 보다 더 선형적이고 직관적이어야 했을 것이다. 때문에 어느 구간에서도 히어로 무비를 보는 것 이상의 이해를 요구하지 않는다. 시리즈 세계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단 걱정이 있을 수 있다. 전작이나 스파이더맨 세계관을 잘 안다면 재미가 늘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문제는 없다.

몇 가지 이야기 중심만 알더라도 접근하기 어렵지 않도록 히어로 무비의 전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전형으로 설계됐다. 클리셰에 가깝지만, 그것이 유저가 게임에서 찾고 원하는 것이므로 전혀 문제없다. 그리고 한쪽에서 풀려나가는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는 전작 ‘마일스 모랄레스’가 그랬던 것처럼 거부감 없이 표현되며 작품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마블 스파이더맨 2'는 이야기가 선형적이고 닫혀 있는 대신 전투에 가능성을 추가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투는 다양하게 변주된다. 실제 게임 플레이는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한 방향으로 굳어지겠지만, 그럼에도 훌륭한 방식으로 가능성을 제시한다.

두 스파이더맨은 같은 액션 버튼에도 연출이 파생된다. 시종 피ㆍ타격음이 쏟아지는 전투 중 피로를 낮추고 호기심과 기대로 액션을 지켜볼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다. 게임의 전투가 점차 익숙해지고 같은 액션 씬을 보는 것이 지겨워진다는 생각이 들 무렵 이야기 진행 과정에서 얻은 새로운 기술에 새로운 액션 씬이 붙어 역할을 대신한다.

마일스와 피터의 슬롯 어빌리티(스킬 퍽)는 각각 17개, 19개이며 공통 슬롯은 25개다. 슬롯 어빌리티 중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 해금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이번 작품에서 이미 예고된 바처럼 피터는 베놈 어빌리티를 갖는다. 원시적이고 강력한 파괴적인 힘의 연출을 잘 살렸고 마일스 역시 기존작의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한 전투에 원거리 어빌리티를 추가해 새로운 연출을 선보인다.

두 스파이더맨의 개성은 전투는 물론 메인 시나리오와 사이드 퀘스트 등의 임무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스파이더맨은 각각 진행 가능한 다른 사이드 퀘스트를 가진다. 

함께 펼치는 전투에서 두 주인공의 더블팀 액션 씬을 볼 수 있다. 다만 액션 씬이 아닌 전투 중 상호 작용이 없는 것은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부가 임무 진행 중에도 문득 튀어나와 도움을 주는 스파이더맨 그리고 완전히 다른 캐릭터 성격을 알 수 있는 짧은 대사들 역시 백미다.

이번 작품에서 추가된 쳐내기로 회피와 패링 두 가지 선택지가 생겼다. 전작에 비해 한결 넓어진 방어 선택지를 가지게 됐다.

보스가 아닌 적들의 전투 패턴은 다소 정형화되어 있다. 일반, 브루저 및 정예로 나뉘는 적들의 공격 패턴은 금방 익숙해진다. 숙달하기 쉬운 조건은 동시에 단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조작에 자신 있는 유저라면 웬만한 난이도에서는 금세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메인 빌런을 포함한 보스전은 각기 다른 개성과 패턴을 가지고 있다. 맞춤으로 짜인 액션 씬까지 흥미를 유발한다. 

추가된 스파이더 가젯은 전투에서 많은 중요도를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확실히 준수한 보조 성능을 가진다. 전투 다양성에 레이어를 추가한다.

스킬 포인트, 슈트 능력(능력치), 스파이더 가젯은 각각의 성장 요소를 갖고 있다. 레벨이 오를수록 게임 초반 전투의 속도감도 함께 상승하므로 부가 임무 수행이 필요하다. 다만 난이도 타협을 할 경우 이런 플레이는 강제되지 않으며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은 유저는 메인 시나리오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소 반복적이라고 느겨지는 퍼즐과 부가 임무 등의 수집 요소에 세계관 속 이야기를 가득 채워 넣어 지루함이 줄어들었다. 전작의 이야기가 후술되거나 유니버스의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들였다. 메인 시나리오와 함께 진행하면 다양한 이야기가 병렬적으로 진행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며 메인 시나리오가 끝난 뒤 진행되는 서브 퀘스트는 게임 속 세계를 계속해서 탐험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 준다. 덕분에 퍼즐과 미니 게임은 단순 반복이 아닌 세계를 파헤치는 발굴의 경험이 된다.

곳곳에 배치한 고퀄리티 컷씬과 부드럽고 이질적이지 않은 연결은 세계에 대한 몰입도를 한층 끌어 올린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컷 씬의 존재 이유를 더욱 명확하게 만들고 있어 컷씬으로 인한 연속적인 경험을 해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게임의 전체 볼륨은 미리 밝혀진 대로 20시간 내외로 예상된다. 메인 시나리오의 볼륨은 약 10~12시간 정도에서 그친다. 하드코어 유저는 물론 일반 유저에게도 적은 볼륨은 좋은 의미에서 아쉬운 요소다.

64개 이상의 개성 있는 슈트가 존재하며 이를 수집하는 것 또한 즐거움 중의 하나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슈트'를 장착하면 마일스의 프레임이 보다 낮아져 애니메이션 속 모습처럼 움직인다. 여기에 디테일하고 다양한 PS5 듀얼센스 컨트롤러 활용 또한 게임의 마감이 훌륭하다고 느끼게 한다.

‘마블 스파이더맨 2’는 역대 시리즈 중 가장 풍부하고 스타일리시하며 즐겁다. 이 작품으로써 PS의 '마블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스스로 높은 위상의 입지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파이더맨 시리즈 아이디어에 착상해 배양된 PS의 ‘마블 스파이더맨’이 성장기를 거쳐 본 작품으로써 드디어 훌륭한 성체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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