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빌드를 찾고 만들어가는 과정 매우 잘 구현해
세부 퀄리티, 피드백 통한 개선 필요

[게임플] 글로벌 스테디셀러 장르 루트슈터를 향한 넥슨의 도전작 ‘퍼스트 디센던트’의 오픈 베타가 끝을 앞두고 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퍼스트 디센던트와 함께했던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며 느꼈던 소감을 정리하고자 한다.

루트슈터 장르를 좋아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거의 모든 루트 슈터 게임이 인류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데, 특유의 세계관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투쟁의 이야기가 좋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고유의 전투 시스템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는 빌드를 찾고, 이를 만들기 위해 세팅을 맞춰가는 과정이 가장 좋다. 개인적으로 바로 이 부분이 루트 슈터의 본질이라 생각한다.

루트슈터 게임을 평가하기 위해선 이 본질을 어떻게 구현했느냐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퍼스트 디센던트에선 그 본질을 품을 ‘가능성’이 돋보였다. 여기서 가능성이라 표현한 것은 아직 오픈 베타 단계라는 점, 그리고 빌드의 다양성을 해치는 일부 아쉬운 부분들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무기 종류는 다양하고, 각기 다른 개성이 살아 있는 건 확실하다. 사용하는 탄은 4종류로 나눠지고, 총기 종류는 현재까지 돌격소총, 전술소총, 정찰소총, 광선소총, 기관단총, 권총, 핸드캐넌, 산탄총, 저격총, 런처까지 총 10종류를 확인했다.

여기에 같은 총기에도 완전히 다른 옵션이 붙을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무기 종류와 무기가 사용하는 탄약, 각 무기에 붙는 옵션까지 모두 고려해 무기를 조합하는 것이 중요해 보였다.

다만 탄약의 수급이 부족하다. 특히 고위력탄이 그렇다. 산탄총과 런처, 저격총이 고위력탄을 사용하는데 맵을 돌아다니면서 아무리 많은 적을 소탕해도 고위력탄은 고작 몇 발 정도밖에 얻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산탄총과 저격총, 런처가 정말 좋은 성능을 가진 것도 아니다. 고위력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DPS는 높게 측정되어 있지만, 실전에서 그 DPS가 나오는지는 의문이다. 다른 무기, 특히 돌격소총이나 기관단총을 사용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웠다.

무기 외에도 캐릭터가 착용할 수 있는 파츠의 종류도 많다. 이 역시 각자 다른 옵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옵션을 가진 파츠를 찾는 작업도 필요하다. 어떤 파츠는 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선 특정 조건을 만족하도록 요구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들을 고려하며 최적의 빌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얼마의 시간을 들여도 아쉽지 않았다.

인벤토리의 제약은 아직 마음에 걸린다. 다양한 임무들을 수행하다 보면 총과 여러 파츠들이 잔뜩 쌓여 금방 인벤토리가 가득 찬다. 총기와 파츠가 수량을 공유하기 때문에 임무 도중에도 아이템 습득이 불가능한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이 경우 인근의 창고에서 습득한 아이템을 보관하거나 잡동사니들을 분해해야 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니 장비를 찾는 과정의 경험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플레이어블 캐릭터 ‘계승자’도 여러 가지다. 화염, 냉기, 전기, 독성 등 총 네 종류의 속성을 다루는 계승자가 하나씩 있고, 공격과 방어, 그리고 지원에 특화된 계승자도 있다. 이 역시 저마다의 취향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스킬 구성과 성능에 아쉬운 점이 많다. 이번 오픈 베타 동안 ‘에이잭스’와 ‘제이버’를 주로 사용했는데, 둘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했다. 에이잭스의 ‘공간도약’은 착지 지점에 적이 있으면 적을 밟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미끄러진다. 피해량과 타격감도 시작 시 선택할 수 있는 계승자 중 가장 약한 것처럼 느껴졌다.

제이버의 스킬은 직관적이지 못하다. 패시브 스킬 때문에 공격 터릿과 치유 터릿을 같이 설치해야 하는데, 둘의 쿨타임이 다르고 지속시간도 짧다. ‘다목적총’은 시전 시 무기를 대체하는데, V키를 다시 눌러야 취소된다. 그나마 강력한 건 설치된 터릿을 ‘재가동’으로 파괴하는 것뿐인데, 스킬 시전 딜레이는 무척 길고, 터릿의 공백은 치명적이다.

무기와 계승자에 장착해 성능을 변화시키는 ‘모듈’ 역시 문제가 있다. 다양한 종류가 있는 건 좋지만, 설정한 모듈을 저장하는 기능이 없어서 하나씩 바꿔줘야 했다. 또 근접 공격 모듈이 따로 있는데, 이 모듈을 착용하지 않았을 때 피해량이 너무 낮아서 쓸 수가 없었다. 계승자에 장착해 스킬을 변화시키는 ‘스킬 모듈’은 한 가지 밖에 착용할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운 부분들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게임은 ‘재미있다’고 평가하기 충분하다.

세계관과 플롯 등에서 찾을 수 있는 기존 게임의 요소들을 ‘장르적 특수성’으로 차치하고 나면 종국에 남는 것은 장비를 파밍하고 이를 활용해 빌드를 맞추는 장르의 본질인데, 이 부분은 제법 훌륭하게 구현됐다.

유념해야 할 것은 아직 오픈 베타라는 점이다. 좋았던 부분은 유지하고 아쉬운 부분들을 잘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국내외 많은 유저들이 이번 오픈 베타에 참여해 목소리를 낸 만큼, 잘 다듬어져 루트슈터라는 새로운 도전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를 한 명의 팬으로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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