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에서 키보드·마우스 사용 가능케 하는 '컨버터'로 유저 간 갈등 심화
콘솔 FPS 고질적 문제... 컨버터 제재하는 대책 마련 시급

[게임플]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FPS 게임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로 콘솔 조작을 가능케 하는 ‘컨버터’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EA에서 서비스 중인 FPS 게임 ‘에이펙스 레전드’는 PC와 콘솔을 가리지 않고 유저들이 함께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 서비스를 지원한다. 그런데 여기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어떤 플랫폼을 이용하냐에 따라 게임을 조작하는 방법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PC 이용자들이 대부분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반면, 콘솔 이용자들은 콘솔에 부착된 패드를 사용해 게임에 참여한다. 조준이 정밀하고 정확해야 하는 FPS 게임에선 마우스의 조작감을 패드가 따라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게다가 에이펙스 레전드는 ‘히어로 슈터’라는 장르의 특성상 상대의 이동이 매우 크고 불규칙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조작감 차이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에이펙스 레전드에는 패드 이용 시 조준 보정 기능을 지원한다. 문제는 여기서 일부 유저들이 흔히 ‘컨버터’라 불리는 외부 장치를 사용해 콘솔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로 패드를 조작한다는 것이다. 키보드와 마우스의 조작을 패드의 조작으로 바꿔주는 장치가 바로 컨버터다. 이를 이용하면 패드의 조준 보정 기능을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면서도 받을 수 있다.

이는 패드 유저가 떠안은 페널티를 완화하기 위해 추가된 기능을 악용하는 플레이지만, 어째서인지 에이펙스 레전드는 여기에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자 모니터링을 통해 컨버터 유저들을 제재하는 다른 FPS 게임과는 대조적이다.

덕분에 에이펙스 레전드는 컨버터 유저들의 커뮤니티가 버젓이 존재하고, 유튜브에서도 컨버터를 사용한 플레이 영상과 함께 컨버터 세팅을 판매하는 영상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컨버터 논란은 오래전부터 꾸준하게 콘솔 FPS 게임의 골칫거리였다. 3년 전 유튜브에 올라온 컨버터 리뷰 영상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현재는 사라졌지만, 당시에는 국내에서도 컨버터가 판매되고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 당시 콘솔 시장 안에서 곯고 있던 문제가 크로스 플랫폼 지원이 늘어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최근 에이펙스 레전드에서는 컨버터 문제로 인해 유저 간 불신이 심해졌다. PC 유저들은 콘솔 유저들과 경쟁하는 것을 꺼리고, 콘솔 유저들은 컨버터 유저라고 의심받는다. 심지어는 PC에서 패드를 연결해 게임하는 유저들이 조준 보정을 악용한다는 누명까지 쓰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9일) 에이펙스 레전드의 새로운 시즌 ‘아스날’이 열렸다. 모든 유저들이 이번 시즌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좀먹는 컨버터 이슈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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