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션은 아쉽지만, 장르 내 현존 최고 그래픽
인게임 플레이로 다이아 수급... 경제 생태계 구조 촘촘
성장과 경제가 열린 MMORPG, 서비스 환경 안정화 최우선 과제

[게임플] 시작과 함께 날아올랐다. 고공비행의 이유도 찾을 수 있었다.

위메이드 대작 '나이트 크로우'가 4월 27일 출시됐다. MMORPG 베테랑들이 모인 개발사 매드엔진이 만들었고, 중세 유럽 세계를 바탕으로 한 세계관과 언리얼엔진5 기반 그래픽으로 기대를 모았다. 

초기 반응은 뜨겁다. 5월 1일 구글 매출 2위까지 올라왔고, 인기 다운로드는 1위를 유지하면서 유저를 불러모으고 있다. 출시 며칠 뒤에도 대기열이 이어져 신규 서버그룹을 계속 증설하고 있으며, 신규 서버도 계속 인구가 꽉 차는 돌풍을 보인다. 

전쟁 MMORPG는 한국에서 매출이 보장된 장르로 불린다. 그만큼 모든 게임사가 뛰어들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유저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은 순식간이다. 서버와 월드 이권을 두고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세력들에게도 계속 매력적인 전장을 공급해야 한다.  

나이트 크로우의 흥행몰이는 어디까지 가능할까. 그리고 얼마나 길게 갈 수 있는 기반을 갖췄을까. 닷새 동안 플레이한 감상으로 모든 것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큰 틀에서 앞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경제'에서 드러난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었다. 

출시 전부터 자랑하던 그래픽은 이 장르에서 현존 최고가 맞았다. PC 환경에서 모델링과 오브젝트가 탁월한 디테일을 자랑한다. 갑옷 주름까지 섬세하게 표현됐고, 바닥부터 공중 비행물까지 모든 조형물의 질감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특히 돋보이는 부분은 광원이다. 대부분 야외 환경인 필드에서 빛 처리가 가진 시각 효과는 생생하게 드러난다. 특히 글라이더 활강하면서 시점을 돌릴 때 빛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음영은 사실적인 비주얼을 극대화한다. 

다만 뛰어난 그래픽을 캐릭터 모션에서 활용하지 못한 것은 감점 요소다. 일반 공격 모션을 2종류만 반복하는 방식이라 동작이 투박하고, 이동이나 점프 등 각종 커맨드가 연결될 때도 약간 부자연스럽다. 피격 모션이 없어서 얼마나 맞고 있는지 직관적 파악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단, 장르 특성을 감안할 때 선택과 집중은 효율적이다. 대부분 시간을 화면 줌아웃 후 자동사냥에 할애할 유저 입장에서 주로 보게 될 모습은 필드 전경과 주변 자연환경이다. 수동 조작이 필요한 활강에서 그래픽은 절경이기 때문에, 유저 경험에서 그래픽을 굳이 흠 잡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주요 시스템 설명이 끝나고 기본 콘텐츠들이 개방되는 시점은 30레벨이다. 숫자만 보면 먼 길처럼 보이지만, 그때까지 레벨업이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불과 몇 시간이면 도달한다. 초기 클래스에서 1차 전직이 가능해지며 본격적으로 무기별 스킬에 맞는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제작과 의뢰, 신념 전승 등이 열리면서 본격적인 장비 마련과 성장이 펼쳐진다. 특히 35레벨에 열리는 전문 제작과 거래소 판매부터 육성 방향에 대한 감이 잡힌다. 내 전문 무기 제작을 위해 어떤 재료가 필요한지, 거래소에서 수급한 다이아를 무엇에 활용할지를 정하는 것. 그 모든 재료는 인게임 파밍에서 얻을 수 있다. 

유저와 적의 대미지 숫자는 표시되지 않고, 대신 HP 게이지는 보인다. PvE 사냥에서의 편의성, PvP의 현실감을 동시에 잡으려 한 의도가 읽힌다. 또 모든 지역마다 사냥 적정 레벨을 표시해주고 구간별로 비행장을 배치해, 사냥터 선택과 이동이 한결 편하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나이트 크로우의 미래 전망을 밝게 만드는 시스템은 경제다. 무과금 유저가 무난히 커나갈 통로 역시 경제 생태계 참여로 열어둔다.

게임 속 의뢰 수행을 통해 다이아가 벌린다는 사실은 엄청난 의미를 부여한다. 과금에 상관 없이 개인 노력으로 상위 콘텐츠에 접근할 여지가 생겼다는 것. 시즌 패스도 다이아로 해금이 가능해 고급 아이템을 충당하는 방향성도 고려할 수 있다.

순수 사냥으로 성장하기 위한 시스템 배려도 드러난다. 매일 모든 지역에서 새로 받을 수 있는 일일 사냥 퀘스트, 스토리가 함께 들어간 서브 퀘스트의 역할이다. 일반적인 사냥 속에 퀘스트 보상이 추가되면서 경험치가 자연스럽게 보충된다.

인게임 의뢰만 수행해도 다이아가 벌리는 전쟁 MMORPG는 처음이다
인게임 의뢰만 수행해도 다이아가 벌리는 전쟁 MMORPG는 처음이다

전투에서 나이트 크로만의 특성은 템포가 짧지 않다는 점이다. 무과금으로 적정 레벨 사냥터에서 전투했을 때, 다른 게임에 비해 몬스터 사망까지 걸리는 시간이 긴 편이다. 동시에 나 자신이 받는 대미지도 타격이 적다. 

덕택에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다. 많은 과금을 한 유저는 경험치를 빠르게 흡수할 수 있고, 무과금 유저 역시 자신에 맞는 레벨 사냥터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보통 자동사냥 장소를 적정 레벨보다 낮은 곳으로 택해야 하는 타 게임들과 달리, 

사냥에 재화 투자가 적다는 장점도 나온다. 권장 레벨과 딱 맞는 사냥터에서 물약 소모가 거의 없이 12시간 이상도 너끈히 사냥이 돌아갔다. 녹색(고급) 장비만으로 플레이했는데도 가능했다. 

이런 모든 장점은 경제 참여의 장벽을 한없이 낮추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누구든 플레이만으로 필요한 재화를 모으고, 상위 유저들이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을 도우면서 보상을 얻는다. 반대로 상위 유저들에게 도움을 받아 '윈-윈' 관계를 형성하는 경우도 있다. 격전지에 들어가면 모두 적이겠지만, 그밖의 필드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이다.

초기라서일 수도 있지만, 판매 재료는 높은 가격으로 잘 팔린다
초기라서일 수도 있지만, 판매 재료는 높은 가격으로 잘 팔린다

나이트 크로우의 최우선 과제는 안정적인 서비스 환경 마련이다. 전쟁 MMORPG는 쾌적한 서버 환경과 플레이 지속성, 예측 가능한 점검 일정이 다른 장르보다도 중요하다. 필드 보스가 일정 주기로 등장하고 전투에서도 공평한 서버 환경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아직 나이트 크로우는 출시 초기 서비스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다. 서버 이슈나 상점 버그 등 간헐적 문제로 점검이 잇따랐다. 그만큼 유저 접속세가 기대 이상으로 폭발적이라는 의미지만, 최대한 빨리 서비스 환경을 개선해 유저를 정착시킬 필요는 있다.

UI/UX는 PC와 모바일 양쪽에서 준수하다. 다만 UI에서 번거로운 조작이 추가로 필요해지는 구성이 몇 있다. 장신구 슬롯을 확인하려면 캐릭터 장비창에서 한번 더 눌러야 하거나, 제작 화면에 진입하려면 일반/전문 등 파트를 골라 계속 들어가야 하는 것이 예시 중 하나다. 

그밖에 요즘 많은 게임에서 도입한 무접속 플레이가 없다는 점, PC 환경에서 결제가 불가능해 모바일 버전을 오가야 한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차후 유저 의견을 수렴해 더욱 좋은 서비스 기반을 마련하는 운영을 기대해본다.

탈것이 컬렉션이 아닌 보유 수량으로 능력을 올려주는 것도 소소한 배려
탈것이 컬렉션이 아닌 보유 수량으로 능력을 올려주는 것도 소소한 배려

나이트 크로우가 새로운 게임은 아니다. 큰 틀에서 기존 전쟁 MMORPG 문법 대부분을 따라가고 있다. 단 예전 게임들의 문제점을 장기적 관점으로 해소하기 위한 고민과 디테일이 보인다. 언리얼엔진5 역시 당장 획기적인 시각 변화는 아니지만, 앞으로 계획된 방대한 지역 업데이트에서 큰 힘이 될 무기다.

나이트 크로우를 추천하고 싶은 대상은 기존 전쟁 MMORPG를 선호하면서도 퀄리티를 중시하는 유저층이다. 월드를 달리고 날아가는 과정만 해도 시각적 만족도는 높다. 장르 비선호 유저층을 새로 유입하긴 어렵지만, 기존 유저층 내에서 매력적인 플레이 대상으로 떠오를 게임이다.

현재 가장 큰 매력은 경제고, 앞으로 관건도 경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필드 PK는 가해자 입장에서도 큰 매력이 없어 던전과 격전지가 분쟁 대상이다. 이런 환경에서 많은 재료가 수급될 것이고, 상위권의 수요와 일반 유저들의 수입이 어떻게 균형을 이루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작업장' 등 판매 전문 캐릭터들의 제재도 시스템에서 매우 중요하다.

나이트 크로우는 출항과 함께 고공비행을 시작했다. 밤까마귀의 비행 종착지는 어디일까. 확실한 것은, 절대 가까운 거리에서 만족할 게임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동기부여다. 그동안의 MMORPG 운영 시행착오를 모두 취합해, 최고의 노하우를 발휘하는 서비스가 이어지길 바란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