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 개편, 라이브 방송, 64비트... 광폭 행보 신임 디렉터의 각오
"유저 의견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 느껴져"

[게임플] "유저와 같이 어른이 되면서, 함께 하는 재미를 더 살리고 싶어졌습니다."

'서든어택'은 18년 동안 인기에 비해 큰 이슈가 잘 터져나오지 않은 게임입니다. 부동의 국산 FPS 1위에, 서든패스 추가로 매출도 계속 상승세인데 말이죠. 그러던 서든어택에서 뜻밖의 소식이 계속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화제의 중심에는 신임 디렉터의 광폭 행보가 있습니다. '전국서든자랑'이라는 오프라인 행사를 전국 투어로 치르고, 국민맵 웨어하우스 밸런스 조정에 손을 대기도 했죠. 그밖에 64비트 클라이언트 개발, 고질적 문제였던 불법 프로그램 대거 적발, 실시간 라이브 소통 방송 등 그동안 없었던 파격적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 작년 말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태현 디렉터를 만났습니다. "3개월 단위 시즌 업데이트만 해도 정신이 없다"고 웃으면서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계획이 대화 내내 튀어나왔습니다. 스스로 말을 잘 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서든어택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순간 열정 가득히 쏟아지는 답변은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넥슨게임즈 '서든어택' 김태현 디렉터
넥슨게임즈 '서든어택' 김태현 디렉터

■ "폭설에도 행사장 채운 유저 열정... 소통의 가치 느꼈죠"

Q. 2005년 서든어택 오픈 다음 날 만든 계정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 그 시절 이야기부터 조금 더 듣고 싶네요.

당시는 넥슨 관련 소속이 아니었어요. 2004년 '겟앰프드'로 게임계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고, 원래 게임을 좋아해서 종사자가 된 뒤로 출시한 게임은 거의 다 했어요. 그중에서도 대전액션이나 FPS 장르를 특히 좋아했고요.

그러다 보니 서든어택 출시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오픈 당일은 일 때문에 못했지만, 바로 다음 날 친구들과 같이 PC방에서 처음 즐기게 됐죠. 당시 '카운터 스트라이크 1.6'을 정말 재미있게 했는데, 서든어택이 그 점에서 정말 잘 맞았어요.


Q. 순수한 개인적 관심이었네요. 그럼 결국 서든어택 팀에 합류한 것도 게임을 향한 애정이 큰 영향을 미쳤을까요?

FPS에 대한 관심이 시작이었죠. 첫 직장을 8년 정도 다니다가 '울프팀' 개발사로 이직을 했어요. 당시 터키 등 해외에서 크게 성공하던 게임이고요. 그리고 잠시 창업을 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다음 직장을 구하면서 FPS 장르를 다시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도 서든어택은 압도적으로 1위였고, 국내 게임사라면 꼭 여기에 오고 싶었죠.


Q. 작년 말 전국서든자랑에서 많은 유저와 직접 만나 인사를 나누었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이야기가 있었나요?

디렉터 취임하고 거의 바로 개최한 오프라인 행사였는데요. 아무래도 이전까지는 오프 행사보다 서비스에 집중하려는 시기였어요. 디렉터가 되면서 처음 한 생각이 '전면에 나서서 유저와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자!'였고, 사업팀과 이야기한 결과 급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준비를 해주셔서 인사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에피소드라면 광주 투어를 갔을 때가 떠오르네요. 크리스마스 직전인데, 하필 행사 직전에 기록적인 폭설이 왔어요.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도 200명 넘게 오셔서 자리를 꽉 채워주셨어요. 이런 환경에서도 행사에 와주신 게 인상에 크게 남았죠.

또, 오래 운영된 게임이라 정말 오래 즐겨온 분들이 많아요. 그중 클랜 마스터로 오래 해온 분이 나이가 들고 일이 생기면서 클랜 관리가 어렵다는 고충을 말하셨어요. 클랜원 영입은 운영진 등급에서 받을 수 있는데 제명은 마스터 한 사람만 돼요. 누군가 분탕을 쳐도 직장 일이 바쁘면 관리가 안 돼서, 부 마스터처럼 함께 관리 가능한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건의를 하시는데 저도 사회인으로서 굉장히 공감이 됐죠.

이야기를 듣고 행사 뒤에 바로 대안을 준비했고, 조만간 부클랜 마스터와 같은 기능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과거 학생 분들도 이제 다 함께 어른이 됐고, 그 과정에서 공감하게 되는 불편사항이 많아진 것 같아요.

소통에 목말랐던 유저들의 열정 드러난 '전국서든자랑'
소통에 목말랐던 유저들의 열정 드러난 '전국서든자랑'

Q. 디렉터 취임 이후 소통이 잘 된다는 유저 반응이 나옵니다. 지난달 실시간 라이브 방송도 호응이 아주 좋았고요. 여론 변화가 체감이 되나요?

댓글에 응원 비중이 많이 늘었다는 걸 느낍니다. 다만 내용을 보면 '이제 서든도 디렉터가 소통을 시작했다' 같은 이야기가 많아요. 아직 많이 해드린 건 없는데, 시작만 가지고도 칭찬을 많이 해주시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저번 방송은 사실 완전 실시간 라이브 계획은 아니었어요. 원래 오프라인으로 앞에 있는 분들과 우선 소통하려고 했는데, 장소 사정으로 100% 온라인으로 바뀌었어요. 그러다가 채팅을 보며 실시간 소통하기로 고민 끝에 결정했죠.

처음이라 긴장을 너무 많이 했어요. 핵 프로그램 제재 이야기를 하다가 너무 개발자 관점에서 설명해서 혼나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서 열심히 해보려고 하는 것 같다는 느낌으로 봐주시는 듯해요.


Q. 취임이 결정됐을 때 '어떤 디렉터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따로 있었을까요?

처음에 말을 들었을 때는 1년 중 제일 바쁜 시기였어요. 11월에 취임했는데, 10~11월이 다음 해를 준비하는 시기라 정말 정신이 없었거든요. 야심차게 큰 걸 준비할 여유는 없었지만, 뭔가 소통을 해보자는 마음은 있었죠. 특히 넥슨의 다른 게임 디렉터님들이 하는 보습을 보면서 우리도 꼭 비슷한 것들을 해보자는 마음이 있었고요.

막상 해보니 쉬운 일은 아니에요. 디렉터가 이야기하면 유저 입장에서는 바로 약속이 되니 말을 할 때도 조심스러웠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모습은 보일 수 없죠. 고민하고 정제해서 이야기하는 과정이 하나하나 어렵고요. 지금도 어렵지만 그래도 최대한 유저분들의 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라이브 쇼케이스에서 밝힌 목표치를 결국 달성했다
라이브 쇼케이스에서 밝힌 목표치를 결국 달성했다

■ "될 때까지 추진한 웨어하우스 맵 조정... 유저들과 함께 완성한 '황밸'"

Q. 그런 변화 가운데 웨어하우스 맵 밸런스 조정이 정말 과감한 시도 같았거든요. 작업 추진에 고민은 없었나요?

6~7년 전 서든어택은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모드나 시스템 추가로 새로운 것을 계속 만들어내려 했죠. 그런데 콘텐츠 개발은 굉장한 코스트가 들어가는 반면, 소비 시간은 굉장히 빨라요. 엄청나게 많은 인력이 계속 받쳐줘야 하죠. 꾸준히 이런 방식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전임 디렉터님 시절에 확립한 주요 전략이 서든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자는 것이었어요. 유저들이 흔히 하는 점수 기반 랭크전 정비에 신경을 썼고요. 폭파 미션도 있고, 또 맵도 본연의 재미에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맵 중에서도 웨어하우스나 제3보급고는 상징성이 높았죠.


Q. 원래 웨어하우스는 블루가 극단적으로 유리했죠. 최근 승률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우선 작년 크로스카운터 맵 조정을 통해서, 비대칭 맵 조건에서 45:55 정도로 맞춰보겠다는 목표를 가졌어요. 몇 차례 패치로 그 정도 숫자를 달성할 수 있었고, 후속으로 시작한 게 바로 웨어하우스였죠.

세 번 패치를 통해 이제는 레드 승률이 47:53까지 왔어요. 개발진에게 처음 한 말이 '이건 될 때까지 한다'였거든요. 내부에도 서든에 진심인 팬들이 많고 이해도가 높아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맵과 밸런스를 담당하는 분들이 엄청나게 고생을 많이 했어요.


Q. 3월 라이브에서 공개된 레드 승률이 35%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최근 세 번째 패치에서 확실히 맞춰진 셈인데, 조정에 성공한 핵심 포인트는 무엇이었을까요?

첫 수정은 오직 내부에 있는 사람과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진행했어요. 그 결과 원래 70:30에 65:35 정도로 결과가 나왔어요. '우리가 너무 편협한 시야를 가진 게 아닐까?'라는 말도 서로 했어요.

점점 유저 커뮤니티에 어디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진지한 토론과 대화가 나왔고, DM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건의해주신 분들까지 있었어요. 그런 의견들을 반영하는 일에 신경을 많이 썼죠.


Q. 마지막 조정은 유저들 의견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유저분들과 함께 만들어낸 밸런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블루 베이스 입구 조정이나, 소위 '빼꼼' 자리에 대한 의견도 디테일하게 받았죠. 이렇게까지 하는 게 맞냐는 말이 내부에서 나오기도 했는데, 욕은 내가 먹을 테니 해보자고 말하면서 추진했어요. 패치 전과 지금 맵을 비주얼로 보면 아주 눈에 띄게 바뀐 것들이 많습니다.


Q. 앞으로도 예전 맵들의 개편이나 밸런스 조정을 계획하는 것이 있다면?

데스매치 맵 중 대표적인 것들은 한 것 같고, 랭크전에서 쓰는 폭파 미션이 과거 대회 맵도 가져와서 쓰다 보니 진영간 밸런스가 잘못됐다고 말이 나오거나 '위폭'이 과한 지형도 있어요. 그런 '폭미' 맵들도 개선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본격적 추진은 아니고 고민 단계지만요.

지난 발표에서 큰 반응 이끌어낸 올해 계획들
지난 발표에서 큰 반응 이끌어낸 올해 계획들

■ "핵과 광고 적발, 64비트 클라이언트... 더욱 오래 갈 게임을 위해"

Q. 그동안 많은 불만이 있었던 불법 프로그램과 광고 단속도 최근 들어 좋은 성과가 나오는 분위기입니다. 가장 큰 전환점이 무엇이었을까요?

그동안 P2P 환경에서 서비스가 오래 됐어요. 이제는 회사 서버를 거쳐 게임하도록 개선이 됐고, 덕택에 상당히 많은 부분이 해결이 됐죠. 서버 호스트는 맘을 먹으면 많은 불법 행위가 가능한데, 그런 통로를 막고 길로틴 같은 유저 판단 장치도 넣으면서 큰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Q. 넥슨 차원에서 사용하는 AI 탐지 기술도 영향을 미친 것인지 궁금합니다.

AI는 이미지 탐지 기술을 먼저 도입했어요. 유저에게 공식 공개는 하지 않았지만. 의심 플레이가 있으면 화면 캡처를 받아서 AI가 검수를 해요. 길로틴 시스템의 스크린샷 수집도 AI가 참여합니다. 이상한 행동으로 판단되는 이미지를 걸러서 보여주는데, 그것을 보고 운영자가 효과적인 조치를 할 수 있고요. 과거 수동적인 대응과 다르게 AI 탑재 후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해진 거죠.

욕설이나 광고도 AI 탐지를 통해서 획기적으로 잡을 수 있었어요. 광고의 경우 제작자와 유통자가 따로 있는데, 매크로 프로그램을 써서 채널을 옮겨다니면서 광고를 뿌려요. 수동으로 걸러내면 아예 게임방에 들어가 광고하기까지 별 걸 다하더라고요.

AI를 도입해 걸러내니, 최근은 수집되는 불법 광고량이 하루 백 건도 되지 않습니다. 또 최근 'SA 쉴드'라는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제재 활동 내역을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는데, 관련 통계 페이지를 전부 공개한 건 우리가 처음이지 않나 싶어요.


Q. 핵 제재를 위한 정책 변경은 어떤 취지로 나왔나요?

앞서 말한 쇼케이스 방송에서 실수와 연결되는데요. 핵 적발 시 원래 기간 제재와 영구 제재 상황이 나뉘었는데, 유저 눈높이에서는 왜 모두 영구 제재가 아니냐는 불만이 있었거든요.

저는 당시에 너무 개발자 측면에서 생각했다 보니 프로그램을 직접 건드리면 진짜 나쁜 유저, 직접이 아니면 덜 나쁜 유저라는 생각을 했어요. 잘못 생각했죠. 결국 90일 제한이었던 항목도 아예 수정해 모두 영구제재로 바꿨어요.

클랜 중에서도 '핵 클랜'들이 있거든요. 클랜원을 받을 때 아예 무슨 핵을 쓰는지까지 물어보고 구성원을 받아요. 그 다음 함께 모여서 다른 유저들를 괴롭히러 다니는 거죠. 그런데 찾아보니, 클랜 전체를 단체로 제재할 항목이 규정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정책을 신설했습니다. 과거 활동도 다 모아서 단체로 핵 쓰는 클랜이 보이면 클랜 자체를 해체시켜버릴 수 있는 신규 정책을 공지했어요. 21일 처음 실행했는데, 이런 활동들이 아마 좋은 영향을 가져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든어택 핵 판매 동향도 내부에서 계속 추적하고 있는데, 요새 가격이 굉장히 비싸졌어요. 높은 기술을 동원해 다양한 방법으로 방어하다 보니 제작 쪽도 극소수만 제외하고 다 낙오됐기 때문이죠. 확실히 많이 개선됐다는 점을 거기서 확인하기도 합니다.


Q. 64비트 클라이언트 업그레이드도 대작업일 것으로 짐작되는데, 현재 투입된 인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작업은 아니에요. 대신 코드 이해도가 높은 소수가 굉장히 오랜 시간 해야 하는 형태죠. 개발 관점에서 보자면 그렇게 능력 있는 사람들을 1년 이상 묶어두는 것은 코스트 낭비 측면도 있어요. 쉽사리 도전하기 어려운 일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자는 이야기는 계속 해왔습니다.

작년부터 오래 준비했고, 이제 거의 다 돼서 안정성 테스트를 한창 하는 중입니다. 선보였더니 잘 되지 않으면 안 하느니만 못해니까 테스트는 철저하게 하고 있고요. 여름 전 선보이겠다는 약속은 지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 서비스도 여름경에 될 거고요. 다만 구체적 일정을 미리 밝히긴 어려워요. 시스템 전환에 다양한 모듈도 붙어 있어서 모든 유관부서에서 다 같이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거든요.


Q. 일반 유저들 입장에서 64비트 클라이언트에 대한 설명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유저가 체감하는 플레이 환경은 얼마나 달라질까요?

패치가 되는 순간부터 뭔가가 크게 좋아지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데이터 전송 방식이 바뀌어서 로딩이 빨라질 수 있고, 플레이하다가 생기는 잔렉도 대부분 해결될 수 있어요.

90%가 넘는 분들이 윈도우10에서 잠깐 프레임이 떨어지는 걸 느끼시면서 최적화가 왜 안 되냐는 말이 나오는데, 그 이유가 바로 윈도우10이 64비트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밖에도 32비트는 지금 사양에서 수많은 제약을 가지고 있어요.

최적화뿐 아니라 장기적인 개발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져요. 로비 해상도가 아직도 800x600인데, 해상도를 높이려면 리소스라고 불리는 로비의 각종 이미지가 커져야 해요. 문제는 32비트 때문에 PC 메모리를 쓰는 데 제약이 있다는 거죠. 억지로 늘리면 두어 시간 만에 게임이 꺼지기도 하고요.

64비트 업데이트 후에 확장된 디자인의 해상도를 제공하고, 144hz 모니터가 흔해진 시대에서 그런 최신 모니터들도 지원하는 등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해요. 또 예를 들자면, 지금 서든어택은 좋은 마우스를 쓰면 안 됩니다. 오히려 마우스가 흔들리는 '물결 현상'이 생기죠. 그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64비트 클라이언트가 필요합니다.

■ "기대에 못 미치겠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Q. 향후 유저들을 위한 오프라인 행사 계획이 또 있나요?

당장은 어렵지만, 올해 안에 한 번은 하려고 합니다. 대신 온라인 소통은 가능한한 꾸준히 할 겁니다. 

오프라인은 준비가 워낙 많이 필요해서 자주 하기 힘들지만, 실제로 해보니 유저분들이 다 진심이세요. 만나서 대화하면 이 게임을 사랑하고 있다는 게 바로 느껴지거든요. 핵심이 되는 이야기들을 서로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점이 너무 좋았고, 꼭 필요한 행사라고 느꼈습니다.


Q. 18주년을 바라보는데 아직도 PC방 점유율 최상위권입니다. 아직도 많은 유저가 '서든'에 접속하고 애정을 주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일까요?

혼자 항상 생각하는 주제기도 해요. 게임은 굉장히 오랜 시간 개발하고 발전해왔죠. 최근은 슈팅 게임에 탄도학이 없으면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을 받는데, 서든은 오히려 과거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감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탄도학이 없어서 정확하게 누르면 바로 맞아요. 또, 서든어택은 러브샷이 없어요. 먼저 타격을 했다고 서버에 알려주는 쪽이 이기죠. 순수하게 피지컬로 겨루는 FPS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 세밀한 조작을 통해 상대방과 전투에서 우위를 가리는 게임은 아직도 서든어택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이 재미는 굉장히 오래 전에 있던 가치고, 그런 가치를 지키고 있는 FPS라고 생각합니다. 스나 싸움 같은 것들이 화제가 되는 이유죠. 정밀한 샷을 잘하는 유저를 보는 것만으로 승부의 재미가 있거든요. 현실성은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게임성을 통해 본능을 자극하는 맛이 아닐까 싶어요.


Q. 반대로, 운영 입장에서 실행하고 싶은데 아직 하지 못해 아쉬운 과제가 있다면?

이전까지 64비트를 안정적으로 서비스한다는 과제가 가장 컸고, 앞으로는 게임 실행 속도와 같이 편안한 게임을 위한 개선은 아무리 많은 것이 필요해도 계속 할 생각입니다.

서든의 가치가 여럿 존재하지만 클랜이 가지는 지분도 정말 크다고 생각해요. 클랜 단위로 같이 게임을 즐긴 감성이 지금도 충분히 잘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클랜을 성장시키고 키워가는 재미를 늘리고 싶습니다. 함께 하는 게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유저들이 느낄 수 있도록.


Q.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어 유저분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부탁합니다.

제가 잘 나서 이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마 유저분들의 기대에 못 미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하나씩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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