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 피넛, 쵸비, 페이즈, 딜라이트 모든 선수들의 기량이 돋보인 경기

[게임플] 예측을 뛰어넘는 압도적 기량이었다. 젠지가 T1을 3대1으로 꺾고 2023 LCK 스프링 우승 타이틀을 차지했다. 

8일 최종 결승 진출전에서 KT를 3대1로 꺾으며 물 오른 기량을 선보인 젠지는 9일 결승전에서도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도란은 그라가스로 한타의 승리를 매번 견인했으며 페이즈와 딜라이트 바텀 듀오 콤보의 캐리력 역시 인상적이었다. T1은 분전했으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1세트 - 드디어 터진 도란과 딜라이트의 ‘고점’

첫 세트 밴픽은 양팀 모두 균형잡힌 조합을 선택했다. T1은 제이스, 세주아니, 베이가, 바루스, 노틸러스를 선택했으며, 젠지는 그라가스, 오공, 아리, 자야, 라칸으로 상대를 받아쳤다. 조합만 보면 플레이오프에서 익히 등장했던 경기 구도가 예상됐다. 

게임 시작 직후 미소를 지은 쪽은 T1이었다. 상대 블루 버프를 시도하던 피넛을 제우스가 견제했고 오너, 페이커의 합류로 제압했다. 

하지만 젠지 측의 반격 역시 날카로웠다. 도란이 오너의 갱킹을 역으로 받아치면서 킬스코어를 올린 것. 이후 페이커와 쵸비, 제우스와 도란이 라인전 단계에서 점멸을 교환하는 등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젠지는 라인전 단계에서 점멸이 빠진 제이스를 집요하게 공략했다. 바텀에서 발생한 교전에서 피넛에게, 탑에서 쵸비에게 연이어 제압 당한 제이스는 경기 시간 15분만에 3데스를 추가했다. 젠지의 시야 플레이 역시 완벽했다. 전령 측 수풀에 숨어있던 오너를 협동해서 제압하는 등 초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T1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불리한 상황에서 바론을 시도해 젠지의 운영을 흔들었고 순간이동으로 합류한 쵸비를 페이커가 잘라내면서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젠지 또한 페이커를 다시 제압하는 등 양 팀은 끊임없이 공방을 주고 받았다. 

결정타는 4번째 용 한타에서 발생했다. 대치 중인 T1 진영 사이로 도란이 기습적인 이니시를 시도, 딜라이트의 연계가 이어지면서 한타를 대승으로 이끌었다. 이어 28분경 일어난 한타에서도 도란과 딜라이트의 연계가 완벽하게 이뤄지면서 골드를 벌려나갔다. 

이후 젠지는 도란과 딜라이트의 공격적인 이니시에이팅을 기반으로, 압도적인 전력차를 벌려나갔고 이후 T1이 기습적으로 시도한 바론을 빼앗으며 승리를 굳혔다. 

2세트 - 압도적 기량의 도란, 2세트 역시 ‘캐리’ 

1세트를 내준 T1은 케넨, 비에고, 크산테, 케이틀린, 럭스를 빠르게 꺼내들었고 젠지는 그라가스, 오공, 아리, 아펠리오스, 노틸러스로 대응했다. 젠지는 바텀 삼거리 수풀의 와드를 통해 구마유시를 노렸으나, 오히려 딜라이트와 쵸비의 점멸을 소비하며 살아갔다. 

T1은 초반이 강력한 챔피언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라인전 단계부터 상대를 압박했다. 탑, 바텀 모두 CS 차이를 크게 벌려나가면서 초반 분위기를 가져갔다. 이후 전령 앞에서 한타가 벌어졌고 젠지는 전령과 1킬을, T1은 2킬을 나눠가졌다. 이후 도란이 오너를 제압하며 블루 버프를 획득, 대결 구도를 팽팽히 유지했다. 

18분경 벌어진 한타에서 T1은 용을 내주었지만 상대를 모두 제압하는 슈퍼 플레이를 선보이며 골드 차이를 2천 골드 차이로 벌려나갔다. 우위의 상황을 내준 젠지의 플레이는 더욱 신중해졌다. 4번째 드래곤을 그대로 내준데 이어 외곽 타워 공략에서도 수비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도란의 슈퍼 플레이는 2세트에도 이어졌다. T1의 기습 바론 시도를 정면으로 파고들어, 구마유시를 정확히 빼내온 것. 이후 한타를 대승으로 이끈 젠지는 바론 버프까지 습득, 골드 차이를 완벽하게 동률로 가져왔다. 이후 4번째 용 앞 대치 과정에서 용을 습득, 페이커를 제압하는 등 운영의 속도를 끌어올렸다. 

이후 젠지는 미드 억제기 공략에 속도를 끌어올렸고 도란과 쵸비의 순간이동을 활용해 상대를 기습적으로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억제기까지 파괴한 젠지는 일방적으로 상대를 압도했고 바론 버프까지 획득, 도란이 다시 상대 주요 선수를 퍼올리며 2세트 승리를 가져갔다. 

 

3세트 - ‘부활의 신호탄?’ 구마우시를 업은 T1, 파괴력 자랑하며 분위기 전환 성공

마지막 세트가 될 수 있는 상황. T1은 사이온, 오공, 베이가, 징크스, 탐켄치를, 젠지는 나르, 세주아니, 리산드라, 자야, 라칸을 가져갔다. 특히 T1은 1세트와 2세트 연이어 당했던 도란의 그라가스를 밴카드로 막았고 징크스, 탐켄치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 눈에 띄었다. 

초반부터 젠지는 속도를 끌어올렸다. 두 팀은 바텀과 미드 곳곳에서 교전을 계속했고 승부는 젠지 쪽으로 기울어지는 듯 했으나, 구마유시의 궁극기가 번번이 적중하면서 팽팽한 구도가 유지됐다. 

다만 구마유시가 피넛과 쵸비에게 물려 제압 골드를 빼앗기면서, 4킬을 몰아먹은 쵸비의 리산드라가 급속도로 성장했다. 또한 미드에서 거듭되는 한타에도 불구하고 외곽 라인의 타워와 미니언을 몰아먹은 도란이 꾸준히 성장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후 22분경 벌어진 바론 한타에서 T1은 4대5로 불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너가 오브젝트를 스틸하는 대활약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후 T1은 타워 공략을 시도하며 바텀 억제기를 가져가는데 성공했다. 

T1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미드 2차 타워가 살아있음에도 한타 시도를 멈추지 않았고 그대로 미드 억제기를 파괴하는데 성공, 페이커와 구마유시가 지속적으로 딜을 넣으며 상대를 차례로 제압해 넥서스를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4세트 - 슈퍼 루키 페이즈의 역대급 활약, 젠지의 LCK 우승 이끌다

매치 포인트는 여전히 젠지에게 있는 상황. 젠지는 승리를 굳히기 위한 픽으로 크산테, 마오카이, 트리스타나, 징크스, 룰루를, T1은 사이온, 리신, 아리, 아펠리오스, 브라움을 선택했다. 정글 마오카이와, 리신, 트리스타나 등 다양한 픽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구도는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었다. 

가장 먼저 미소를 지은 쪽은 T1이었다. 제우스가 도란을 솔로킬내면서 분위기를 가져왔으며, 우세한 바텀 라인 상황에 따라 첫 용까지 가져왔다. 여기에 전령 앞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며 킬 스코어를 4대0까지 벌렸다. 

흐름은 계속해서 T1에게 유리한 쪽으로 흘러갔다. 페이커는 쵸비를 상대로 포탑 골드를 채굴했고 다음 용까지 획득했다. 특히 제우스의 성장세가 도란을 압도하면서, 상대가 입힌 대미지를 모두 무마할 정도의 탱킹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젠지는 무력하게 무너지지 않았다. 3번째 용 앞에서 벌어진 한타에서 페이커의 무리한 이니시에이팅을 받아친 이후, 절묘한 어그로 컨트롤로 한타를 대승으로 이끌었다. 여기에 미드에서 벌어진 한타에서 페이커의 이니시를 흘려넘긴 페이즈가 3킬을 쓸어담으며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후 젠지는 페이커의 존야 실수를 캐치, 억제기 타워까지 파괴하는데 성공했지만 T1 역시 거센 반격을 가하며, 골드 차이를 1천 골드 안팎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마지막에 벌어진 한타에서 젠지는 기세를 탄 페이즈의 슈퍼 플레이를 기반으로 T1의 넥서스를 가져가는데 성공했다. 

이번 결승전은 젠지의 철저한 준비와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모두 돋보인 경기였다. 초반 세트부터 제우스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전략과 함께 도란과 페이즈 등 모든 선수들의 슈퍼 플레이가 곳곳에서 펼쳐졌다. 또한 획득한 이득을 토대로 과감한 이니시에이팅으로 한타를 승리로 이끌며, 상대가 성장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모든 선수들이 POG로 꼽힐 만큼의 활약을 보여준 젠지는 지난해 서머에 이어 LCK 최강팀 타이틀을 다시 한번 지켜냈다. 

송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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