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하는 가격과 반대로 하락하는 콘텐츠, 서비스의 퀄리티

[게임플] 최근 영화 관련 이슈들이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여러 주제 가운데 ‘티켓 가격과 서비스’는 게임 유저들도 공감할 여지가 많은 화두다. 

빅데이터 전문기업 TDI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26일 기준 10~60대 남녀 1,000명 중 62.9%가 영화관 이용 시 가장 큰 단점으로 비싼 영화 관람료를 꼽았다. 실제로 주중 2D 성인 관람료는 2018년 1만원에서 1만 4천원이상 급등했다. 극장 운영사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적자 상승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 

티켓 가격의 가파른 상승폭은 여가로써 영화 관람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시장 규모에 비해 국내 영화 관람 인원이 많았던 이유 중 하나는 저렴한 티켓 가격이었다. 가볍게 즐길 수 있으니 여가이자 친구, 연인간의 관계를 쌓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애용되어 왔는데, 이제는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실정에 이른 것이다.

여기에 티켓 가격을 둘러싼 산업 관계자들의 인터뷰와 영화관의 아쉬운 서비스, 최근 개봉작들의 낮은 퀄리티 등의 이슈가 맞물리면서 영화 산업에 대한 이미지는 나빠지고 있다. 

특히 극장 운영 및 영화 관계자들은 산업의 위기, 부족한 정부 지원, 불가피한 티켓 가격 책정 등을 이야기하는 반면, 관람객들의 불만은 가격 대비 아쉬운 서비스를 향해 있다. 코로나19와 별개로 스크린 마스킹, 의자, 영사 등 극장의 시설관리 및 서비스조차 미흡한 상황에서 토로되는 어려움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 반응은 관람객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개봉한 영화 중 200만 관람객을 넘긴 영화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 단 두 편 뿐. 흥행 보증 수표로 인식됐던 마블의 ‘앤드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155만,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 역시 83만에 그쳤다. 

한편으론 영화 산업의 위기를 언급하기에, 최근 개봉한 영화의 퀄리티가 OTT 서비스를 넘어설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극장 운영사들이 티켓 가격 재책정을 고려하지 않고 인식 자체가 하락한 상황에서 OTT 서비스의 확대가 이어진다면, 박스 오피스 양상은 지난해와 다를 가능성이 높다. 

흥미로운 점은 이와 비슷한 구도의 이슈가 현재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조금씩 상승하는 신작들의 가격과 달리 최근 출시된 얼리 액세스, 정식 출시작들의 완성도가 현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매립지에서 발견된 포스포큰 패키지
매립지에서 발견된 포스포큰 패키지

스퀘어 에닉스 산하 개발사 루미너스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포스포큰’은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올해 1월 출시 이후 아쉬운 게임성과 스토리, 몰입하기 어려운 스토리 등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결국 루미너스 프로덕션은 게임 출시 1개월 만에 스퀘어 에닉스로의 흡수합병을 발표했다. 

지난 29일 출시된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 PC 버전 역시 마찬가지다. 원작의 경우 너티독의 대표작으로 꼽힐 만큼 완벽에 가까운 찬사를 받았으나, 이번 신작은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의 아쉬운 최적화로 인해 비판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커뮤니티 유저들 사이에선 사전 예약, 얼리 액세스 보상을 받지 않더라도 정식 출시 이후의 완성도를 꼼꼼하게 따져서 구매하겠다는 의견이 돌고 있다. 가격 상승에 비해 아쉬운 퀄리티를 보여주는 신작들이 늘어나면서, 굳이 불량품의 위험을 감수하며 예약 구매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영화 티켓값 상승으로 인한 부정적 인식과 상당부분 일치한다.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수 있다. 하지만 가격 상승이 서비스 품질, 콘텐츠의 완성도 하락으로 이어질 이유는 없다. 만약 신작들의 완성도 하락 이슈가 계속된다면, 게임 업계 역시 씻기 어려운 오명을 뒤집어 쓸 위험이 있다.

송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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