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업체 모바일 서비스, 자체 PC 클라이언트의 대안으로

[게임플] "요즘은 모바일만으로 눈에 띄기 쉽지 않다"

게임 관계자들 사이에서 흔히 나오는 말이다. 여러 플랫폼에서 같은 계정을 사용하는 '크로스플레이'는 이제 일상이 됐다. 모바일 출시만 마치면 운영에만 집중하면 되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모바일 게임 대부분이 PC 버전을 함께 출시했거나, 출시해달라는 유저들의 집단 건의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 게임사 입장에서는 PC 클라이언트 개발과 관리도 여유를 가지기 어렵다. 여기서 수면 위로 올라온 대안이 바로 '스팀'을 통한 연동이다.

게임을 모바일과 스팀에 모두 출시하는 것은 흔했다. 특히 해외는 PC 게임의 스팀 출시가 오래 전부터 당연했고, 멀티플랫폼 게임을 내놓는다면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일이었다. 하지만 양쪽의 유저가 같은 서버에서 마주치고 즐기는 크로스플레이는 생각보다 오래 되지 않았다. 

국내외 스팀 인기 순위에서도 모바일-스팀 조합 존재감이 커진다
국내외 스팀 인기 순위에서도 모바일-스팀 조합 존재감이 커진다

초창기 시도는 주로 일본 게임에서 많이 나왔다. 사이게임즈의 '섀도우버스'는 2016년부터 글로벌 PC 버전을 스팀에서 운영해 성과를 봤고, 지난해 출시된 코나미의 '유희왕: 마스터듀얼'도 PC-모바일-콘솔까지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해 큰 흥행을 기록했다. 이런 턴제 카드 게임 장르는 정교한 조작이나 반응 속도가 필요하지 않아 최적의 궁합을 자랑했다.  

최근 한국에도 출시한 '헤븐 번즈 레드'도 글로벌 스팀 연동으로 성공을 거뒀다. 스토리에 중점을 둔 서브컬처 게임으로, 언제 어디서든 간편한 조작으로 즐기는 특성이 효과를 발휘한 사례다. 

한국도 크로스플레이 서비스에 일찌감치 동참했지만, 스팀이 아닌 PC 클라이언트 자체 제작이 정석이었다. 대형 게임사는 굳이 스팀에 의존할 필요가 없었고, 중소형 게임사의 크로스플레이 참여는 비교적 최근이었기 때문이다.

시도는 조금씩 보인다. 2021년 출시된 아레나 액션 '스매시 레전드'가 눈에 띄는 경우였고, 스튜디오비사이드의 '카운터사이드'도 최근 넥슨과의 퍼블리싱 계약 만료 이후 PC 버전의 대안으로 스팀을 택했다.

해외에서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프로젝트문의 27일 신작 '림버스 컴퍼니'도 모바일-스팀 크로스플레이를 채택했다. 뽑기가 존재하지만 타 유저와 교류가 거의 없는 싱글 플레이 게임이므로, 이런 게임의 경우 최적의 연동 수단이 될 수 있다.

유저가 즐겨 하는 장르라면, 스팀 특집 페이지에 노출될 확률도 커진다
유저가 즐겨 하는 장르라면, 스팀 특집 페이지에 노출될 확률도 커진다

스팀으로 모바일과 PC 연동을 운영할 때 장단점은 무엇일까. 아직 국내에 탐문할 업체가 많지 않았으나, 문의 결과 어느 정도의 답은 얻을 수 있었다.

먼저 언급되는 장점은 자체 PC 클라이언트에 비해 대폭 쉬운 개발과 관리다. 또한 접근성과 홍보에서도 압도적으로 효과가 크다. 한 관계자는 "대형 퍼블리셔가 없다면 PC 클라이언트를 만들어도 접근성이 너무 낮다"고 답했다. 결국 클라이언트를 배포할 곳이 자사 홈페이지뿐인데, 소형 게임사는 신규 유입을 전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스팀은 한국에서만 추정 월간 이용자(MAU)가 백만 명을 넘어가는 플랫폼이다. 전 세계 MAU는 지난해 말 기준 2억 명을 넘는다. 여기서 검색과 클릭으로 설치와 실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다.

이벤트와 업데이트로 인해 순간 접속이나 매출이 급상승할 경우, 혹은 추천 알고리즘에 걸릴 경우 스팀 메인에 노출되는 호재도 누릴 수 있다. 관계자들은 실제로 스팀 특집 페이지를 경로로 게임에 접근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다고 말한다. 

상점 페이지에 들어서자마자 게임 요약 설명과 트레일러 영상, 스크린샷, 최근 평가를 한 번에 노출시킬 수 있다. 굳이 그 자리에서 다운로드를 하지 않아도 게임을 각인시키는 데 큰 영향을 준다. 막대한 광고 및 노출 효과를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서비스 경험자들의 설명이다.

스팀→모바일, 모바일→스팀 등 자유로운 연동과 해제가 가능
스팀→모바일, 모바일→스팀 등 자유로운 연동과 해제가 가능

유저 입장에서도 간편하다. 모바일과 스팀 연동이 어렵지 않고, 스팀 결제는 문화상품권을 이용할 때 할인도 적용된다. 개발사 역시 스팀 수수료를 감안해도 모바일보다 수익 효율이 크다는 후문이다.

단점도 소수 거론됐다. 백엔드(Back-end) 개발과 관리, 그중에서도 서버 관리는 까다롭다는 평가다. 한 번에 많은 유저가 몰릴 경우 자체 클라이언트보다 순간 대처가 어렵다는 것. 인게임 로딩 문제와 같은 오류도 급작스럽게 생길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또 핑에 예민한 실시간 경쟁 게임일 경우 크로스플레이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왔다. 모바일과 스팀의 통신 환경을 맞추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 특히 스팀 출시는 곧 글로벌 서비스를 의미하기 때문에, 서버를 나누어도 뜻밖의 변수가 생길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래도 "장단점을 고려할 때 대형 게임사가 아니면 스팀이 자체 클라이언트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결론이 모이고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스팀이 유저가 즐기는 태그 위주로 알고리즘을 짜기 때문에, 개발사들이 더 많이 합류할수록 함께 상생하는 효과가 발휘될 것"이라고 답했다. 

국가와 플랫폼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게임사 양극화도 커지는 시대다. 운영에 대한 어려움이 함께 커지는 가운데, 모바일과 스팀의 크로스플레이는 선순환의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도전적인 시도의 게임이 더욱 뿌리내릴 수 있기를 함께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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