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의 이해도, 게임 원작 영상물의 완성도를 결정해

출처 - HBO 공식 홈페이지

[게임플]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게임 원작 영상물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영화와 게임 모두를 좋아하는 저는 무척 즐거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게임 원작 영상물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 제작되어 왔고 유저와 관람객들에게 선보여졌습니다. 특히 실사 영화의 특정 장면과 소위 움짤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유튜브 등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모으기도 합니다. 

하지만 좋은 의미로 다뤄졌던 적은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몇몇 영상들의 특정 장면과 각색을 거친 시나리오는 실패 사례로 꼽히며 우스꽝스럽게 그려지곤 했죠. 영화에 크게 관심이 없는 유저라도 우베 볼로 대표되는 몇몇 괴작들의 이야기는 들어봤을 것 같습니다. 

출처 -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공식 홈페이지
출처 -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공식 홈페이지

그래도 다소 주춤했던 게임 원작 영상들은 최근 명작들의 등장으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물론 몇몇 지뢰급 작품들이 여전히 있긴 하지만 ‘아케인’,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위쳐’, ‘더 라스트 오브 어스’처럼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들이 단기간에 쏟아져 나오고 있죠.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게임을 다른 미디어 믹스로 선보이는 부분에 대한 토론도 오가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게임을 다른 매체로 선보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이죠. 

충분히 일리 있는 말입니다. 요약 영상을 봤다 해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전체를 봤다고 말하기 어려우니까요. 긴 플레이 타임으로 녹여낸 감정을 압축된 영상으로 느끼기는 것 역시 같습니다. 매력적인 배경을 감상하거나 서브 퀘스트, 수집물 등을 조명할 시간적, 자금적 여유도 부족하, 아무리 영상을 잘 만들어도 원작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죠.  

그래도 한계를 넘고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들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작진의 이해도’는 호평과 작품의 완성도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배우 선정, 조명 및 카메라 구도 연출, 시나리오 각색 등 소위 ‘원작 고증’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원작 게임 콘셉트에 맞게 조정하는 능력 말이죠. 

실제로 우스꽝스럽게 비춰졌던 게임 원작 영상 대다수가 아쉬운 고증으로 비판을 받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게임은 이렇지 않았어!’라는 겁니다. 간혹 제작진의 각색이 오히려 더욱 좋은 반응을 얻는 작품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게임과 영상의 괴리에 크게 실망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게임 개발진이 영상 제작에 참여하거나, 배우가 원작 팬인 소식들이 새로운 세일즈 포인트가 되는 것 같습니다. 위쳐가 그러했고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역시 마찬가지였죠. 구체적인 협력 형태를 밝히지 않았어도, 개발진이 검수를 거치겠다는 메시지는 원작 팬들에게 기대감을 넣어줬습니다. 

어쩌면 많은 게임사들이 직접 자사 게임의 미디어믹스에 뛰어드는 이유도 이러한 장점을 주목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IP를 외부 제작사로 맡기기보다, 세부적인 사항까지 직접 관리해서 장기적인 사업 확장을 노리겠다는 뜻이겠죠. 과감한 투자가 요구되는 부분이지만, 현재까지 결과물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날이 갈수록 게임 개발자가 신경써야 하는 영역이 넓어지는 느낌입니다. 개발과 함께 미디어믹스의 완성도까지 관리하는 ‘슈퍼맨’을 요구합니다. 해당 개발자 개인에겐 몹시 피곤한 일이겠지만, 제 ‘최애 게임’의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화를 맡아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은 숨기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게임과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영상물의 경계가 보다 빠르게 흐려질 것이란 예상을 해봅니다. 즐기는 방법은 다를 수 있겠지만 화면의 연출이나 스토리 구성에서, 각자의 장단점을 받아들인 표현법이 다양하게 등장하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송진원 기자
유저가 사랑하는 게임의 재미를 널리 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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