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편을 떠올리게 하는 암울한 분위기
저레벨 구간부터 다양한 선택지를 지원하는 캐릭터 성장

[게임플] 긴 말은 필요 없다. ‘디아블로4’는 1, 2편 특유의 암울함과 더욱 깊어진 게임성으로 강렬한 첫 인상을 전달한다. 

최근 블리자드는 미디어와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디아블로4 개발진의 프리젠테이션과 인터뷰, 시연 버전 체험을 진행했다. 시연 버전의 분량이 제한되어 있어, 모든 콘텐츠를 체험할 순 없었지만 디아블로4로 오랜만에 복귀한 ‘도적’과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 전투, 스킬 트리 등을 단편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플레이는 블리즈컨 2019에서 공개됐던 공식 시네마틱 영상 ‘세 명이 오리라’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으로 시작된다. 영상은 전작에 비해 어두워진 분위기를 충격적인 연출로 표현한다. 특히 영상 막바지에 성역으로 부활하는 릴리트의 모습은 시리즈 단골 손님이었던 지옥의 일곱악마와는 다른 아우라를 두르고 있다. 

앞서 공개됐던 캐릭터는 총 5가지. 야만용사, 강령술사, 원소술사, 드루이드, 도적으로, 시연 버전에서는 야만용사, 원소술사, 도적 3종을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전작의 커스터마이징은 장비를 형상 변환과 염색 등으로 꾸미는 데 그쳤다. 반면 디아블로4는 캐릭터 자체의 외형을 상당히 세부적으로 바꿀 수 있다. 성별뿐만 아니라 얼굴 윤곽, 체형, 헤어스타일, 문신 등 개성을 표현하기 위한 재료는 충분하다. 인터뷰에 따르면 외형은 플레이 도중 언제든지 변경 가능하다. 

전작과 비교했을 때 첫인상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분위기다. 디아블로3 특유의 부드럽고 그림 같았던 그래픽 스타일은 비슷하다. 하지만 조명되는 배경과 일련의 사건들이 너무나도 암울하다 보니, 전작을 꾸준히 즐겼던 유저라면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귀여운 펫과 날개를 달고 즐겁게 균열을 돌던 전작과 시작한지 몇 분 만에 어둠 속에서 쏟아지는 피 웅덩이와 내장을 마주치는 감각은 전혀 다르다. 

또 다른 차이점은 장비와 스킬이다. 도적은 단검과 활, 두 가지 무기를 동시에 장비한다. 특히 스킬 트리는 이전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구성이라 숙지해야할 필요가 있다. 레벨이 오르면 포인트가 주어지고 해당 포인트를 몇 개 이상 투자할 때마다 스킬 슬롯이 하나씩 개방되는 방식이다. 

주목할 부분은 방대한 선택지다. 첫 번째 스킬부터 그 효과들이 모두 다르다. 가령 활을 장비한 도적은 강력한 한 발을 날리는 스킬부터 여러 발을 연속해서 쏘아대는 스킬 등이 마련되어 있다. 그중 자신과 상황에 어울리는 스킬을 선택하는 것은 오로지 유저의 몫이다. 

이후 레벨을 올려 받게 되는 포인트로 해당 스킬을 좀 더 강화할지, 아니면 다음 스킬을 개방하는데 사용할지 여부 역시 결정해야 한다. 시연 버전에는 구현되어 있지 않지만 50레벨 이후 개방되는 ‘정복자 보드’까지 감안하면 그 선택지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맵 구성 역시 정식 출시 이후를 기대하게 만든다. 전작들의 경우 구역이 선형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단계적으로 돌파했어야 했다. 반면 디아블로4는 광활한 오픈월드를 몬스터의 종류와 레벨로 나누었다. 즉, 상황만 갖춰지면 굳이 메인 퀘스트 동선을 따르지 않더라도 자유로운 탐험과 던전 공략이 가능하다는 것.

특히 맵 곳곳에서 전투 중인 다른 유저들을 확인할 수 있는 구간들이 존재했는데, 향후 공개될 협동 콘텐츠를 감안하면 플레이 도중 자연스럽게 합류해서 거대 몬스터를 함께 공략하는 과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뷰에 따르면 정식 출시 시점까지 아직 준비 기간이 남은 만큼, 콘텐츠를 계속해서 추가될 예정이며 기존 요소 역시 개선을 거듭할 예정이다. 

때문에 변경되지 않을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바라봤을 때, 첫인상은 전작 이상의 충격으로 전에 없던 몰입감을 선사한다. 말티엘 사건 이후 몇십 년이 흐른 성역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두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더욱 업그레이드된 그래픽으로 비춰지는 성역의 모습은, 디아블로 시리즈가 청소년도 플레이할 수 없는 게임이었던 사실을 다시 상기시킨다. 

블리즈컨 2019에서 첫 공개 이후 단편적인 정보만 공개되면서 다양한 궁금증이 이어졌다.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시연 버전을 체험한 유저로서 ‘지옥은 착실히 준비되고 있다’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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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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