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트림 스포츠와 슈팅 게임이 뜻밖의 공간에서 어우러졌다

[게임플] '스타일리시'를 강조한 게임은 참 많다. 슈팅 장르라면 더욱 그렇다. 무수한 적을 상대로 유저가 가장 멋진 캐릭터가 되어 펼치는 총기 액션은 낭만이 있다. 이미 수많은 도전작이 스쳐 지나간 만큼, 신작이라면 무언가 새로운 '하나 더'가 필요했다.

'롤러드롬'을 플레이한 감상은 한 마디로 요약된다. 비교할 유사 게임이 없었다. 

다른 점이 하나 더 있는 수준을 넘었다. 온갖 멋진 퍼포먼스가 총천연색으로 섞였다. 롤러 스케이트를 타고 고난이도 퍼포먼스를 펼치는데, 바로 그 점을 무기로 적들과 싸워 생존해나가는 슈팅 액션이다. 익스트림 스포츠의 슈팅 형태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그저, 이 사람들은 스케이트에 진심이다. 개발사 Roll7의 전작 '올리올리 월드'는 스케이드보드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승부를 펼치는 액션 게임이었다. 사명부터 롤러를 추구하는 듯했던 이 인디게임 팀은 결국 극한의 롤러 액션을 세상에 내놓았다.

롤러드롬의 배경은 2030년 디스토피아 세계다. 피가 튀는 생존 스포츠 롤러드롬이 유행하게 되고, 이를 이용해 어떤 거대 기업이 음모를 꾸미는 세상이다. 유저는 롤러드롬 차기 챔피언 자리를 노리는 주인공 카라 하산이 되어 현란한 기술을 활용해 경기장에서 싸워나가게 된다.

게임 속 모든 이동은 롤러 스케이트를 타고 움직인다. 경기장에 입장하면 다양한 유형의 적들이 등장해 주인공을 노린다. 기본적으로 무기를 선택해 적을 조준하고 사격해 해치우는 방식은 같다. 하지만, 이 게임은 장전 버튼이 따로 없다. 

장전은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퍼포먼스를 펼치는 것. 게임에서 사용하는 스케이팅 기술은 처음엔 머리에 다 들어오지도 않을 만큼 다양하다.

높이 점프한 뒤 손과 발로 각종 트릭을 선보이는 그랩, 노즈에 스케이트를 걸어 주행하는 그라인드, 벽을 타고 이동하는 월라이드 등 실제 스케이트에 존재하는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심지어 같은 그랩이라도 유저의 방향 조작에 따라 수없이 많은 기술로 파생된다. 

이런 기술들을 통해 총알을 재장전하고, 시간을 느려지게 만드는 리플렉스 타임 같은 멋진 연출을 이용해 공중에서 적들을 순식간에 삭제시키는 액션이 가능하다. 여기에 상대 공격을 구르기로 완벽 회피하거나, 미사일과 지뢰를 사격으로 격추시키는 파훼 액션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적들을 빠르게 처치하는 것만이 게임 목표는 아니다. 고득점을 얻기 위해서는 '멋있게' 잡아야 한다. 

게임 흐름은 오프닝 스테이지에서 시작해 준준결승, 준결승으로 이어지는데, 스테이지마다 요구하는 챌린지 미션이 존재한다. 트릭 토큰 옆에서 특정 트릭을 수행하거나, 그라인드 도중에 적을 제거하는 등. 이런 챌린지를 수행할수록 점수가 오르며, 다음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요건을 해제하게 된다.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되어 다양한 컨트롤러를 지원하지만, 어떤 플랫폼으로 플레이하든 패드 조작을 강력 추천한다. 키보드로는 순간적으로 빠른 액션을 번갈아 해야 하는 롤러드롬의 퍼포먼스를 구현하기 매우 힘들다.

반면, 키보드-마우스를 버리고 게임 패드를 쥐었을 때 다가온 조작감은 짜릿함을 극대화하고 있었다. 왼쪽과 오른쪽 스틱으로 점프 회전을 부드럽게 펼치고, 재빠른 그랩 장전 뒤 가격 연타로 적들을 쓸어담는 쾌감을 조작 자체에서 느낄 수 있다.

롤러드롬은 첫 적응이 굉장히 어려운 게임이다. 하지만 잠깐의 장벽을 넘고 나면, 내가 생각하는 대로 리듬을 타며 움직이는 쾌감을 적나라하게 담은 게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수많은 스타일리시 액션 가운데서도, 온갖 멋지다고 일컬어지는 모든 요소를 전부 합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우러진다. 그것이 익스트림 스포츠의 본질이기도 하다. 근미래 디스토피아지만 복고풍을 구현한 이펙트와 강렬한 신스팝도 절묘하게 조화된다.

한켠으로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게임 볼륨은 긴 편이 아니다. 계속 반복해 자신의 퍼포먼스를 갈고 닦으며 순위 싸움을 벌일 수는 있지만, 무언가 새로운 콘텐츠를 계속 접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낯선 조작과 감성으로 인해 취향 차이는 있을 게임이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하진 않다. 롤러드롬의 '멋짐'은 마니아들을 열광시킬 만한 매력으로 완성됐다. 짜릿한 조작 쾌감에 목말라 있다면, 롤러드롬은 반드시 플레이를 고려해볼 만한 익스트림 액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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