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IP 활용 방법 이해할 수 있는 베르세르크 이벤트
원작 감성과 성장 기회를 모두 담아낸 실속형 컬래버레이션

[게임플] 지난해 12월, 'TJ’s 레터'로 예고됐던 리니지W와 베르세르크의 컬래버레이션이 7개월 만에 성사됐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의 배경은 ‘경험의 확장’이다. 글로벌 게임을 표방하는 리니지W에 있어, 가장 큰 과제는 서로 다른 국가, 문화, 가치관을 가진 유저들을 리니지의 세계로 초대하는 것이다. 이에 리니지W는 유명 IP를 인게임 콘텐츠로 구현해, 새로운 구심점을 마련하고자 했다. 

그 첫 번째 시도가 이번 베르세르크 컬래버레이션이다. 故미우라 켄타로의 만화 베르세르크는 1989년부터 작가가 사망한 지금까지도 연재 중인 일본의 인기 만화로, 특유의 작화와 연출력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절망뿐인 어두운 다크 판타지 세계관을 표현하는 방식과 그 속에서 미약하게 피어난 희망을 그려낸 스토리는 독자들이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베르세르크를 사랑하는 이유로 꼽힌다. 

리니지W의 컬래버레이션 방식은 베르세르크의 분위기를 게임에 녹여내는데 집중했다. 캐릭터 레벨 30을 달성하면 엑시드의 호출로 이벤트가 시작된다.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 엑시드는 유저에게 조사를 부탁하고 현장에 출현한 몬스터로부터 얻은 차원의 조각을 보고 차원에 균열이 일어났음을 감지한다.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선 균열에 직접 들어가, 차원을 닫아야만 하는 상황. 엑시드의 지시대로 균열에 들어가는 순간 게임의 분위기는 삽시간에 바뀌게 된다. 미려한 리니지W의 배경에 베르세르크의 작화를 표현한 듯한 거친 느낌의 외곽선이 더해져 음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피와 내장이 뒤덮인 필드 역시 기존 리니지W의 어두운 분위기에 전에 없던 처절함을 더한다. 

이벤트 퀘스트는 유저가 시르케, 이바렐라와 함께 균열을 탐험하며 가츠를 비롯한 다른 동료들을 찾는 과정을 그렸다. 진행 과정에서 이시도르, 세르피코를 만날 수 있으며 회상을 통해 해당 캐릭터를 직접 조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분위기는 조드의 등장으로 한층 더 고조된다. 조드는 ‘불사신’이란 이명을 가진 사도로, 강자와의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최강을 추구하는 전투광이다. 게임에서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흑표범을 연상케 하는 매서운 얼굴과 구부러진 뿔, 근육으로 뒤덮인 거대한 육체를 과시하며 유저를 위협한다. 

조드를 제압한 이후에는 원작 내 최종 보스에 해당하는 페무토가 출현한다. 페무토는 일반 사도와는 격이 다른 존재인 고드 핸드로서, 주인공 가츠와 끔찍한 악연으로 엮인 존재다. 페무토와 전투를 진행하면 컷씬을 통해 가츠와 세르피코가 전투에 난입하게 되고 페무토를 물러나게한 가츠 일행이 재집결하면서 이벤트 퀘스트는 막을 내린다. 

난이도는 평이한 수준이다. 레벨 30 기준에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벤트를 마무리할 수 있을 정도다. 플레이 타임은 2~30분으로, 스토리 진행이 함축적이고 배경의 디테일과 연출의 퀄리티가 몰입도를 높인 만큼 체감 시간은 보다 더 짧게 느껴졌다. 

이벤트 스토리를 마무리한 유저라면 컬래버레이션 이벤트 던전 ‘차원의 틈새’에서 ‘틈새의 봉인석’을 수집해야 한다. 해당 던전에서 몬스터를 처치하면 전리품을 드랍하는데, 이는 상점의 교환소에서 스킨과 컬렉션 아이템 등을 교환하는 재화로 사용된다. 이벤트 던전은 하루에 2시간 동안 입장 가능하다. 

특히 가츠, 파크 스킨과 더불어 드래곤 슬레이어는 컬렉션에 등록했을 때 1% 경험치 보너스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인 만큼, 먼저 교환해서 ‘사도를 사냥하는 검은 검사’ 타이틀을 미리 획득할 필요가 있다. 

이번 컬레버래이션 이벤트는 엔씨소프트의 ‘경험의 확장’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스킨과 이벤트 스토리만 공개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원작의 그림체를 살린 배경과 극장판, TV 애니메이션 성우를 그대로 기용한 일본어 더빙 등 화면에 잘 잡히지 않는 부분까지도 고증을 고심한 흔적들이 남아있다. 결과적으로 유저에겐 원작의 매력을, 독자들에겐 게임의 재미를 전달함으로써 두 장르의 서로 다른 재미를 알리는데 성공한 듯하다. 

이벤트 스토리가 짧게 느껴져 아쉬웠을 정도로 몰입도가 높다. 외전급 분량의 스토리를 원했다면 플레이 타임은 다소 부족할지 모르지만 리니지W와 베르세르크를 모두 좋아하는 유저에겐 원작의 감성과 성장의 기회를 모두 챙길 수 있는 이벤트임이 틀림없다.

무엇보다 엔씨소프트가 베르세르크를 계기로 유명 IP와의 컬레버레이션에 ‘진심’임을 드러낸 만큼 다음 이벤트 주체는 어떤 IP가 될지, 기대와 궁금증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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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기자
유저가 사랑하는 게임의 재미를 널리 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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