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과 대전 퀄리티로 깊은 인상... 차세대 신작 기반 될까

[게임플] 2019년 11월, 펄어비스 커넥트에서 시작을 알렸던 섀도우 아레나의 도전이 여기서 멈췄다.

펄어비스는 8일, 개발자 노트를 통해 섀도우 아레나 얼리액세스 종료 소식을 알리고 그동안의 개발과정과 마지막 행보를 알렸다. 개발진은 마지막 시즌까지 플레이 환경을 정비하고 모든 영웅들의 가격을 1은화로 통일하는 등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섀도우 아레나는 4차례의 비공개테스트와 얼리 엑세스 출시를 거치며 완성도를 높여왔다. 수집된 피드백을 기반으로 소규모 업데이트를 비롯해 대격변급 리뉴얼도 진행했다. 하지만 펄어비스 자체적으로 게임의 현실적인 미래를 고민한 결과, 이 이상의 서비스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 시장은 치열하다. 하루에 수십 개의 게임이 출시되고 이름을 알리지 못한 채 사라진다. 더구나 섀도우 아레나는 정식 출시 전, 얼리 엑세스 과정에서 종료를 결정했다. 작은 파문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고 아쉬움을 느끼는 유저들조차 그리 많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림자 전장부터 게임의 서비스 과정을 지켜봤던 유저로서 섀도우 아레나의 퇴장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섀도우 아레나는 흥행이 보장된 편한 공식 대신 액션, PvP의 가능성과 배틀로얄 본연의 재미에 집중한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펄어비스는 MMORPG 특화 게임사로서 인지도를 쌓아왔다. 또한 자체 개발한 게임 엔진을 필두로 그래픽과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라는 이미지를 갖추고 있다. 한편, 검은사막을 직접 플레이해 본 유저만이 알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액션과 연출 제작에 일가견이 있다는 것이다. 

섀도우 아레나는 액션과 대전 요소에 특화됐다는 점에서 펄어비스의 기존 게임과 궤를 달리했다. 특히 액션, 배틀로얄, 슈팅, AOS 등 유저들이 다른 장르에서 쌓아올린 숙련도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슈팅 중심의 기존 배틀로얄 게임과 다른 차별화 포인트가 돋보였다. 

그렇다 보니 게임을 접한 유저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기본적인 생존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대전격투 게임처럼 각 캐릭터별 콤보 방식이나 밸런스에 대해 질문하고 답변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얼리 엑세스 초기임에도 각 캐릭터별 상성과 대미지 공식까지 자세히 연구하는 사례도 관찰할 수 있었다. 

물론 장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여러 장르의 장점을 더한 만큼 숙달에 필요한 이해도가 매우 높았고 신규 유저들이 좀처럼 접근하기 어려운 진입장벽이 됐다. 한 마디로 난이도는 높지만 숙련도에 따른 확실한 보상과 달성감을 전달하는 PvP 종합체와 같은 게임이었다. 

결과를 떠나 검은사막으로 기반을 쌓은 펄어비스가 아니었다면 도전하기 어려운 게임이기도 했다. 섀도우 아레나의 근간은 그동안 검은사막에 출시됐던 다양한 캐릭터들의 전투 기술과 서비스 노하우였다. 그래서 초기부터 완성도 높은 콤보 시스템 구현이 가능했고 이를 보강하기 위한 발 빠르고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가져가는 것 또한 가능했다. 

완성도와 참신함, 유저 중심의 서비스가 게임의 중요한 덕목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국내 액션 배틀로얄 열풍을 이끌었던 게임 하나가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펄어비스는 유저들의 경험을 위해 마지막까지 게임을 운영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영웅과 더불어 이벤트 기간에만 획득할 수 있는 특별한 스킨도 배틀패스 보상을 통해 쉽게 획득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새도우 아레나는 얼리 엑세스 단계에서 접힌 게임 혹은 검은사막의 외전격 게임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펄어비스의 첫 번째 실패작이란 시선으로 바라보는 유저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펄어비스의 도전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려면, 과거의 실수보다 미래의 행보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실패로 인해 위축되기보다 경험을 거름 삼아 신작의 콘텐츠와 운영을 보강할 수 있는 강인함이 필요하다.  

배틀로얄이란 인기 콘텐츠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한 시도를 더했던 게임인 만큼 섀도우 아레나로 축적한 노하우를 붉은사막, 도깨비, 플랜8의 기반으로 삼았으면 한다. 이 과정이야말로 그동안 섀도우 아레나에 쏟아냈던 개발진의 노고에 대한 보답이 될 것이다. 

그림자 전장으로 게임을 응원했던 유저 입장에서 얼리액세스 종료를 지켜보며, 펄어비스의 도전이 위축되지 않기를 바란다. 

송진원 기자
유저가 사랑하는 게임의 재미를 널리 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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