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장르 편중된 게임계에서 다양한 경쟁력 보강 빛나

새롭게 떠오른 문제는 아니다. 몇 년째 국내 게임계의 신작을 두고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말은 줄곧 이어져왔다. 

대형 게임사의 신작이라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국내 신작들의 방향성은 모바일게임과 특정 장르에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그동안 좋은 성과를 거둬왔던 만큼 현실적인 흐름이지만 신선한 게임을 원하는 유저 입장에서 갈증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때문에 최근 넥슨의 행보는 국내 유저들의 눈길을 모은다. 신작과 출시 예정 라인업은 모바일뿐만 아니라 PC, 콘솔 등 플랫폼을 전방위적으로 아우른다. 장르 또한 다양하다. 트렌드를 대표하는 MMORPG부터 레이싱, 슈팅 등 고유의 개성과 재미를 갖춘 작품들이 대기 중이다. 

넥슨의 승부수는 지난해 8월부터 가시화됐다. 이정헌 대표가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공개한 육성 중인 신규 IP는 10종 이상. 이처럼 신규 IP 발굴에 강한 의지를 보인 이유는 새로운 캐시카우 육성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과거 넥슨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토대로 던전앤파이터, 바람의나라,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 스테디셀러 중심 라인업으로 성과를 거둬왔다. 

선택과 집중 키워드는 ‘Big&Little’ 투트랙으로 개편됐다. 많은 리소스를 투입해서 단단하게 가져가는 대작과 위험성를 감수하고서라도 민첩하게 도전하는 서브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는 방침이다. 

이러한 토대 아래, 가장 먼저 유저들에게 공개된 신작은 프로젝트 HP였다. 프로젝트 HP는 플랫폼 최상위 모델에 맞춰 디자인한 AAA 수준의 PC게임이며, 마비노기 영웅전, 듀랑고 등 독특한 게임성으로 이은석 디렉터가 개발을 진두지휘 중이다. 

지난해 8월 진행된 프로젝트 HP의 프리 알파 테스트는 유저들의 호평으로 마무리됐다. 게임은 마니아를 위한 시도와 기반이 돋보였다. 16vs16으로 구현한 중세 백병전 전장은 시암이 튀는 하드코어한 연출과 중갑 특유의 묵직함으로 가득했다. 프리 알파 테스트 특성상 개선할 점도 드러났지만 가능성으로 가득한 게임은 넥슨의 새로운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출발선을 성공적으로 끊은 넥슨은 이후 베일드 엑스퍼트, 프로젝트 MOD, 데이브 더 다이버 등을 공개하며 신작의 개발과 출시에 박차를 가했다. 기존 라인업의 라이브 서비스 역시 완성도를 높였다.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는 개발진과 유저간의 활발한 소통으로 운영의 트렌드를 주도했다.

잠재력은 어느 때보다도 높다. 현재 국내 대형 게임사 대부분이 모바일게임, MMORPG에 개발을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하나의 시장에 편중되고 과열된 경쟁에서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는 선택은 여느 게임사가 갖추지 못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도전 정신을 기반으로 제작된 웰메이드 게임이 더 많이 등장하고 주목받아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시도가 성공한다면 다른 대형 게임사들도 흐름에 동참할 여지가 있다. 또한 보다 개성적인 게임들이 국내 게임 라인업에 등장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유저들은 언제나 새로운 게임에 목말라 있다. 질 좋은 RPG도 좋지만 때로는 액션, 퍼즐, 리듬, 대전격투, 슈팅 등의 신선한 자극도 필요하다. 대형 게임사를 필두로 하나둘씩 도전이 이뤄진다면 경직된 분위기를 걷어내고 새로운 시장 진출 가능성이 열린다. 앞으로 넥슨이 선보일 청사진이 국내 게임계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기다려진다.
 

송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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