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테크닉, 진심' 3요소의 놀라운 변화

[게임플] 반년 사이에 많은 것이 달라졌다. 

11일 넥슨이 개최한 '메이플스토리' 쇼케이스 '이그니션'은 게이머들의 주말을 불태우는 화제거리였다. 시그너스 리마스터로 시작해 익스트림, 오디움 등 주요 키워드에 맞춰 올 여름 바뀔 메이플스토리의 모습을 소개했다.

메이플스토리는 보통 1년에 두 번, 여름과 겨울을 앞두고 대형 쇼케이스를 개최한다. "초딩 방학 시즌을 노린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지만, 어느덧 세월이 흘러 주력 유저층도 20대 중반이 됐다. 그만큼 게임을 바라보는 눈높이도 점차 올랐다.

다만, 그동안의 쇼케이스는 유저들에게 '최고'라는 평가를 받기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 쌍방향 소통보다는 녹화본으로 끝내는 데 그쳤고, 유저 궁금증이나 의문점을 속 시원하게 해결하기 어려웠다. 지난 겨울 '데스티니' 쇼케이스는 그런 불만이 더욱 불거지면서 추가 소통 방송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번 '이그니션'은 명확한 변화가 감지됐다. 메이플 최초로 온라인 실시간 쇼케이스를 개최했고, 유저 채팅과의 쌍방향 소통이 이뤄졌다. 그간 간담회에서 빈약했던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유저 피드백과 좋은 쇼케이스 사례를 전체적으로 살펴본 흔적이 돋보였다.

첫 발표인 시그너스 리마스터부터 유저 친화적인 방향성이 선명했다. 기존 플레이 방식을 버리는 일은 최대한 지양하는 모습이었다. 그보다 각각 기사단 직업들의 개성을 강화했고, 관계성에 따른 스토리 보완으로 오랜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업데이트 내용도 충실했지만, 무엇보다 박수를 받은 점은 편의성 개선이었다. '봄봄 프로젝트'는 메이플 유저들이 가장 원했던 핵심들을 골라 개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퀘 경험치 보상 추가, 의자 월드 내 교환 가능으로 변경, 안드로이드 믹스 염색과 렌즈 적용, 보스 바인드 정보 표시, 그밖에 다 적기 어려운 UI 개선까지. 거의 매달 의견을 수렴하면서 건의사항을 살폈던 결과물이다. 그 디테일은 예년 쇼케이스와 달랐다.

버닝 발표는 화룡점정이었다. 테라버닝의 1+2 레벨업 혜택은 레벨업이 1 이루어질 때 2가 더 올라가는 이벤트를 뜻한다. 이전까지는 200레벨까지 지원이 한계였다. 유저들은 버닝 확장이라고 해도 220레벨, 혹은 230레벨 정도가 최대한이라는 예상이 중론이었다. 

그런데 발표 내용은 유저들의 기대를 한결 뛰어넘었다. 그런 깜짝 발표를 영상 연출로 끌어올리는 솜씨도 뛰어났다. 200에서 220까지 한계를 뚫어버리는 모습을 보여준 다음, 여기서 끝이구나 싶을 때 다시 숫자가 올라가는 반전 연출은 실시간으로 환호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쇼케이스에서 유저 애정을 받는 방법은 단순한 눈속임으로는 불가능하다. 애정을 담아 오래 경험하고, 그만큼 게임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메이플스토리는 20년이 지난 게임이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함께 해온 유저도 많다. 긴 시간 동안 항상 그 유저를 만족시킨 것은 아니다. 사건 사고도 많았다. 하지만 변화하겠다는 약속과 그에 따른 내용을 함께 보여줄 수 있다면 신뢰는 다시 생긴다

알찬 업데이트 '내용', 감정을 끌어올리는 '테크닉', 소통에서 우러나오는 '진심'. 이 3요소가 모두 충족될 때 훌륭한 쇼케이스와 건강한 운영이 나온다. 메이플스토리는 이제 셋 모두 합격점이었다고 말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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